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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글을 적었던 불사조(PHOENIX)입니다.
집 평수건, 혼수 금액이건 상관 말고 모든 헝글 회원들은 행복하게 결혼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빌었던.....
제 글 후로도, 많은 결혼&혼수 관련 글들이 많이 올라왔군요.
그만큼 민감한 사항인가 봅니다. 결혼과 혼수라는 문제가......
제 얘기좀 할게요.
전, 남자이고 34살이며 2007년에 결혼한 대한민국 남자입니다.
가난하지도 않고, 부자이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가정의 아들이지요.
더없이 소중한 인연을 만나서 결혼을 하였습니다.
제 와이프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에 아버지를 그러니까 저의 장인어른을, 대학생 때에 어머니를 그러니까 저의 장모님을
떠나보냈지요.
다들 아시겠지만, 본인이 버는 돈 만으로 결혼이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부모님의 돈을 빌어써도 부족하다, 못마땅하다 하는 세상입니다.
비빌 언덕이 사라진 제 와이프에게는 결혼하기에 몹시 불리한 세상임이 분명합니다.
제 와이프는, 본인이 직상생활을 하면서 모아두었던 돈으로 결혼을 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가 결혼을 할 때에
와이프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준비한 약간의 가전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든것을 저희측에서 부담하였습니다.
와이프가 준비한 약간의 가전제품을 제외하곤, 저희가 지금 살고있는 집부터 나머지 가전제품, 가구들 신혼여행비용, 결혼식비용, 와이프 패물.
모두 다 저희 집에서 부담하였습니다.
저는 그 흔한 결혼반지나 시계는 커녕, 실 가락지 하나, 10원짜리 한 장도 받지 않았습니다.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지않고, 그만큼(???????) 밖에 준비 못한 와이프가 야속하지도 않고, 뻑쩍지근하게 혼수를 해오는 다른집 와이프들이 부럽지도 않습니다.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제게 그러더군요.
그녀의 시부모님께 그러더군요.
'고맙습니다.' 라고......
제가 그리고 저의 부모님이 되물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고마운거냐고......
이게 고마운 일입니까?
적어도 저에게는 그리고 저의 부모님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고마울 것도, 자존심 상할 것도 없습니다.
저와 제 와이프는 사랑해서 결혼을 하였고, 둘의 상황이 허락되는 안에서 결혼을 준비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아까 제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 중에 '현실은 틀리다... 극소수를 제외한다면...'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맞는 말이지요.
저는, 그 분께서 언급하신 '극소수'의 부류에 들어가는 것 같아 몹시나 다행스럽습니다.
그리고, 헝그리 회원분들도
그 분께서 말한 극소수의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랑으로 결혼을 하는,
집이 서울에 있냐 아니냐, 집의 평수가 넓으냐 좁으냐
혼수가 충분하냐 부족하냐
따위의 문제로 신성한 결혼을 앞두고 아웅다웅 다투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배우지 못하신 저의 아버지께서, 오래전에 제게 아래의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멋을 내려고 한 말 같은, 그 아버지의 말씀을 저는 아직도 철썩같이 믿고 삽니다.
'아들아, 친구랑 술을 한 잔 하다가, 술 값이 101만원이 나왔는데, 아들 너는 100만원을
네 친구는 1만원을 가지고 있어서 너와 네 친구가 갖은 돈을 합쳐 술 값을 냈다고 하면,
너와 네 친구는 똑같은 돈을 낸 것과 같다.
왜냐하면, 아들 넌 네가 갖고있는 돈 모두를, 네 친구는 그가 가지고 있는 돈 모두를 내었으니,
둘 다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친구 사이에도 '그럴 수 있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말입니다.
하물며, 자신이 제일로 사랑하는 남편이 될 사람이자 부인이 될 사람입니다.
계산하지 마세요.
사랑은, 결혼은 계산이 아닙니다.
저도 항상 감사하며 살려고 노력하는중입니다..
공감합니다.
멋지십니다. 다만 가끔 주변을 보면 돈때문에 (혼수때문에) 헤어지는 커플들, 날잡고 파혼하는 커플들이 종종보이더군요
행복하시겠습니다. 진정 부럽습니다. 저도 불사조님처럼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