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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릴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굳게 맘 먹고 올려봅니다.
1월 28일 소개팅부터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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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10분.. 그리고..*
오늘은 수요일에 번개하듯 만났던 그녀와 약속했던 소개팅 날이다. 출근길도 전부 파란불만 켜져있는게 왠지 느낌이 좋다.
'안녕하세요~' 힘차게 인사하고 들어서는 사무실에 반가운 인사대신 무거운 분위기가 나를 반긴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무실 분위기가 좋지 않은걸 보니 오늘도 힘든 하루가 시작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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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류 언제꺼야! 당장 정리 안해!?' , '보고하라던 자료 왜 아직도 안넘어와!' , '데이타 이렇게 밖에 못뽑아?'
옆 팀에서 들리는 고함소리가 괜히 나까지 위축시켜 버린다.
'17시 50분'
퇴근 시간은 다가오는데 우리 팀장님은 결재 들어가서 나올 생각이 없다. 최소한 여기서 대학로 (혜화역) 까지 가려면 넉넉히 2시간은 챙겨야 하는데..
그때! 원장실에서 들리는 고함소리. '내일 (토요일) 전부 출근해! 화이트 보드 가져와서 전체 회의해!'
원장실 문이 열리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팀장이 당장이라도 폭발할것 같은 발걸음으로 자리에 와 앉는다.
(빌어먹을 나이스 타이밍이구나..)
째깍거리며 흘러가는 시계가 무심하다. 이미 오늘 할 일은 끝났는데 아... 점점 초조해져만 간다.
약속된 시간은 20시.. 지금 출발해도 간당간당한데...
뒤에서 들려오는 팀장님의 기운빠진 목소리
'밥이나 먹고 하자~ 휴...'
(미치겠다 진짜. 왜 또 오늘같은날 밥까지 먹자고 하냐...) '저 팀장님 죄송한데 오늘 약속이 있어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팀장님은 탐탁치 않은 눈빛으로 대답 없이 나가버렸다.
뭐.. 일단 통보는 했으니.. 급했다.
시계는 18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보통 같으면 예열하여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게 천천히 운전했을 내 애마도
시동을 켜자 마자 네비를 목적지로 세팅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젠장! 오늘이 금요일이란 사실을 상기한것은 내 차 앞에 주행하던 그랜져의 브레이크 등 앞으로 보이는 붉은 물결 때문이었다.
18시 42분...
아무리 애써도 지금 시간에는 자차로 약속시간까지 가는건 무리다.
가까운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차를 세워둔 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잠실까지 가는데 40분. 잠실에서 혜화까지 지하철로 이동하는데 30분.
간당간당하겠지만 자가용으로 이동하는것 보단 확률이 높다.
버스에 타자마자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본다.
18시 58분
'혹시 퇴근 하셨나요? 저는 이제 버스타고 이동중입니다~'
1분.. 3분.. 답장이 오질 않는다..
점점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위잉~ 하는 진동 소리와 함께 핸드폰에 불이 켜진다.
'저 오늘 조금 일찍 끝나서 벌써 도착해 있어요^^. 커피 한잔 하고 있을게요.'
(미치겠다... 8시 약속인데 한시간이나 일찍 나와있다니..) '예! 지금 버스 탔으니 간당간당하게 도착 가능할것 같아요.^^;'
'네~ 조심해서 오세요~^^'
19시 10분 (수서)
빌어먹을! 차가 왜 이렇게 막히는거야!!
잠실은 또 롯데월드 쪽에서 상습 정체 구역인데.. 차라리 버스에서 조금 빨리 내려서 지하철을 타야겠다!
점점 꼬이기 시작한 일정이 이때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
나는 시골 촌놈이었고 서울 지리도 오던 곳만 왔었기에... 미리 내렸던 곳에서 지하철 역을 찾기 위해 길바닥에서 20분을 더 허비하니...
내 등에 날개가 없는한 약속 시간 (공연시간 20시... 라이어 3탄) 까지 도착하는건 도저히 불가능 했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뜨루루루루 뜨루루루루 (아.. 뭐라고 말하지.. 아...) 뜨루루루루 띡 '여보세요?' 수화기 넘어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 예.. 전데요.. 아무래도 약속시간까지 도착이 힘들것 같아요..'
'네? 왜요? 무슨 일 생기셨어요?'
'아뇨. 지금 버스에서 내려서 지하철로 이동중인데 도저히.. 약속시간까지는 못갈것 같아요. 미안해요.'
'아.... 뭐 어쩔 수 없죠^^; 늦고 싶어서 늦으신건 아니잖아요? 상황이 그렇게 되셨는데 어떻게 해요.^^;'
(너무 고마웠다. 날 이해해하는 마음이.. 내 상황을 이해해준다는 그 말이.) '아! 정말 죄송해요. 제가 맛있는거 사 드릴께요!!'
'네.^^'
비록 음성 통화라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분명..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혜화역으로 도착한 시간은 20시 10분..
10분만 빨리 왔어도..
아!! 헝글님들 저 퇴근 안하면 사무실 불 꺼진다고 해서.. 2탄은 집에서 올릴께요!!
죄송합니다!!
제가 원하는 결론이 아니면 알아서하세욧!!!!
...............퇴근하려는데. 기분이 좋치가 않아...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