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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전이던가 예비군 소집훈련 때문에 경기도 모 부대에서 출퇴근 야비군 훈련을 받았습니다.
아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위 만화처럼 당시 예비군 훈련은 장난이었지요. 그냥 회사다니다 하루 월차 내고 쉬는 것처럼요.
그날은 마지막 토요일 6시간 교육만 채우면 되는지라 점심시간에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었습니다.
예비군 훈련부대 장소들은 참 경치가 좋거든요. 소주도 한잔 걸치면서.. 흐 좋다~~
(아.. 당연히 금지사항인데. 뭐 예비군 훈련 마지막이고 원래 마지막날은 슬렁슬렁하니까요..)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원래 군대 짬밥이 차다보면 분위기 묘한 게 온몸으로 느껴지거든요.
거기다 .. 3보이상 뛰지않는다는 병장이 초긴장상태로 뛰어다니는 걸 보며 이상하다고 생각해 불렀습니다.
"김병장 고기하나 먹어~~" 하고 삼겹살과 소주한잔을 건네주었더니.. 먹고나서 하는 말이..
"형님들 어서 치우세요. 헌병대 떴습니다" 라고..
이게 뭔 해괴한 소리인가 들어보니..
오전 교육중에 예비군 동대장( 마을 동네 장교출신 아저씨, = 통장 어르신과 비슷) 과 한 예비군이 시비가 붙었더랩니다.
그러니까 있는 집 자식이라는 양반보고 예비군 동대장이 "제대로 옷좀 입어라. 안들어도 좋으니 앉아 있어라.." 등의
말을 했더니만
"네가 뭔데? "라고 시비걸었다는 군요.
하도 열받아서 동대장 어르신이 반말로. "넌 애비애미도 없냐? " 이랬더니.. 그 X가지 없는 X이 경찰을 불렀답니다..
문제는 경찰이 군부대 안이라서 못들어온다는 거...(나중에 들어보니 동네 시의원 아들 넘이라더군요.)
여기서 문제가 터진게.. 하필이면 예비군 부대를 담당하는 연대장님이 경찰이 온걸 보고
시시비비를 알아보라 했다더군요.
여기서..연대장님의 火 폭발..."야~~ 헌병대 불러!!!"
(이 분이 담달 전역이셨습니다. 예비군 부대는 원래 편한데고 아무 일 없기로 소문난 데인데.
그래서 연대장 이라는 사람의 마지막 퇴역자리로 놀다가 가는 자리라서 화낼 일이 전혀 없는 곳입니다.)
그런 사연을 듣자마자 저랑 동네 후임들은 번개같이 먹던 삼겹살이며 음식이며 깨끗이 치우고
치약과 칫솔 사다가 정비(?)마쳤습니다.
유례없는 차렷 자세로 사태를 지켜보니.. 그 개기던 양반, 결국 헌병대에 잡혀가더군요... 소름이 쫙~~~
예비군 마치고 돌아와서 일요일 저녁 예비군 담당하는 동사무소 병장 만나서 치맥 사주며 후기를 들어보니
항명이라는 죄목으로 영창 1주일 갔다네요..ㅠㅠ
연대장님이 직접 소명서 올려서 빼도박도 못하고 FM대로 처리, 거기다 벌금 100만원 까지 먹었답니다..
ps.
좋은 게 좋은거죠. 그게 도를 넘으면 안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