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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끊임없는 소유욕은 그가 그만큼 철저하게 외부세계와 단절되어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A는 B를 소유하고 있다
이 문장의 참된 의미는 A와 B가 아무런 내적 관계도 맺고 있지 못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내적 관계란 무엇인가?
그것은 양자 상호간의 경계를 허문다는 뜻입니다
즉 그것은 주관과 객관의 대별을 뒤흔드는, 주체의 즉자적 존재로서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죠
알다, 느끼다, 생각하다, 통찰하다, 분석하다, 사랑하다, 증오하다 등등
인간 머리의 모든 작용은 사물과의 내적 관계를 수립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인간 머리가 그 내적 관계를 하나의 완료된 형태로써 파악하는 순간, 그 관계는 파탄에 이르고 말죠
왜?
살아있는 것은 언제나 움직이고 있는 것이기에
관계는 생성이요, 소유는 죽음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결코 움직일 수 없는 것입니다, '나'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항구불변하는 것입니다, 움직이는 것은
'나'를 제외한, '나'에게 들러붙은 모든 것들입니다
자기 인식 자체가 벌써 주체 없는 소유 그 자체죠 (시간의 틈새를 찢지 않고서는 부조리와 원죄에서 벗어날 길이 없으니까)
그러므로 가장 깊은 의미에서 소유의 폐지는 '나'의 폐지에 다름 아니게 됩니다
'나'를 얼마나 없애버렸느냐에 따라 그의 소유욕의 강도가 결정됩니다
해탈은 한마디로 소유의 폐지, 즉 무의미의 폐지입니다
욕심 많은 사람은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 자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