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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들하고 같이 노는데 정신팔려 이제까지 왔는데.
드디어 아들놈 인생의 첫번째 중대한 선택의 순간이 오네요.
(고교선택)
공부머리는 정말 없구나 하고 생각은 했었는데,
고등학교 선택 때문에 관심을 가져보니 정말 아주 형편없는 상태라는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비의 무관심이 다 좋은건 아니네요.
경기도 내신200 만점에 100정도 나옵니다.
평준화지역인데 일반고(인문계)는 보통 120은 되어야 그나마 인근에 배정받을수 있을거 같습니다.
저는 특성화고(실업계) 쪽으로 가서 아이가 공부에 스트레스 받기 보다는 하고 싶은거 다 하게 하고 싶은데,
아이는 일반고를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일반고, 특성화고 차이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아이는 일반고가서 공부를 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점수가 50점, 60점대라도 나와야 학원빨 계속 받아서 공부좀 하게 될수도 있겠는데,
전 과목 20점, 30점 나오는데 나아질수 있을지 확신이 없습니다.
아주 좋은데는 아니지만 동네 학원에서도 열심히 듣고 시험기간에는 놀지도 않고 하는데
점수가 이렇습니다.
저의 생각은 특성화고를 가서 전문대 진학을 목표로 잡는게 좋을거 같지만,
아이의 생각이 있다보니 강요는 못하겠습니다.
<질문>
이런 상태의 아이가 일반고 가서 학원빨, 노력에 따라서 개선의 여지가 있을까요?
전 좀 더 다른 이야기로...
저 같은 경우엔 초중학생때 공부를 꽤나 했던 경우인데, 그걸 믿고 고딩때 맘놓아버린 케이스입니다 ㅡㅡ...
지금 제가 후회하는건 공부에 흥미도없고 어차피 안할건데, 인문계 문과에 친구많다고 따라가서 배운거 없이 놀기만했다는점...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특성화고(실업계)의 경우 그쪽으로 가는 애들 평이 안좋다보니까
꺼리게되었죠, 막말로 그때 담배피고 양아치짓하던 애들이 실업계 간다고 생각했으니까요 ㅠ ㅠ
실제로 주변 무서운형들은 다 공고나 상고였...
암튼 이렇게 생각하게된 계기가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 말도 있었지만,
선생님들부터 '어차피 인문계에서 중간할 바에 공고가면 상위권에서 놀건데 실업계로 가는건 어떠니?'라고
저같은 양아치짓하던 애들에게 권유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런 이미지가 생겼죠 ㅇ...
근데 실제로 공고나 상고등 실업계 특성화고 나온애들 말 들어보면 좀 달라요.
인문계든 실업계든 어차피 놀놈은 놀고 공부할 놈은 공부하더라구요.
차이는 실업계는 선택의 폭이 많고, 취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가는 기술을 배우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바로 취업할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다는건데 그걸 그나이에 이해하기엔 힘들기 때문에,
또 과학고,외고 > 인문계 > 실업계 순으로 계급차이가 있다는 인식때문에 실업계를 꺼리게되죠 ㅠ
저도 군대가서 깨달았습니다 ㅡㅡ 실업계 갔어야 하는건데... 사회나와서도 실업계가서
전문대 나오고 자신의 기술가지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친구들보며 항상 부러웠고요.
횡설수설하긴 했지만, 제가 하고픈말은 아드님이 일반 인문계고로 가고싶다고 하는것이
이러한 인식때문일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졸업한지 10년은 안되어서 지금 학생들에게
어느정도 이러한 인식은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야 사회나와서 실업계 나온애들이 특성살려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더 번듯하게 사는걸 알지만,
솔직히 인문계 문과나오면 공무원시험말고 답없습니다.
우리입장에서의 실업계진학하는 인식과 애들입장에서 실업계 진학한다는 인식이 다를 수 있으니,
한번 더 진지하게 대화해보셔요 ㅠ 사회의 매운맛을 알려주셔요
제 경험담 기준으로 말씀드릴께요
20년전쯤이지만 중2떄까지 성정은 뒤에 몇 없는 학생이였습니다.
신기하게도 3학년때 공부하는 계기가 있어서(선생님, 여자) 운좋게 비평준화된 고등학교 인문계 뒤에서 3등으로 입학하였습니다.(내신으로 고등하교 들어감)
결과론적으로 고등학교 때 공부로 시작해서 공부로 끝나는 노력을 하여 서울 상위권 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학생이 의지가 있다면 충분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구요 혹시 학원과 과외는 학생이 원하는 부분이 있으면 시켜주는게 좋다고 생각하네요
저는 참고로 과외는 안맞았고 독학 위주에서 언어영역이 약해서 학원 몇달 다닌게 전부 입니다.
현재 35이고 18년전에 동일한문제로 부모님과 많이 다투면서 결국 제 갈길은 제가 열겟다며 전 상고를 진학을 했습니다.
그당시엔 상고진학 -> 나라도정신차려서 내신좀 뻠삥하자 -> 실업계특별전형을 이용한 대학진학
을 목표로 했고, 신나게 놀고 공부 할만큼만 해도 기본빵은 나오더군요.
현재 특성화고(공고,상고)는 얘기들어보면 예전시대의 놀고먹는 그런학교가 아니라 취업용 제대로된 교육을 하는 학교가 "많이 늘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고3대상으로 입시반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다들 경험하셧다시피 결국 주변에 친구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서 노는데 집중할수도있고, 공부에 집중할수도있고, 둘다 못하고 어버버 하는 케이스가 생기겟죠.
이삼일에 한번정도 아드님의 생각을 여쭙고 대학진학 이후까지의 인생을 설계해보라고 하시는게 도움이 될거같습니다.
결국 어딜가건 본인의지가 있으면 하는거고 없으면 못하는거니까요.
아. 참고로 전 상고가서 -> 내신적당히챙겨먹고 -> 수능크리맞아서 -> 서울4년제대학 졸업후 -> 평범한 중소기업에다니면서 -> 결혼하고 -> 같이시즌방하고다닙니다.
요즘은 수능보다 내신시대니까.... 차라리 저라면 용의둥지가 돼느니 뱀허리라도 하고싶을거같네요.
사교육종사한지 10년이 넘었네요.
학원운영도 하고 입시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성화고를 가던 일반고를 가던 중요한건 아이에게 성공체험을 시키셔야되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지만 아이가 생각하고 사고 할수있는 힘은 키우셔야되요
적어주신 글대로 읽고 답변을 달겠습니다.
내신이 100점정도이면 사실 냉정하게 공부를 해본적이 없는겁니다.
수학 영어 모든과목이요.
이 아이에게 필요한것은 무엇일까요?
작은 성공들입니다. 수학 중학교수학부터 다시 해야될거에요
중학교수학부터 과외붙이셔서 시키세요. 아니면 동네 공부방보내세요.
단!! 이작은성공들을 이끌어줄사람이어야되요
이친구에게는 최고의 과목선생님이 아닌 동기부여를 잘해주시는 분을 선택하셔야 되요
그러면서 나도 하면 되는구나 이체험을 계속 시켜야해요.
그래야 공부가 시작됩니다.
공부자존감, 자아효능감을 살려야 공부가되요
실업계나와서 실업계전형으로 대학가더라도 자퇴율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공부를 따라갈수가 없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성화고를 보내신다면 내신성실하게 시키고 영어공부시키셔야 됩니다.ㅠㅠ;
공부도 때가 있습니다. 그때를 놓친다면 어렵습니다.
아이가 본인이 일반고를 가고싶다고 하면 시켜주세요.
아버님과 어머님 같이 동네학원들 상담 다녀보세요. 공부방도 상담받아보시구요.
원장님들 만나면서 우리아이랑 맞을 분 의지가 강한분을 찾으시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자꾸 보다보면 보는눈도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