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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혹은 독백이라서, 말투가 부드럽지 않을수 있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거슬리는 분은 건너 뛰시기를 권유 합니다. ;;)
결국 주차를 하고 뒷좌석에서 10단 병풍 같은 것을 꺼내면서 친구가 용평에서 말했다.
"난 보드 타고 갈거야. 같이 타던가, 아니면 차에서 기다려~." 뭐시라.. 스노우 보드?
그거 007 이나 타는거 아냐?
어느 분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발전을 하게 마련이지만, 이따금은 혁신도 일어 난다.
학교 주변이 아니더라도 어느 동네에나 있었던 '전자 오락실'은 제법들 기억을 하겠지만,
그 기원이 '오트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몇뿐 일 것이다. 그러다가 갤러그를 거쳐
'제비우스'라는 명작이 개발되고 수많은 슈팅 게임의 전성기로 발전을 했지만, 그 시작은
'인베이더' 였다. "둠"이란 작품을 단순한 발전이 아닌 혁신이라고 할수 밖에 없는 것도,
오늘날 거의 모든 1인칭 게임이 "둠"의 '1인칭 엔진'에서부터 족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넌 Woolfenstein 모르냐? 고 하려는 분.. 참으세요~. 갸가 갸에요, ID soft. ^^)
영화도 마찬가지다. the Terminator(1)가 각본의 치밀함에서 Back to the future 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 Terminator : Judgement day 가 오늘날 C.G.의 조상이 되니까.
요즘의 '눈 높은' 관점으로 보면 장면이 유치하겠지만, 007 또한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
시대를 앞서 간 '장난감'들과 혼을 빼놓는 본드 걸. 덧붙여 시리즈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결코 빠질 수 없는 장면들이 있다. 우선은 기차. 움직이는 물체라는 역동성의 기본 위에
도중에 드나들기가 불편하다는 '폐쇄성' 때문에, 한쪽으로 몰려서 지붕으로 올라갈 망정
수중 장면 만큼이나 감초처럼 등장한다. 물론 바다와 관련된 장면이 필수가 되는 이유는
'간편한 차림새'의 여성들 때문이기도 하다. ㅋ
더불어 스키 관련 장면도 없으면 서운한 요소다. 우선은 풍광이 좋다. 배경이 알프스건
시베리아건 시원하게 펼쳐진 설원은 그 자체로 매력을 더해 준다. 하물며 그런 풍광에
꿈같은 이성과 스키를 타는 장면은, 대리만족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ASKY 들이여~, 울면서 신세 타령만 하지 말고, 영국 MI6 에 지원서를 제출해 보라~.)
더구나 등장 인물들은 스키 실력이 환상이다. 심지어 주인공을 해치려는 악당들 조차도
스키에 관한 한은 민간인 수준이 아니다. 돌고 뜨고 날다가, 패러글라이딩까지~.
30년 전에 제작된 007 : a View to a Kill. 첫 장면부터 본드는 스키 하나에 의지해서
몹시 불리한 상태로 쫓기게 된다. 스키마저 총에 맞아 부러지고 상황은 완전 사면초가.
갑자기 부서진 스노우 모빌의 '앞날'을 다리에 끼우더니 고삐 풀린 망아지로 변신한다.
경사면 위에 있던 추격자들을 '립오버' 상태에서 원에리를 돌려 무찌르기까지 하면서~.
그때까지 내가 아는 스노우 보드의 모습은 그런 것이었다, 007 이나 타고 다니는..
연말이 되어 동창들 몇이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자리. 아주 가까운 친구가 부탁을 한다,
삼사일 정도 산에 가고 싶은데 길라잡이 좀 해 달라고. 자기가 집앞까지 모시러 온단다.
영동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조수석에서 생각했다, '오늘은 텐트에서 재우자. 춥다고 하면
내일은 설동을 파고 넣어 주지..' 목적지를 미리 정한건 아닌데 횡계 나들목에서 빠진다.
'그래? 매봉 찍고 노인봉 넘겨서 소금강이면 되겠군, 제왕산은 버거울테니..' 그 와중에
차는 옆길로 새기만 한다. 결국 주차를 하고 뒷좌석에서 10단 병풍 같은 것을 꺼내면서
친구가 용평에서 말했다. "난 보드 타고 갈거야. 같이 타던가, 아니면 차에서 기다려~."
뭐시라.. 스노우 보드? 그거 007 이나 타는거 아냐?
그때만 해도 나는.. 그게 병풍을 타는 기나긴 여정의 시작이 되리란 걸 알지 못했다...
꼬리.
보드 타고서 당일의 설질이나 날씨를 몇자 적는건 부담이 크지 않은데.. 이건 어렵네요.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정말 부러워요. 현재까지 제목이나마 정해 놓은 건 겨우 두개 뿐..
3부 : 가르쳐 줄께, 이렇게 타는 거야. 됐지? 점심때 데릴러 올께~.
4부 : 내 엉덩이 보호대는 에어 쇼바~. ㅋ
요즘 대학생 또래들은 참을성이 뛰어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