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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잔 하자"
퇴근무렵..친구가 고민이 있다며 전화를 했다
월요일 화요일 무지막지하게 술로 달린 탓에
아침 출근길에서 잠시 테이프가 끊긴걸 감안한다면
절대 약속을 미뤄야만 했지만
그렇게 하기엔 파바로티가 대중목욕탕안에서 신고산타령을 완창 하듯...
친구의 목소리는 낮게 깔려있었고
이유는 모르지만 왠지 나를 압도하는 기품이 있었다
약속장소로 가는 내내 내 몸은 오징어 마냥 늘어지고 있었고
미친듯 잠은 계속 쏟아졌다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려 불굴의 의지로 버티다가
두어번 무릎이 접히는 바람에 주위사람들을 경악케 했는데
덕분에 내 앞에 앉으신 할아버지가 나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뭐 어쨌든, 무사히 약속장소에 내렸고 친구를 만났다
미칠듯 피곤했는데
희안하게도 청하 석잔이 들어가자
혼미했던 내 정신은 놀랍게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 정도 컨디션이면
세병정도는 너끈히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친구의 고민을 듣고는 다시 피로가 쏟아져 그만 미각을 잃고 말았다
그랬다 여자 문제였다...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