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베어스에서 리프트를 타고 챌린저 88을 올라가고 있었죠.
제가 왼쪽 끝에 앉았고, 오른쪽으로 무척이나 전문적으로 보이는 스키어 아저씨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 옆으론 제 동료인 Force와 모르는 보더 한 명..
3분의 1쯤 올라갔을까..
갑자기 제 옆의 스키어 아저씨 담배를 꺼내무는 것이었습니다.
심심해서 담배를 물고 있을 것 같진 않았고 조만간 불을 붙일 것 같아서
"저 리프트에서 담배 피우지 말아주세요. 담배 피우지 않는 사람 생각 좀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고글 너머 내 눈을 정면으로 쏘아보는 아저씨..
이에 질세라.. 거리낄 것 없이 아저씨를 당당하게 쳐다봤죠. 팽팽한 긴장감..
(사실 저도 서른 두살이니까.. 나이가 적은 건 아니지만 마스크하고 고글쓰고 보드 메고 있으면
좀 어리게 보려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아마도 나이를 가늠하는 듯 했습니다..)
그랬더니 담배를 다시 집어 넣었습니다.
잠시 후 아저씨가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담배 피우지 말아달라는 얘기를 대놓고 하기가 참 어려운데 대단하다.. 하지만 나는 리프트 위가
실외이고, 담배 피우지 않는 사람을 위해서 연기도 신경써서 내뿜는다.."고 하시더군요.
속으론 '배려하시려면 좀 더 쓰셔서 담배 꺼내기 전에 양해를 구하시든가요..'하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비흡연자의 부탁을 외면하지 않은 아저씨가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앞으로도,
흡연자가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우는 게 개인의 자유의 한 모습임과 동시에 다른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안다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흡연을 삼가해줄 것을 요구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