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2월 정 모 군은 경기도의 한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사고는 중급자 코스 하단부에서 발생했는데, 정 군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미끄러져 옆에 있던 안전 그물망과 충돌한 뒤 밖으로 튕겨져나갔습니다. 마침 안전 그물망 밖에서 이용객이 들고 있던 스노보드 날에 부딪히면서 정 군은 얼굴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정 군의 부모는 스키장 측을 상대로 2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5월, 정 군 측의 주장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결의 결정적인 이유는 정 군이 이날 스키를 처음 타는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중급자 코스에 올라갔다는 점입니다. 스키장 이용객 스스로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야지, 이용객의 실력을 스키장이 사전에 확인하고 통제할 방법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법원은 정 군이 부딪힌 뒤 튕겨져나간 안전 그물망 역시 오히려 기둥을 단단하게 고정할 경우 이용객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스키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안전모 등 보호 장구 착용 등의 책임도 정 군에게 있다고 봤습니다.
이 판결에서도 '스키장 이용객이 위험을 감수하고 스키를 즐긴다'는 점이 손해배상 여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 사례 2
42살 박 모 씨는 지난 2102년 3월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방향을 바꾸다가 하다가 넘어져 무릎 십자인대 파열 등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박 씨는 스키장이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긴 얼음 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3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스키장 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박 씨는 2심까지 다퉜지만, 소송에서 모두 졌습니다.
이 판결에서도 법원은 박 씨가 실력 이상의 슬로프를 선택해 무리하게 방향을 바꾸다가 사고가 났다는 스키장의 후송일지에 서명한 점을 결정적인 판단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얼음 턱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정 씨의 주장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스키장 안전사고 문제가 민사 소송에서 그치지 않고, 형사 처벌까지 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른 스커어들과 부딪혀 부상을 입혔을 때 합의가 원만하지 않으면 교통사고처럼 벌금형 등에 처해질 수 있는 겁니다.
■ 사고 냈다가 형사 처벌도…
32살 허 모 씨는 지난 2013년 1월,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빠른 속도로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다가 앞에 있던 김 모 씨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김 씨는 목 등을 다치는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허 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결국 과실치상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올해 1월, 42살 최 모 씨 역시 전북의 한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다가 슬로프에 넘어져 있던 김 모 씨를 발견하고도 제때 서지 못해 김 씨에게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혔습니다.
최 씨 역시 법원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최 씨가 속도를 줄이며 스키의 조향 및 제동을 정확히 해서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전방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고, 멈춰 서지 못한 최 씨에게 과실치상의 책임을 물은 사례입니다.
항상 조심하며 타야겠네요~~
스키장에 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