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나스 Fun 캠프
파란공기 강사님 (이헌진쌤) 라이딩반. (515호)
5명은 지난 1박2일 참 신기한 체험을 했다.
"업과 다운이 동시에 일어나는 턴"
반원 5명이 처음에 이 소리를 들었을때,
이게 뭔 소리여? (물론 머리속으로)
초등 자연(요즘 과학인가?) 시간에 자석을 처음 배운다.
(쌤) N과 S 극은 서로 붙고, N과 N은 밀어냅니다~
(초딩)선생님, 그럼 그럼 N극 을 바닥에 깔고, N 극을 붙인 물체는 공중 부양 되요?
(쌤) 이론은 되는데 실제론 안되요~
6년차 보더,
라이딩 잘 탄다는 소리도 넘들한테서 좀 듣고.
어지간한 이론, 강습동영상들을 마스터해서
숏카빙턴, 간지나는 다이나믹 카빙턴등등 익히 알고 있는데,
슬라이딩턴, 그거?
이미 몇년전에 끝낸건데.....
물론 이런 생각만 한건 아니다. (절 양아치로보진 마시고...ㅎㅎ)
내 나이 46이다.
이 나이에 같이 탈 사람이 없다.
혼자 타다 보니,
아직 한번도 제대로 티칭 받아본적이 없는데,
정말 내가 알고있는게 맞나?
이런 마음에 불쑥 신청했는데,
이게 왠걸, 당첨되어 며칠내내 두근구근 했다.
근데 갈켜준다는 기술이 슬라이딩턴이라....
멋진 카빙턴이면 좋겠는데....
근데, 첫 라이딩을 위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강사님 왈
"업과 다운이 동시에 일어나는 턴"
이란다.
잉?
다들 맨붕표정을 고글뒤에 애써 숨기며
10초간 조용한 리프트 체어.
혹시 가오 잡으려 일부러 말도안되는 기술 용어로 후려치는건가? ㅋㅋ
캠프 하루전 금요일
억수같은 비온뒤 다음날 토요일 상급 챔피온디지상단은
모글과 빙판으로 엉켜있었다.
5명은 '어쩌라고' 하는 맘에 서 있다.
평소에도 모글이 생기는 초입구간
그 아래 빙판들이 여기저기 빨래판처럼 드러내고 있다.
각자의 현재 실력을 보여주는 첫 라이딩.
각기 다른 2~10년차 실력으로 숏턴을 하는데,
속도제어를 위한 스피트체킹엔 여지없이 털털털,
그리곤 쓰윽~엣지체인지 하고 또 다시 털털털.
당연하자나? 다른 잘타는 보더들도
여기선 다 털리는데 뭐~
급사에 빙판,모글인데 어쩌라고?
"날을 쓰지마라. 보드 바닥면을 써라,
토션을 이용하고, 노즈쪽 보드 반장 과 뒤쪽 반장을 분리하라.
노즈테일 앞뒤-엣지가 동시에 닿으면 털린다."
라고 말도안되는 이론을 설파하고
5명 앞에서 시연을 하는데,
헉~
이건 뭐지?
아주편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원하는 스피드로
전혀 털림없이 그 구간을 내려온다.
이상하다.
저기 스피드 체킹에서 틀림없이 털려야 하는데.....
이상하다.
저렇게 타면 스피트가 엄청붙어야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천천히 내려오지?
5명의 뻥진 표정을 보더니
아이처럼 웃으신다.
(참고로 저보다 한살 많으신 파란공기 강사님, 보드만 20년이 넘었단다.)
"오후 3,4시 챔피언 상단바바.
너덜너덜한 모글같은 떡진 상급 슬로프에서는 어쩔겨?
맨날 잘 정설된 슬로프만 있냐?
설탕 더미에서도 편안하게 자세잡고 타고,
갑작스런 모글 더미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라이딩도 알아야지."
날만 세울줄 알았지, 면을 제대로 쓰는 법을 처음 들었다.
제대로된 슬라이딩 턴의 진수를 맛본것이다.
뭐, 장비탓으로 돌리고 싶었다.
강사님은 데크가
100만원이 넘는 Volkl coal XT 158
뵐클 데몬라이더 시니까.
근데, 우짜지.
지금 내 발에도 똑같은 Volkl coal XT 158 이 채워져 있다.
한달전 volkl 시승회때 덜컹 구입했거덩.
첫날밤 한방에 모여,
치킨과 보쌈을 먹으며,
이런 편안하고 효율적인 턴이 생긴 배경과 기술적 이론을 들었다.
다 듣고 나서, 한 반원이 말한게 생각난다.
아마 5명 모두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였기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즌방 선배가 지금 이렇게 이야기 하면, 틀림없이 '구라치고 있네' 라고 생각 했을거라고.
근데 틀림없이 우리 5명은 초전도체로 만들어진
눈위를 나는 양탄자를 목도했다.
어떤 빙판도, 어떤 뭉글어져 떡진 설탕 모글들도
스르륵 미끄러지듯 편안하게 지나가는 양탄자.
할말없다.
부츠안에서 꿈틀대는 발목 놀림과
보드의 Torsional flex 활용,
테일쪽 반장으로 눈을 좌우로 밀어주며 동시에 노즈쪽 반장으로 방향전환,
앞발의 자유로운 스티어링 실전기술을 배웠다.
동영상으로 혼자 배우면 절대 알수 없고
보이지않는 다이나믹한 슬라이딩턴의 정수를 배운것이다.
아~ 이래서 실제로 듣고 배우는 강습이 필요하구나.
근데.....
근데말야,
그걸 순진무구한 초등 1학년생한테 초전도체 만들어보란다. ㅋㅋ
헝글과 엘나스 덕분에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알려주신 노하우 곱씹어 연습하는데, 곤지암엔 상급 슬롭이 없다. 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