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댓글에 이 글이 홍보성으로 비칠수 있다는 말씀이 있으셔서 글을 옮기려 합니다
제가 헝글 활동을 잘 안하다보니 잘 몰랐던듯 합니다.충분히 그런 생각을 하실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옮기려고 했는데 펀엑스알 홈피에 게시판이 없네요 ㅜㅜ 광고나 홍보 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무주에 흔치 않은 기회였고 그 기회가 저에게 참 잘 맞았나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41살,무주, 10년차, 관광보더, 덕스텐스, 그리고 새로운 시작
시작
0708때 바인딩을 처음 채워봤고 0809때부터 시즌권 시작 무주 시즌권만 9장을 샀네요
한 3년차까지 정도 열심히 타다 (그때는 CASI 스타일이 진리였던 시절이었죠, 전향을 쓰레기 취급하던)
제 모든 열정은 사라지고 관광보더로 전락합니다. 몇년전부터 불어온 테크니컬 라이딩 열풍은 그저 제겐
옆집 강아지가 똥을 쌌는지 안쌌는지 정도의 정말 관심 밖의 일이었죠.
그런 제가 갑작스레 전향에 도전할 계기가 생깁니다. 뭐 개인적인 사정이라..케논볼 1516 장비가 하나 생기고, 몇일 후
펀 엑스알 캠프 공지가 뜹니다. 12월 19일 제가 입금 1빠일겁니다. 무주 시즌권도 1번입니다.
3주면 준비해되겠다 싶었죠
'눈밥이 10년인데 바인딩 몇도 돌아간다고 뭐 얼마나 달라질라고?'
겁나 달라집디다. 뭐 이건 바인딩 채울때 서있는것부터 힘들더니만 무릎꿇는 자세는 오른 발목 꺽이는 느낌이고...
상체는 안열리고 토턴 진입만하면 다시 닫혀버리고... 3주동안 개 삽질 합니다.
저는 자세 많이 좋아진줄 알고 시즌방 동생한테 영상좀 찍어 달랬는데 정말 좌절합니다.10년 습관 무섭대요
이짓 저짓 다 해보고 캠프 전목요일 금요일날휴가까지 쓰면서 미친듯이 상체 열어볼라고 합니다.
고관절 접어볼라고 합니다.
그리곤 금요일 저녁에 불변의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 포기하면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 쪽팔릴 뿐이지 ㅠㅠ"
겸허하게 캠프에 임합니다. 14일 9시 그렇게 캠프는 시작이 됩니다.
캠프
무주에 나름 유명한분들 많이 오셨습니다. 어제 포기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여기서 무슨 명함을 내밀어.. 찌그러져 있어야지...`
데크 30여장 모아놓으니 장비값만 4천이 넘겠더군요 뭐 소가 기준이지만... 여튼
처음 스텝분이 시작을 알리십니다
"모여주세요 캠프 시작하겠습니다" 그 다음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레벨 테스트를 위해 어제 슬롭을 확인해 보았는데 야마가 초입 지나서 부터가 괜찮겠더라구요
혹시 상급자 코스에서 낙엽으로라도 못내려 오시는분 계신가요?"
`잉? 그런 사람까지 다 강습 하겠다고? 낙엽하는 초보를? ` 이 부분에서 한번 빡 느낌 왔습니다.
무주 로컬분들은 아시겠지만 야마가 슬롭 초입이 좀 경사가 있습니다. 이후부터는 보통 중상급자 정도
되는 경사입니다만 초입은 좀 쉽지 않죠. 거기 못내려오는 초보가 있어도 베려하겠다는 말에 급 호감
다행이 안계셔서 강사 소개로 넘어가는데 솔직히 저 한명도 몰랐습니다. 관심이 없었거든요. 주변에 검은보더 안병호
라이더를 좋아하는 분에 계셔서 그분 영상은 몇번 봤습니다만 고글 쓴 얼굴만 봐서... ㅎㅎ
여튼 전원 레벨 테스트 출발!! 심장이 벌렁 벌렁 합니다.안그래도 혈압 높은데 ㅠㅠ
이 추운 겨울에 손에 땀이 나드만요 심장 쫄깃쫄깃해 집니다.(하이원 신청자분들 상상하면 쫄깃쫄깃 하시죠? ㅋㅋ)
여기서 하이원 참가자분들께 드리는 멘붕 소식
턴 한번 하고 터진 친구는 상급반에 갔습니다. 10년 보드탄 저 중급자 갔습니다.
일반적인 기준과 다른 분명한 구분이 있습니다. 그러니 저처럼 포기하시면 레벨테스트가 편안해 집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인원이 많은 상급반과 중급반을 다시 나눈후 각 강사님 배정, 레슨이 시작됩니다
레슨
저는 최민석 라이더님 반에 배정됐습니다.
이후 다른반 사정은 잘 모릅니다. 다들 따로 흩어져서 각각의 방식으로 강습이 시작됩니다.
결국은 다 같은 것들을 배우게 되지만 일단 시작과 끝은 라이더님들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제가 이 긴 후기를 쓰게 된 이유가 바로 제가 이 반에 배정이 됐기 때문입니다.
무슨말이냐고요? 우리반 어밴져스였거든요,
멤버소개
저 나이 41세 10년차 덕스텐스로 활약하다 3주전 전향으로 전향 멘붕중
가장 무난한 39세 전향
30세 덕스텐스 10년차 152 트릭데크 (!!!!!!!!!!!!)
30세 전향 180정도 키에 100키로 내외 더미 쓰는걸로 봐서 붗아웃 의심됨
고등학교 2학년 친구 덕스텐스, 엣지 세워 카빙 가능, 슬턴 불가 (ㅠㅠ)
이게 말이 되는 조합입니까? 그런데 강습은 이어집니다.
조심스레 덕 스텐스인 두 친구에게 전향으로 바꿔볼 의향이 있냐고 물어보셨고
흔쾌히 동의해 바로 현장에서 셋팅후 강습이 시작 됩니다. 강습중에 고등학생 친구가
슬라이딩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반적인 용어에 대해서도 이해가 떨어지는거 같아
부득이하게 아래반으로 옮기고 4명 강습이 시작 됩니다.
그렇죠... 그렇게 시작이 되었죠... 이후 제겐 헬게이트가 열립니다.
뭘 왜하는지 알겠는데 몸이 안따라 줍니다.
심지어 152 트릭데크 타고온 친구도 다 되는데 저 안됩니다. 아.... 정말 쪽팔려 죽겠더라구요
못해서 쪽팔리게 아니라 나때문에 진도 못나가면 어떡하나... 내가 민폐되는거 아닌가...
어떤 강습을 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는 펀엑스알 내부의 커리큘럼이므로 여기에 적는게
맞지 않는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만 정말 뭐 하나 되는게 없었습니다.
`덕으론 잘했는데 왜이러지... 와 오징어네... 쓰레기... 우리반 사람들한테 미안해서 어쩌냐`
이생각 밖에 안납니다. 멘붕와서 그냥 리프트에서도 멍~ 슬롭에서도 멍~
나중엔 `아.. 나도 고등학생 친구 따라가겠구나..` 라고
슬롭에 사람은 미어터지지 -무주 올해 최대인파 왔습니다 정말 징그럽게 많았습니다 설천 오작교 볼뻔했다던데..-
이사람들 비켜가면서 강습해야지, 기다려야지, 페트롤들 자꾸 눈치주지,그런데 난 삽질하지...
저 주변에 강습 진짜 많이 해봤습니다. 이정도 눈밥 되면 부탁 많이들 하지요. 동호회 초보분들도 봐드려야하고..
근데 저같은 케릭터 하나 나오면 짜증납니다. 그 사람때문에 나머지 분들께 다 민폐거든요 그걸 알겠기에
더 미안한겁니다. 그런데 끝까지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면서 잡아주시더라구요. 진짜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뭐한지 모르게 시간이 가더군요 거꾸로 매달아 놔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더니
삽질을 해도 하루 해는 저물더군요.
그날 전체 저녁식사가 잡혀있었습니다.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몇몇분들 제외하고는 라이더분들 스텝분들
캠프 참가자들 대부분 오셨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전날 중국 촬영갔다가 당일 새벽에 들어오신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그런데도 다 나오셨습니다. 테이블마다 스텝분들,라이더분들 한분씩 앉으셔서
궁금해 하는부분 다 알려주시고,서로 이야기 해가면서 아주 분위기 좋았습니다
제 테이블만 빼구요!!! 심훈님 손님 오셔서 다른테이블 가시는 바람에 제 테이블만... 외로운 남자 셋이서 ㅠㅠ
삽겹살에 소주 마시는데 정말 안들어 가대요.오늘 삽질한걸로 부족해 이 술 먹고 내일까지 삽질하면...사실 소맥 몇잔은 했습니다만.ㅋㅋ
그러다 최민석 라이더님 우리 테이블에 오셨길레 솔까 물어봤습니다
"저기 강사님.. 솔직하게 저 버릴라 그러셨죠?" 이렇게 대놓고 물어봤습니다.
와 저 나쁜놈이죠 최민석 라이더 얼마나 뜨끔했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 못하시는게 아니에요, 기복이 있으셔서 그런건데 괜찮습니다" 와... 고맙데요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훈훈하게 저녁 뒷풀이 자리는 마무리가 되었고 저는 시즌방 동생들이 바로 옆 식당에서 술마시고 있다고 해서
갔습니다 그런데 술 몇잔 안마시고 시즌방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잤습니다. 새벽 3시에 깨더라구요
그 이후로 잠이 안옵니다. 큰 결심을 하고 캐논볼에서 바인딩을 떼어내 작년까지 타던 요넥스 쓰러스트에
얹었습니다. 최민석 라이더님이 알려주신데로 셋팅 바꿨습니다.
그 이후로 슬롭에 올라갈떄까지 잠을 못잤습니다.어제 왜 삽질했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어떻게 해야할지도 생각해보고
데크를 바꾼게 잘한걸까 고민도 되고 머릿속이 완전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또 심장은 왜이리 뛰어대는지....
그리곤 새벽 5시 반... 기온 영하 15도... 그렇게 절망속에서 보드복을 챙겨입고 슬롭에 올라갑니다.
강습시간이 새벽부터 오전까지로 변경이 됐습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무주로컬분들은 아시겠지만
새벽만이 답이죠. 그래서 시간을 새벽으로 옮기자고 의견을 제시했고 다들 ㅇㅋ 하셔서 그렇게 바꿨습니다.
근데 나중에 가만 생각해보니 저희 무주 로컬들이야 새벽에 일어나서 나오는게 일상적이지만 강사분들은 쉽지 않은
일이었겠다 싶더라구요. 매일 강행군에 강습이 쉬운것도 아니고 저녁에는 술자리까지 만들어서 술마시자하고는
다음날 새벽에 나오라니...저희가 제안하니 또 그걸 흔쾌히 받아주셔서 또 한번 고맙더라구요
그렇게 일요일 강습 시작 새벽에 사람도 없고 설질또한 훌륭해서 얼른 얼른 진행됩니다. 다행이 데크와 바인딩을
바꾼게 신의 한수가 되어 강습 내용이 따라가 집니다. 4명 실력이 비슷해 지니 확실히 진도도 빨리 나갑니다.
모여서 이번에 배우는 턴에대한 설명과 요령, 최민석 라이더가 먼저 시범 보여주고 우리가 한명씩 따라합니다.
내려오면 이번엔 뭐가 부족했다 그러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일일이 설명해 주시고 4명다 내려오면 또 다음 강습
이렇게 진행하다보니 시간 정말 빨리 갑니다. 어느덧 12시.. 강습을 당긴 관계로 리프트 권종이 새벽 오전권 밖에 없어서
12시 30분에 강습을 마무리 해야합니다. 우리 최민석 강사님 12시 29분에 맞춰 레이더스 하단 한번 올라갑니다.
그리곤 루키힐 슬롭 중간부분에서 우리가 다 못한 부분 설명해 주십니다. 나머지 숙제라고..
이후에 이거 연습하세요 하면서 뒷다리와 골반 앞다리 자세 정확히 알려주시고 이 자세로 탄다고 생각하고
연습하라고 알려주십니다. 고맙대요... 마지막까지 하나라도 더 설명해주려고 하시는게...
그리고 다음번 내려오는데 뭔가 느낌이 빡 오는겁니다 굉장히 기분좋은 타이밍에 턴이 되고 다음 턴으로 이어지고
말리고 프레스 엣지 뽑기.... 와 정말 느낌 좋다 하면서 내려왔는데 최민석 라이더님이랑 저희 강습생들이
박수 쳐 주더라구요 정말 잘탓다고, 정말 느낌 좋았다고...
숨이차서 감사합니다 한마디 밖에 못했습니다만. 와... 눈물나데요 어제 쓰레기가 오늘 박수도 받네 싶어서...
10년 눈밥이 있긴 한가 봅니다 레전드 라이더님이 가르쳐 주시니 이 몸치가 어느순간 또 받아들이데요.
그렇게 슬롭을 내려와 사진을 찍고 공식적인 캠프는 마감이 됩니다.
점심까지 함께하고 모두들 각자 돌아가게 됩니다.
여기서 끝난줄 아셨죠? 저희 무주 강습생들이 떼를 부립니다 야간에 안타실거냐고.
심훈님이 동영상을 올려주시더군요 라이더들 깨우고 있다고..
그렇게 야간 라이딩까지 함께하고 비공식 캠프는 마감이 됩니다
오늘 동영상 촬영까지 함께한 4분이 계십니다만 그분들은 예외로... ㅋㅋ
잡설
저뿐만 아니라 많은분들이 이런생각 해보셨을겁니다. 단톡방에 저 덕인대 괜찮나요? 발목이 아픈데 괜찮나요?
이것 저것 물어보면 심훈님이 항상 이렇게 대답하시죠
저희 라이딩은 아프지 않습니다. 덕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자연을 거스르는게 아니라....
솔직히 약장수 같습니다 다 된답니다.
제 경험으로는 약장수 맞습니다 ㅋㅋㅋㅋㅋ
다만 덕이어도 탈수 있습니다 본인 의지가 있다면, 최민석님도 덕이셨다고 하신거 같은데 이건 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발목 아픕니다 다만 분명 덜 아픕니다 제가 3주간 혼자 연습하면서 받은 데미지에 비하면 정말 덜 받습니다.
몸치인 저도 배웠고, 10년 덕에 현장에서 전향으로 바꾼 트릭덱을 가져오신분도 배웠고
도넥에 더미 얹으신분도 배웠습니다. 심지어 제 10년간 그린 라인중에 가장 예쁜 라인이 나옵니다.2일 강습받고 말이죠
하지만 이게 정답만은 아닙니다
저희 시즌방 3명 신청자중 한명은 하루만 받고 자신과 잘 안맞는것 같다고 다음 강습을 양도했고, 우연히 일요일에 들어온
모스 라이더들과 라이딩이 훨씬 좋았다고 합니다.
기존 전향 라이딩이 몸에 벤 분들에겐 오히려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겐 인생 강습이었고 인생 라이딩이었고 인생 라이더였습니다. 정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주 팀 단합에 일등공신이신 양도박사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저희 무주 강습분위기 최고였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pilogue
우연이 겹치면 인연이라고 하지요
이번 강습은 제게 참 많은 우연이 겹쳤습니다.
만남과 스침 자만 겸손 노력 열정 이란 단어들 마저 더해지니 제게 펀엑스알 강습이 찾아오네요
최민석 라이더님 제가 살가운 성격이 못돼 그다지 표현도 못하고 사진한장 안찍고 그냥 헤여졌습니다만
이 글에 못다한 말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런 후기를 보니 저도 신청할걸 아쉽네요.
모임이 있어서 신청을 못하긴 했지만.. 흑.. 다음기회엔 꼭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