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 일본 아오모리현 핫코다산 원정기 *
<핫코다산 -커트매드님 촬영->
일본 아오모리현의 중심에 있는 핫코다산 원정을 가게 되었다.
핫코다산은 온천과 가을의 단풍 그리고 겨울의 백컨트리 스노우보드 및 스키를 즐기는 아주 유명한 곳이다.
갑자기 내린 결정이라 준비기간이 하루뿐 이어서 현지 사정이라던가 짐 챙기는데 시간투자를 별루 못했다.
3월 18 일 아침 7시까지 인천공항에서 집결하기로 했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촌티를 낼 수밖에 없는 건 첫 해외 스노우보드 원정을 가는 것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내가 좀 촌스럽다.
결국 잠을 한시간정도 자고 사는 곳이 수원이라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인천국제공항 까지 2시간정도 소요된다기에
새벽 4시에 기상을 하고 짐 챙겨서 5시경에 출발했다.
잠을 못자서인지 약간 졸음운전을 한듯했다. 1시간 10분 만에 도착을 해서 보니 나 혼자뿐이었다.
약속시간인 7시가 가까워지자 스노우보드백을 맨 일행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일본원정의 총인원은 15명이었으며 그중 8명은 부부 내지는 연인이었고 나머지 7명은 홀로 참석한 사람들이었다.
커플지옥 쏠로천국!
<공항에서 대기중인 원정단 맴버들. 그때 난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며 떨리는 가슴을 달래며
긴장을 풀고 있었다. -.- 커플사진은 내가 고의적으로 누락시켰다. -김영미님, 뒷발님 촬영->
인천국제공항을 처음 이용하는 나에겐 진짜 정신없었다.
여행사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티켓팅 하고 대형화물(스노우보드는 대형화물에 속했다)붙이고 하는 게 보통일이 아니었다.
비행기에 탑승하기전까지 여기저기 너무 많이 왔다갔다해서 지치기까지 했다.
인천국제공항...필요이상으로 너무 컸다. --; 촌티 낸다고 손가락질하지 말아 달라. 다 첨엔 그런 거 아닌가?
수속을 끝내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좌석번호를 확인해보니 창가의 좌석이다. 로또 당첨된 듯 한 기분이었다. -.-
잠시 후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비행을 시작했다. 촌티 안내려고 노력 했지만...
좌석 손잡이 꼬옥~ 붙잡고 있는 내 모습을 본 사람도 있으리라...
잠시 후 기내식이 나왔는데 햄버거 와 샌드위치 한 조각 그리고 샐러드가 나왔다.
냉장실에서 방금 꺼내왔는지 햄버거 빵이 정말 돌덩이처럼 딱딱했다. 하지만 헝글리정신으로 무장한 나에겐 문제될게 없었다.
다 먹었다. 그리고 흐믓해했다. (솔찍히...배고팠다. ^^;)
<하늘에서 바라본 아오모리 국제공항 주변이다. 벌써부터 눈이...^^; -Rider 촬영->
지난밤에 잠도 못자고 배도 채워더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잤나보다. 기내방송소리에 잠이 깨서 창밖을 내다보니
온통 하얀색의 산들이 보였다. 벌써 일본의 아오모리 현에 도착한 것이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비행기에서 내린 후 짐을 찾고 수속을 끝낸 후 공항을 나올 수 있었다.
<아오모리 국제공항에 도착해서..난 짐나르고 있었다. 짐꾼 -.- -김영미님 촬영->
여행사 사장님 그리고 숙박업소의 사장님이 우릴 맞이해주셨다.
근데 낮 익은 얼굴인 한분을 더 볼 수 있었다. 바로 살로몬코리아 소속의 김수경 프로!!!
김수경 프로님은 현재 일본에서 보드를 타고 계셨던 것이다. 이번 일본원정의 여행사 사장님과 친분이 있으셔서
여행사 사장님께서 김수경 프로님께 원정단 가이드를 부탁하셔서 김수경 프로님께서 흥쾌히 승낙하셨다고 한다.
전용버스를 타고 핫코다산 으로 이동하면서 쌓여있는 눈을 볼 수 있었다.
<핫코다산을 향하고 있는 버스에서 보이는 도로주변이다. 물론 도로도 얼어있었다.
아무리 타이어가 특수타이어라지만 현지인의 운전실력이 대단했다 -커트매드님 촬영->
도로의 양옆에 쌓여있는 눈이 6~7미터는 족히 넘어보였다. 공장 같은 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고
주택의 지붕엔 2-3미터가 넘는 눈들이 쌓여있었다. 눈이 많다는 것만 빼면 우리나라의 한적한 시골모습과 유사했다.
공항을 출발해서 50분정도 전용버스로 이동을 하니 로프웨이(대형 곤도라같은)시설이 보였으며 그 옆에 리프트1기를 갖춘
가족스키장이 있었고 그 가족스키장 바로 밑에 우리의 숙소인 산장이 있었다.
이곳은 눈이 더 많았다. 산장의 지붕에 쌓여있는 눈과 산장주변에 쌓여있는 눈이 서로 닿았다. 주차장에 세워져있는
차보다 그 주변에 쌓여있는 눈이 더 높았다.
<산장에 도착했다. 왼쪽위쪽이 산장입구이다. -뒷발님 촬영->
방 배정을 마친 후 배정받은 방으로 이동했다.
우리방 맴버들은 종민군, 뒷발님, 커트매드님 그리고 나.
서로 인사를 간단히 나눈 후 바로 짐을 풀고 보드복으로 갈아입고 보드를 챙겨서 1층 로비로 집결하였다.
김수경 프로와 여행사 사장님 그리고 원정맴버들이 다 모였다.
파우더보딩의 경험이 없는 우리로서는 워밍업이 필요하다는 결론 끝에 첫날인 오늘은 산악보딩을 안하고
가족스키장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파우더보딩을 위한 워밍업을 하기로 했다.
<산장에서 출입로 나와서 눈터널(?)을 지나면 바로 가족스키장 리프트가 있다. -뒷발님 촬영->
리프트 시설은 꽤 오래된듯하였다. 국내처럼 발걸이 라던가 안전바 같은 건 없었다.
눈이 오고 있었으며 정상으로 갈수록 안개로 인해 시야확보가 어려웠다.
<흐린날씨와 안개...하지만 리프트는 우리일행외엔 거의 없었다. 한산한 리프트. -커트매드님 촬영->
정상에 도착해서 바인딩을 채운 후 보딩을 시작하려했으나... 파우더라 보드가 미끄러지지 않았다.
아이스 와 슬러쉬 같은건 찾을 수 없었다. 주변은 눈과 눈에 절반쯤 가려진 나무뿐...
원정단 맴버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스노우보드를 즐기고 나 역시 괴성을 지르며 보드를 즐겼다.
근데 여성맴버분들의 실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앞에 계신 여성분들을 따라가기 벅찼고
뒤에서 따라오시는 세화님이 자꾸 날 추월 하실려고 했다.
앞에서 얼쩡거리는 내가 거슬리셨나보다.결국 추월당했다. -.- 평소에 열심히 탈껄...쩝.
<원정 여성맴버들의 실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커트매드님 촬영->
슬로프가 약 4-5개정도 있는데 길이는 조금씩 달랐지만 딱히 어디어디가 슬로프라고 말할 수 없는것이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몸을 틀어서 보드를 즐겼다.
그곳엔 리프트 탑승하는 곳에 3명, 그리고 리프트 내리는 곳에 1명의 스탭과 일본인 보더 두명 외엔 우리뿐이었다.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정말 사람이 없었다. 어느새 리프트 가동이 끝나는 4시가 되었다.
마지막 발악으로 작은 파크가 조성 되어있는 곳에서 램프도 뛰고 펀박스도 탔다. 라이딩이든 파크에서든
정말 모두들 장난아니게 잘탔다.
심지어는 여성보더들도 램프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 난 구경했다. 조금만 비굴하면 편하게 살수 있는 걸 나는 벌써 깨달았기 때문이다. -.-
<저렇게 점프하여 엉덩이로 착지해도 안아팠다. 푸욱~ 들어가는 느낌이 음....좋다.^^; -커트매드님 촬영->
국내보다 약 1시간정도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근방 어두워졌으며 눈도 많이 오고 안개도 있어서 아쉽지만 내일을 위해
일본 첫날의 보딩은 접어야 했다.
휴식과 온천을 즐긴 후 6시까지 식당으로 모여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오전까지 서먹서먹했던 방맴버들과 다시한번 인사를 하고 개운하게 온천을 하려고 했으나... 게으름이 발동해서
"밥 먹고 가자" 라고 결정을 한 후 방에서 쉬면서 창밖의 눈들을 감상했다.
그런데 이곳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춥다.
밖의 온도는 물론 춥고 바람도 많이 불고 산장의 로비 그리고 방까지도 많이 춥다.
국내처럼 온돌이나 보일러같은건 없다. 석유로 작동하는 히터가 전부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콘도나 시즌방처럼 반바지차림은 꿈도 꾸지 못한다.
석유로 작동하는 히터이기 때문에 냄새가 나고 공기도 탁해지기 때문에 항상 환기를 시키기 위해서
창문을 열어야 한다. 그 창으로 바람이 엄청나게 들어온다.
6시가 되어 식당으로 갔다. 밥과 국은 각자 양껏 퍼다 먹을수 있으며 개인별로 상이 차려져 있는데 이름은 알 수 없는
것들이었지만 해조류가 많았고 생선 그리고 소고기, 짱아치 등이 있었다.
음식이 대부분 단백하고 조미료 같은 것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듯 싱겁고 맵지 않았다.
그런대로 맛있게 잘먹었다.
솔찍히 무슨 맛인지는 잘 모르겠더라... 특히 매운 청양고추를 즐겨먹는 나에겐...
<산장에서의 저녁식사. 도대체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난감하다. -커트매드님 촬영->
식사를 마치고 방에서 잠시 쉬다가 모두 내일의 산악보딩을 위한 회의를 하기로 해서 로비에 모였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서 내려오는 코스를 정해야하는데 그 코스가 다양했으며 시간도 많이 달랐다.
산악보딩은 계속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며 보드를 벗고 걸어야하는 곳도 있었다.
쉬운 코스로 다같이 가느냐 아니면 상급자와 초보자를 나누어서 가느냐 상의끝에
어렵지 않은 코스로 다같이 가기로 결정을 하고 산장 사장님께서 작년 12월에 산악스킹을 하셨던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보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하체는 눈속에...상체는 눈위에 있는 모습으로 스키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맴버들중 겁먹는 맴버들이 꽤 있었다.(솔찍히 나도 비디오만 보는데도 겁났다 -.-)
그때 김수경 프로님이 겁먹지 말라고 격려해주셨고 산장 사장님과 김수경 프로님이 같이 동행해서
도와주며 타기로 하였다.
또한 김수경 프로님은 바인딩을 모두 최대한 셋백 하라고 하셨고 왁싱을 가져왔다면 왁싱도 충분히 해주라고 하셨다.
그리고 산장 사장님께서 사케(정종)를 두병이나 주셨다. 그것도 초대형으로...
한잔씩 따라주셨고 같이 마셨다. 옆에서 김수경 프로님이 사장님이 해주시는 말씀을 한국어로 번역도 해주셨다.
한의사 출신이라고 들었던 김수경 프로님...일본어 실력도 상당했다.
보드도 잘타시고... (확실히 신은 불공평했다. -.-)
<엄청난 눈과 멋진 설원으로 신이난 김수경 프로. ^^; -커트매드님 촬영->
모두들 사케를 한두잔 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산장 사장님의 이력을 김수경 프로님에게 듣게 되었다.
옛날엔 일본의 JAL 항공사의 임원이셨으며 지금은 정년퇴임하시고 산장을 꾸려가고 계시며 사모님은 주방에서 일을
하고 계시며 참으로 검소하고 부지런하시다고 한다. 인상도 참으로 좋으셨다.
JAL 항공사의 임원정도이시면 정년퇴임하시고 편안하게 사셔도 될 만큼의 지위와 부를 지니셨을텐데 아직도 검소하고
부지런한 삶을 사신다는게 보기 좋았다.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방맴버들끼리 숙소로 돌아왔다.
드디어 꼬질이 남자맴버들인 우리도 온천을 가기로했다.
산장 지하 1층엔 작은 온천이 있는데 24시간 무료개방이었다.
모두들 피곤한 상태였다. 그도 그럴것이 새벽같이 일어나서 비행기타고 일본까지 날아온 후 바로 보드타느라고
피곤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온천욕을 즐기는 맴버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담겨있었다.
"아기피부처럼 뽀얀 피부로 변하겠지 흐흐흐~“
온천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김수경 프로님이 오셨다.
우리와 같이 자기로 했다. 스노우보드 얘기도하고 내일 타게 될 산악보딩 얘기도 했고 핫코다 주변 얘기도 해주셨다.
참고로 핫코다 주변엔 눈, 산장, 스키와 스노우보드 외엔 아무것도 없다.
그 흔한 편의점이나 술파는 곳도 없다.
술은 오직 식당에서 파는 사케와 맥주 그리고 자판기에서 파는 맥주뿐이다.
맴버중 밤에 나가서 술 한잔과 소위 말하는 "현지인과의 핑크빛 썸씽~" 같은걸 기대를 하는 분도 있었다.(물론 난 아니다.진짜~)
택시를 이용해서 나갔다가 오자 라는 의견이 있었는데...택시비가 편도 10만원정도 나온다는 말에
그냥 자판기 맥주 한캔씩 하고 오리털 이불사이로 들어가서 잠을 잤다.
자는 동안 몇번이나 깨었다. 춥거나 히터에서 나오는 냄새를 환기시키기위해 열어놓은 창문덕에...
<새벽에 일어나서 산장에서 바라본 가족리조트 풍경. 고요했다.
내가 찍은 몇 안되는 사진이다. ㅋㅋㅋ -Rider 촬영->
새벽에 잠들었던 난 잠에서 깨면서 목에 통증이 느껴졌다.
무척 건조하기 때문에 수건을 물에 적셔서 히터 앞에 걸어놓으라는 김수경 프로의 말대로 했는데도
엄청나게 건조하기 때문에 목에 통증이 있었다.
흥건하게 적셔놓았던 수건은 빳빳하게 말라있었다. 건조함이 거의 살인적이었다.
시계를 보니 6시 40분정도 되었다.
8시에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으니 나 먼저 씻고 맴버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피곤한 상태에 춥고 건조한 상태에서 늦게 잠들었으니 쉽게 일어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모두들 긴장했는지
“일어나~” 한마디에 벌떡 일어났다.
같은 방을 썼던 우리 맴버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억울하면 나이 먹으라고...-.-
그리고 깨우는 나에게 욕설이나 폭력을 행하지 않아주어서 고맙다. T.T
<산장에서의 아침식사. 저 소세이지는 정말 맛났었다. -김수경 프로 촬영->
8시 시간맞춰서 식당으로 갔다. 어제저녁과는 다르게 뷔페식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양껏 마음대로 먹었다.
하지만 점점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게 느껴졌다.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가는데 굶어도 버틸수 있을리라 생각했는데 정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통스럽기 시작했다.
너무 싱겁구 밍밍~ 하고 정말 양이 적었다. 그래도 몇번이나 또 가져다가 먹을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김수경 프로가 "많이 드세요. 오늘 많이 힘드실 겁니다." 이 짧은 한마디가 다먹었거나 입에 맞지 않아 식사를 그만두고
일어나는 맴버들을 자리에 다시 앉게 했다. 나도 겁나서 빵 두개를 더 먹었다. -.-
산악보딩 후 저녁엔 30분 거리에 떨어져있는 호텔로 숙소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들 보드복을 입고 보드를 챙기 후에
나머지 짐을 챙겨서 산장 지하1층방에 모아놓았다.
모두들 짐을 챙기고 보드 베이스에 왁싱을 하고 그러느라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로프웨이 타는곳의 주차장이다. 자칫 잘못세워두면 차 못빼낸다. -세화님 촬영->
산장 사장님도 엄청 크고 넓은 산악용 스키를 챙기시고 김수경 프로와 함께 우리를 인솔해서
로프웨이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기온이 많이 낮았고 눈도 오고 있었다.
늦게 와서 그런지 약 20-30분을 기다린 후 로프웨이에 탑승할 수 있었다. 듣기로는 정원이 100명이라는데
실제로는 40`50명정도밖에 못타는듯 했다. 모두들 스키에 보드에 짐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어찌나 추운지 로프웨이의 창문이 냉장고 얼듯 얼어있었다. 로프웨이 스탭들이 손님들이 창밖을 볼 수 있도록
창문 닦는 걸로 성애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심하게 얼어있어서인지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핫코다산 정상까지 우리를 데려다줄 로프웨이이다.
하이훼~ 맥주가 생각났다. 아니면 냉동고? -커트매드님 촬영->
창밖을 보는 것을 포기하고 15-20분정도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갔다.
맴버들 모두 긴장한듯한 표정이었다.
서서히 로프웨이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시야가 10미터도 안될정도의 안개와 눈보라 그리고 엄청나게 추웠다.
로프웨이를 지지하고 있는 철골들은 원래의 모양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달라 붙어있었다.
로프웨이 하차장 밖으로 나가보았다. 나무들도 원래 모양을 잃은 채 SNOW MONSTER 로 변해있었다.
(SNOW MONSTER 로 변해 버린 정상근처의 나무들과 파우더 눈 -커트매드님 촬영->
여기서 보딩을 한다는건 정말 불가능해보였다. 산장 사장님께서 이곳저곳을 분주하게 돌아다니셨다.
그리고는 일본 현지인을 한명 모시고 왔는데 그분이 우리를 인솔해서 내려가시고
김수경 프로와 산장사장님께서 맨 뒤에서 뒤쳐지는 맴버들을 도우면서 내려오기로 했다.
선두에서 인솔하기로 한 일본인은 “사토” 라는 친구였는데 정말 키도 휜칠하고 꽃미남이었다.
또 내가 헝글에서 “헝글공식쵝오미소년듀오” 중 한명 아닌가? 그래서 사토 옆에 서보았으나,
맴버들 시선이 “꺼져~!” 라고 하는듯해서 그냥 비굴하게 다른 곳으로 갔다.
모두들 바인딩을 채운 후 출발하자는 사토의 액션으로 모두들 일어나려했으나 다시 넘어지곤 했다.
그만큼 바람이 엄청났고 안개와 눈보라가 우리를 괴롭혔다.
고글 없이는 눈을 뜰 수도 없었다. 근데 난 아무생각 없이 미러렌즈의 고글을 가져왔다.
눈보라 그리고 안개때문에 미러렌즈로는 시야확보가 힘들었다.
벗을 수도 없었다. 눈보라 때문에...
그냥 미러렌즈지만 고글을 쓰고 사토를 따라 한명씩 이어져 내려갔다.
난 중간정도에서 내려오게 되었다.
내 앞에는 은별님이 내려가고 내 뒤에는 커트매드님께서 따라 오셨다.
“휭~” 하고 바람이 불때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보드와 내몸이 바람이 보내는곳으로 움직였으며
노출되어있는 코, 입, 볼에 따가운 눈보라가 퍼부었다.
처음에는 눈보라가 노출된 곳을 때리더니 체온 때문에로 눈이 녹아버리는 것이다.
코에서 입에서 볼에서...물이 줄줄 흘렀다.(물론 추워서 콧물도 포함되어있었으리라...)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흐르던 물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뒤에 따라오던 커트매드님을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뒤로 향했는데 보드복 모자 부분이 얼어붙기시작한
볼에 닿았는데..그대로 보드복 모자 부분이 내 볼에 얼어붙었다.
<엄청난 바람과 눈보라였다. 눈이 얼굴에 달라붙어 줄줄 흐른다.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음으로
변해서 비니에 붙어있다. 누굴까요? 오! 멋진데? -커트매드님 촬영->
더욱 놀라운건 뒤에 따라오던 커트매드님은 코스를 안내해주는 깃대(알파인대회 때 볼 수 있는 기문 같은 봉)를 붙들고
무슨 깃발처럼 펄럭거리고 있었다. 커트매드님을 불러보았지만, 들릴리가 없다.
그렇다고 커트매드님을 도와주러 가는건 정말 부질없는 짓이기에 그냥 내비뒀다. -.-
내 목숨은 소중하니까~!!!
다시 내려 갈려고 하는데 내 앞에서 내려가시던 은별님이 안보이는 것이다.
뒤의 커트매드님을 보고 있는 사이에 내려가신 것이다.
10 미터 정도만 떨어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트는순간
바람에 중심을 잃어 넘어졌다.
근데 엉덩이부분이 쑤욱~ 들어가면서 보드보다 내 엉덩이와 상체는 더 깊게 들어가는게 아닌가.
힘껏 일어서 보려했으나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바인딩을 풀고 주변의 눈을 보드로 다진 후에 다시 바인딩을 채웠다.
다시 바인딩을 채울 때에도 눈보라가 스노우보드와 내 몸을 괴롭혔다.
겁이 덜컥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웃지만 그당시엔 정말 공포 그 자체였다.
그렇게 힘겹게 15분정도를 내려갔더니 눈보라와 안개가 조금씩 그치고 있었다.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순간이동을 한듯했다.
고요함 그리고 잠시 잃었던 정신을 차려보니 주위의 풍경들과 나무 그리고 나무에 쌓여있는 눈들이 보였다.
정말 장관이었다. 원정맴버들은 그때부터 환호성을 지르며 또 깔깔 웃으며 사진도 찍고 보딩도 하고
서서 백플립을 시도하는 맴버도 있고 언덕에서 점프한 후 얼굴로 랜딩을 시도하는 맴버도 있었다.
진짜 모두들 신이났다.
< "우린 살았어~!" 신이난 맴버들. 풍경이 너무너무 멋졌다.
날씨가 좋았으면 정상에서도 잘보였을텐데... 아쉽기만 하다.-김수경프로 촬영->
적당한 경사에 나무사이도 넓었다. 근데 라이딩이 안되는것이다.
첫날 저녁에 김수경 프로가 해주신 말씀을 다시한번 상기해보았다.
"엣지를 주지않고 베이스 면으로 눈을 뭉개면서 내려간다. 그때 체중은 뒷발에 있어야하며 약간 무릅을 굽혀준다."
다시 해보았다. 역시 안된다. 노즈 부분이 눈속에 쳐박히면서 바루 멈추던가 아니면 눈속에 쳐박히는것이다.
허벅지가 터질정도로 계속 시도해보니 조금씩 감이 오는거같다.
테일쪽은 눈속에 있고 노즈만이 설면위로 올라와있는 상태로 라이딩이 되었다.
조금씩 턴도 되기 시작하였다. 구름위에서 보딩을 하는듯한 느낌~
물론 가끔 눈속에 쳐박혔다. 아주 가끔...진짜다!
약 20분전 까지만 해도 눈보라와 추위로 죽네 사네 하던 맴버들이 언제 그랬냐는듯 신이 나서 환호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신나게 산악보딩을 하면서 내려왔다.
어느새 마지막 언덕이라고 CLAP님께서 캠코더로 찍어주신다면서 먼저 내려가셔서 촬영해주시는데
내가 파우더 보딩을 멋지게 하면서 내려가다가 진짜 멋지게 고꾸라졌다.
고꾸라지는 부분은 CLAP님께서 멋지게 편집해주리라 믿는다. 제발...
<쉬었다가 다시 출발. 꽃보더분들...정말 잘타셨다. -김수경프로 촬영->
내려오니 오전 11시. 한번 더 타자고 맴버들이 난리였다.
산장사장님 과 김수경 프로가 한번 더타면 힘들고 배고파진다고 식사 먼저 하자고 하셔서
산장으로 내려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점심식사는 각자해결인데 메뉴판을 보니 정말 난감했다.
일본어 메뉴판... 한국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음에 조금 실망했다.
<라면. 맛이 없는건 아닌데...보기만해도 다시 느끼해진다.-.- -커트매드님 촬영->
손짓발짓 거기다가 약간의 영어를 첨가해서 라면을 시켰다. 힘들었다.
라면도 종류가 많았는데 된장라면도 있었다. 라면의 종류에 따라 약 6천원에서 9천원 사이였다.
면은 쫄깃한게 맛있었고 건더기도 꽤 많았다.
근데 좀 느끼하고 근방 질리는 맛이었다. 용서할 수 없는 건 김치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단무지 조차 한개도 주지 않았다.
면만 건져먹었다. 일행중에 입맛에 맞는 사람도 있었지만 난 아침에 이어 점심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나와는 다르게 라면맛에 감동받으신분도 계셨다. -김영미님 촬영->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원정단 맴버들 그리고 김수경프로와 함께 모여 회의를 했다.
어느 코스로 가야 하는가를 가지고 회의를 했는데 이번엔 나무가 많고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키커(?)가 많은 곳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드디어 트리런을 해보게 된 것이다.
<로프웨이 대기중 단체사진. 앞에 V자를 그리신 분이 김수경 프로로 우리의 가이드를
역할을 해주셨다.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커트매드님 촬영->
맴버중 몇몇분은 산악보딩은 포기하시고 가족스키장을 이용하시겠다는 분들은 리프트로 향하였고
우린 다시 로프웨이를 타기위해 출발하였다. 토요일 점심때가 지난시간이라 일본인들이 많이 있었다.
아침에 로프웨이를 탈 때 보단 조금 시간이 더 걸렸지만 아침보다 바람도 덜 불었고 눈도 덜 내리고 있었으며 안개도 거의 없었다.
아침보다 더 멋진 산악보딩이 될꺼라는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신이나서 로프웨이에 올랐다.
아침과는 다르게 멋진 설경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내리는 눈의 양과 안개의 정도가 심해졌다.
결국 정상에 올라가보니 오전보다 더 심한 안개 그리고 눈보라와 바람이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사진보다 눈보라는 휠씬 강력했다. 중심을 잃어 넘어지거나 옆사람에게 달려(?)가는 경우도 있다. -별님 촬영->
산장사장님께서 또 분주하게 이리저리 움직이시더니 이번엔 아침에 우리를 가이드해주었던 일본인 보더인 사토 그리고
스키을 타는 일본인 두명, 그리고 김수경프로, 산장사장님께서 우리를 인솔하셨다.
10명이 조금 넘는 한국인 보더들을 악천후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5명의 가이드가 이끌어주고 밀어주었다.
솔직히 감동받았다.
이번 패키지에 그런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계약한 내용만 지켜주어도 잘못하는게 아닌데 직접 가이드까지 해주시며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변인들에게 부탁까지 해가시면서 가이드를 더 섭외해 오시는 산장사장님에게 고마움을 넘어서 감동받았다.
아침과는 다른 코스의 앞에서 바인딩을 채운 후 일어서려 하는데 아침보다 더 심한 눈보라와 바람으로 일어설 수도 없었으며
일어서도 보드가 내려가는게 아니라 좌측 혹은 다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인 스키어를 따라 서서히 모든 맴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전에 한번 경험을 해봤는데도 더욱 심해진 눈보라와 바람등은 우리를 다시한번 힘들게 하는 요인임에는 틀림없었다.
내려가다보니 내가 일본인 스키어인 인솔자 바로 뒤에 가고 있었고 맴버들이 뒤따라오고 있었다.
거기서 쓸데 없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오전처럼 파우더에서 턴을 해보는 거야. 경사도 모 왠만한 상급자코스의 경사이니 가능할 거야.
이까이꺼~ 모 음하하하~!”
결심을하고 몸을 턴을 하기위해 틀었을때...갑자기 온통 하얀게 눈에 보이더니 설면에 곤두박질 치고
내 몸이 몇바퀴를 구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진 않았지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턴을 하기위해 몸들틀면서 우리나라에서 타는것처럼 습관적으로 앞발에 체중이 실리면서 바루 곤두박질을 치고 몇바퀴 구른 것이다.
파우더보딩에서 절대적으로 지켜야할 체중을 뒷발에 주어야하는 것을 어김으로해서 큰 댓가를 치룬 것이다.
어느새 우리 맴버중 제일 끝으로 뒤쳐졌고 맨 뒤에서 낙오자(?)에게 도움을 주는 김수경 프로와 일본인 가이드 사토를 만나야했다.
그때 사토가 날 쳐다보는 불쌍한 눈빛...처절했다. 끙. -.-
<나뻐...사토~! 정말 말 안듣는 우리를 친절하게 인솔해주었던 현지인 가이드 사토! -커트매드님 촬영->
열심히 따라가다가 갑자기 평지가 나왔다.
정말 경사가 하나도 없었고 평지라기보단 오르막 길이 나왔다.
모두들 바인딩을 풀고 걸어가는데 허리까지 빠지는 눈속을 보드를 들고 간다는게 보통일이 아니었다.
스노우슈즈를 찾기보단 “그래...술 끊고 담배 끊어야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지금 술과 담배를 끊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당시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뿐...-.-
한참을 걷고 나서야 그 오르막길을 벗어날 수 있었다.
<잠시 휴힉을 취하며 하얀 설원을 구경하고 있다. -김수경프로 촬영->
이제 본격적인 트리런~을 할 시간이다.
정말 나무들이 밀집되어있는 경사면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라이딩하는건 생각했던 거보다 힘들었다.
오전에 했던 라이딩과 좀전에 경사면을 보드를 들고 올라왔던 터라 하체의 힘은 이제 거의 바닥이 난상태였고
아직은 낮설은 파우더였던 터라 많이 힘들었다.
“앗~! 저기 나무와 나무 사이가 좁구나. 저 나무를 피해서 다른 저 나무사이를 빠져나가야지.
어...근데..몸이 말을 안듣네...어..어...저기 나무가 가까워온다. 우워워... ” 꽈당!
나무에 쳐박으면 쌍코피가 흐를꺼같아 옆으로 자빠져서 간신히 나무는 피했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지만... 난 저 경험을 몇 번 더 해야 했다.
적어도 쌍코피가 흐르는 경험을 하지 않은게 천만다행 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맴버들도 모두들 안전하게 내려왔다. 개인적으로 트리런은 파우더보딩을 많이 해본 사람이 해야할꺼같다.
자칫 잘못판단 했다간 쌍코피 내지는 어딘가 뿌러지는 큰 댓가를 치룰지 모르니까.
<내려갈수록 나무들의 간격이 좁아졌다. 하체가 풀린 나로서는 벽(?)으로 보였다. -.- -김수경프로 촬영->
한번 더 타고 싶었지만 시간도 늦었고 모두들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다.
산장으로 내려와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오후에 가족스키장으로 향하셨던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좋아서 어제보다 즐거운 보딩을 했다고하니 나도 즐거웠다.
잠시 휴식을 하고 우린 모든 짐을 챙겨 호텔로 숙소를 이동했다.
핫코다 산장에서 호텔까지는 약 30분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이곳도 역시 눈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호텔 입구이다. 정말 눈 많았다. -김세화님 촬영->
방 배정을 받고 약 두시간 후인 6시에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하고 각자 휴식과 자유시간을 갖기로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2층이있고 일본전통식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벌써 이부자리가 깔려있었고
역시 산장과 마찬가지로 온돌이나 보일러 시설은 없었고 역시 석유로 작동하는 히터가 전부였다.
그래도 하루 지내봐서 적응을 한건지 그런대로 지낼 만 했다.
방맴버들과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온천을 다녀오고 그다음에 식당으로 가려했으나 맴버들이 모두 잠들어서
식사시간인 6시가 되어서야 모두들 일어났다. 내가 봐도 우린 참 게을렀다. -.-
곤히 자고 있는 일행을 깨워서 식당으로 향했다.
<호텔에서의 저녁식사. 보기엔 화려하지만...실제로 먹을건 모...그럭저럭...-커트매트님 촬영->
저녁식사로 나온 음식은 많은 종류의 요리가 나왔다. 회, 닭고기, 소고기, 새우등...
물론 양은 물론 적었다. 일본인들은 요리를 다 먹은 후 밥과 된장국을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여행사에서 호텔측과 협의끝에 한국관광객에겐 요리나올때 같이 밥과 된장국을 주며
밥과 된장국은 무한리필~! 을 해주기로 협의가 되서 밥은 양껏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리는 절대추가가 불가능했다.
또한 맥주는 먹고싶은 만큼 먹어도 된다고 했다. 이 어찌 행복하지 않을수 있으리오~!
소주 먹고싶은 사람이 있으면 시켜준다기에 “이슬이금단현상” 으로 고생하던 나에겐 “저요!” 외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소주병보다 큰 병으로 두병이 나왔다.
병색상이나 라벨의 디자인은 좀 달랐지만 거긴 분명하고 정확하게 써있었다.
“진로소훼. 25%”
잽싸게 병을 잡아 병뚜껑을 돌렸는데 아니 병따개가 따져있는게 아닌가?
아니 그렇다면 이 소주는 손님이 마시다 남기고간 소주를 모아서 만든 그 악명높은 “재생소주?”
국내였다면 강력하게 항의를 했겠지만 국내도 아니고 일본어를 못하는 내가 어떻게 말해야할지도 모르고
또 심하게 “이슬이금단현상” 으로 고생하는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병뚜껑을 열고 맥주컵에 소주를 따르고 쭈욱 들이키는데...
이 맹숭맹숭한 기운은 무엇이란 말인가?
과연 이것이 한국이 물보다 많이 마신다는 이슬이란 말인가?
여행사 직원에서 물어보았더니 일본사람들은 이렇게 독한술은 잘 마시질 않고 또 비싸기 때문에
소주와 물을 믹스해서 먹는다는 것이었다.
일본인들은 진정한 이슬이의 맛을 모르는거 같다. 소주한잔을 입에 털어 넣으며 미간 사이를 찡그리며
안주하나 집어먹는 진정한 이슬이의 맛을...
더 이상 물을 탄 소주...아니 물에 소주를 살짝 넣은 이 소주는 마시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진정 이슬이를 모욕하는 일이라 생각됬다. 암..그렇고 말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일본인들은 조용하게 먹는다는 것이다.
같이 온 일행들끼리도 거의 귀에 입을 대고 손으로 가리며 대화를 주고받고 또 식사중엔 대화조차도
잘 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시끌벅적 그리고 즐겁게 대화를 주고받는다.
목소리의 크기가 가끔 지나치게 큰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즐겁고 정겹게 느껴진다.
문화적인 차이이니 누가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듯 하다.
저녁식사와 간단하게 맥주를 마신 후 우린 각자 방으로 가서 휴식을 하다가 술 한잔 더하고 싶은 마음에
원정단 맴버들 모두를 남자 4명이 있는 우리방으로 초대를 했다.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고 캔맥주를 사서 초대한 맴버들을 기다렸다.
맴버들이 조금씩 모이더니 결국에는 모두 모여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직장인이라 회사에 사기치고 휴가내고 온 이야기, 산악보딩의 즐거움과 무서웠던 이야기, 또 오고 싶다는 이야기,
음식에 관한 이야기 등등 정말 끝도 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피곤함과 술기운에 모두들 돌아갔다.
모두들 돌아가고 우리 방 맴버들이 모두 잠든 후 녹차를 한잔 손에 쥐고 호텔 창문을 열고 담배를 한대 피웠다.
여전히 눈보라가 치고 있었지만 상쾌했다.
<호텔에서 밤에 찍은 사진. 저사진을 숙소에서 찍었는데 숙소가 2층이었다. 1층은 벌써 눈에
잠겼고 2층에서 바라보면 눈이 많이 쌓여서 꼭 1층 같다. -Rider 촬영->
잠에서 깨어보니 새벽 6시.
약간 머리가 아팠다. 어제 마신 술 때문 인거 같다.
녹차를 한잔 마시고 우리방 식구들을 깨웠지만 모두들 많이 힘들었나보다.
모두들 해외원정도 처음이고 어제 힘든 산악보딩을 하였고 저녁에 술도 늦게까지 마셨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였다.
나도 온몸이 쑤셔왔다. 평상시에 운동을 게을리 했고 또 보드도 회사가 많이 바빠서 올핸 거의 못탔다.
혼자 일어나서 온천에서 뜨거운 물로 몸을 지진 후 샤워를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자고 있는 맴버들을 깨웠다. 8시 식사 시간에 맞춰야하니 모두들 일어났다.
모두들 씻고 8시 시간을 맞춰서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다.
산장에서의 아침은 매우 풍족했는데 일본인 현지인들은 아침을 그렇게 거~ 하게 먹지 않는다고 한다.
날계란 및 김 그리고 밥과 된장국등 매우 양과 종류가 적었다.
간단히 먹고 우린 잠시 휴식을 한후에 짐을 챙긴 후 네부타 라는 기물을 전시해 놓은 네부타마을 이란 곳을 가기로 했다.
<네부타 시설물이다. 화려함이나 그 크기가 엄청났다. -김세화님 촬영->
네부타 란 철사와 종이로 만든 기물이며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전설상의 인물 및 동물 등을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기물이다.
비시즌이라 그런건지 시간이 아직 이른건지 한산했다.
많은 네부타를 볼 수 있었고 정말 잘만들었다는 생각과 함께 이것을 만들려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지
만든사람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한국으로 돌아가기위해 우린 아오모리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또 언제 시간과 여유가 생겨서 이런곳을 와보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만 더 있었으면... 한번 더 와보고 싶다... 라는 생각만 들뿐이다.
글쎄... 다른곳(다른나라)은 가볼질 않아서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많은 눈과 산악보딩 그리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본음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기에 참 많은걸 보고 배우고
돌아가는 길이라 그런지 기분이 좋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또 만나기를... 핫코다산이여~!
<같이간 원정단 맴버들과 로프웨이를 타기 전에 단체사진. 촬영을 해주시고 사진을 제공해주신 원정단 맴버들에게
감사드리며 가이드를 해주셨던 김수경프로님, 현지에서 추가로 가이드를 해주셨던 사토와 현지인분들...그리고
친절하고 많은 얘기를 해주셨던 산장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뒷발님 촬영->
* 원정을 기획하고 진행해주신 헝그리보더 운영자분들 이하 헝그리보더 서포터와 스탭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원정기간 내내 원정단을 통솔하고 잠시도 캠코더를 놓치않고 촬영해주시고 제공해주신 Clap님께 감사드립니다.
P.S 군에 가기전에 아르바이트해서 원정을 왔었던 종민님.
군에 몸 건강히 잘 다녀오시길 빕니다.
작성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