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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자마자 얼마 뒤
사업에 실패했던 아버지께서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고
그래서 나는 엄마와 단둘이 살게 되었다
우리에게 빚을 떠넘기려 하지 않으시려고
생을 마감하셨던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끊임없는 채무자들의 협박과 갈취로 우리집은 찢어지게 가난했었다
하지만 엄마는 갖은 고생을 이겨내며 나를 키워내셨다
우리집이 얼마나 가난했냐면
나는 갓난아기때 사진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갓난애기 시절에 그 흔한 카메라도 없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사진 대신 엄마가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 앨범을 장식했다
그림을 잘그리시는건 아니지만
단지....어떻게 해서든지 무언가 형태로 남겨두고 싶어했었다는 것 같다
모든 사진은
정성과 온힘을 다해서 그려져있었고
갓난아기 그림옆엔 늘~
[기분이 안좋을걸까?]라던가 [새근새근 잠들었네요~]라는 코멘트가 붙어져 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4학년때
우연히 집에 들어온 친구들에게 그 앨범을 들키게 되는 바람에
난 학교에서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는데
가난했다는것 때문에 바보취급을 당했다는 억울한 마음이 들어
집에 돌아가자마자 앨범 3개를 전부 갈기갈기 찢어서 쓰레기 통에 버렸다
일을 끝내고 피곤한 기색으로 집으로 돌아온 엄마가
그걸 발견하시곤
주저앉아 울기 시작하셨다
나도 같이 울면서 찢었던 이유를 설명했는데도
내말은 아랑곳 하지 않으시고 주저앉아 하염없이 계속 우시기만 했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어느덧 성인이 되었고
이제 행복한 생활이 시작될줄 알았지만
내가 결혼을 하고 얼마뒤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얼마 뒤 유품을 정리하다가 장롱 깊숙한 곳에서
정성스럽게 쌓여진 의문의 보자기를 풀어보고는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통곡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유리테이프로 정성스럽게 다시 붙여진 나의 그림앨범 3권...
마침 펼쳐진 앨범 그림속에는
밝게 웃고 있는 엄마가 갓난아기인 나를 안고 있었고
그림속 코멘트는 눈물로 얼룩진 상태로
[아빠~ 우리가 포기하지 않게 지켜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죄송해요 엄마~ ㅠㅠ
사실 어버이날이 5월8일이 아니랍니다
365일 어버이날...
부모님께
효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