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이지만 이야기 전달을 위해 먼저 음,슴체 죄송합니다.
오늘 10시쯤 강촌 오전반 도착해서 15분쯤 리프트 탑승 후 2바퀴 돈 후
추워서 흡연실에서 보드장소식에 글 남기고 내려갔다가 리프트 탑승...
6인승 리프트에 저, 나이 좀 있으신 여성 렌탈핏 스키어, 20대초 여성 꽃보더 탑승....
쿨한척 슬로프 내려 오는 사람들 보고 있는데 뜨문 뜨문 짧은 영어로 대화 하고 있는...
외국인인가? 하다가 때마침 당 충전을 위해 사탕 하나 꺼내서 잽싸게 먹다가 2개가 남았길래 스키어 분한테 사탕 드실래요? 하고 전달하니 감사합니다~ 하고 받으심...
난 쿨해야 하니까 다시 슬로프를 바라보며 시선을 돌림...
하지만 뜬금없이 스키어 분께서 말을 거시더니 이분(여성 보더) 홍콩에서 보드 타러 오셨는데 엄청 잘 타신다고 자랑을 하시는....
아~ 네...하면서 보더 분을 보니 스스로 뿌듯해 하는 미소를 지으시는...
원래는 여기서 다시 쿨한척 해야 하지만...
이제는 많이 까먹은 생활 중국어로 띄엄띄엄 대화 시도...
알고보니 둘은 아이머시기 지하철 타고 강촌에 왔는데...
홍콩에서 온 아가씨가 헤메길래 여성 스키어분이 한국분이라 약간 가이드 비슷하게 강촌까지 안내해 줘서 몇번 같이 타고 있는...
홍콩에서 온 여성보더는 혼자 자기 보드 메고 한국에 온 첫날이고 명동에 호텔이 있고 크리스마스에 다시 돌아가는....걸 짦은 중국어로 묻고 들으며 그걸 스키어 분께 한국어로 설명하는 이상한 풍경이 벌어짐...
원래는 이쯤되면 뭔가를 기대 하시겠지만....
그냥 재밌게 타세요~ 하고 내림...
몇번 돌다보니 스키어 없이 홍콩아가씨 혼자 인스타360으로 보이는 카메라 들고 셀프캠 들고 행복한듯 내려가는데...
타는걸 보니 턴 시작할때 움찔움찔 겁내하는, 그래도 불안하지만 넘어지지는 않는 비기너턴을 시전하며 내려가심....
프리 보더가 몇명 없어서 한두번 추월해 가거나 할 때 약간의 눈인사? 아는체 하며 타다가 한동안은 밥 먹으러 갔는지 안보이다가....
정상에 올라왔는데 식당 앞 평지에서 보드 벗어 놓고 누어서 팔다리 팔짝 팔짝 하며 셀프 동영상 찍고 계시는....
솔직히 엄청 귀여웠음....
귀여운 모습을 보며 출발 지점에서 바인딩 체결 하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어느새 홍콩 아가씨가 카메라 들고 출발하려고 하고 있는...@.@
왠지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다가가서 타는거 동영상 찍어주겠으니 카메라 달라고 함...
고민도 없이 카메라를 넘겨주는데 이 과정에서 뒤로 넘어지고 막 구르고...
솔직히 진짜 귀여웠음...
무튼, 그렇게 카메라를 받아서 디어 처음부터 끝까지 풀팔로잉 샷을 찍어 드림..
왼쪽에서 찍다가 앞으로 가서 정면도 찍어주고 다시 오른쪽도 찍어주고...
그러니까 홍콩 아가씨도 신이 났는지 중단부터는 카메라에 대고 머리 위로 손하트도 그리고 엄청 행복해 함...
중간에 한번 역엣지 걸러셔 넘어졌는데 괜찮냐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막 웃음...
역시나 엄청 귀여웠음...
그렇게 다 내려와서 하단에서 찍은거 확인하고 카메라 넘겨 드림...
그러면서 얼굴을 보니 왠지 계속 같이 타고 싶어 하는거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하지만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서...
"워 야오 죠우, 하오하오 왈바~ 바이바이~"
(나 가야 한다, 재밌게 놀아라~)
하고 쿨하게 돌아섬....
처음부터 끝까지 고글과 바라클라바 벗은 모습은 보여주지 않은 것에 뿌듯해 하면서, 에어건이 있는데로 오면서....
딸래미 하교시간 전에 집에 도착 할 걱정을 함....
그래서 결론은...
올시즌 연애든 결혼이든 적령기에 있으신 헝글 보더분들 스키장에서 좋은 인연 있으시길....
역시 고글과 바라클라바는 사수 하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