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즌이 다가오니 싱숭생숭해서 지난 시즌 테스트해본 내용을 한번 끄적여 볼까 합니다.


최근 몇 년간 저의 메인 관심사는 더 빠른 엣지 체인지 였습니다.
전향각이던 덕스탠스건 라이딩 기술 자체가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단순히 상급 슬로프에서 카빙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이쁜 라인을 그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스킬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쁘다의 정의 자체가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 보통 강습 할 땐 초/중/상급 레벨에 따라 엣지 체인지를 다르게 가져갑니다.
(카빙 기준이지만 사실 슬라이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초급 : 폴라인에 90도인 거의 정지 상태에서 최대한 뉴트럴 포지션으로
베이스 전체를 슬로프에 붙이고 자연스럽게 직활강 직전까지 기다림
중급 : 스피드 체킹(카운터 로테이션)을 이용한 엣지 체인지
상급 : 상체를 먼저 넘기고 하체와 데크를 최대한 버텨 놓고 한번에 풀어주기


초급에서는 엣지를 빨리 넘기는 것 보다는 정확하게 넘기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크게 상관이 없지만
중급부터는 엣지를 끌어올려 넘기기 때문에 근력과 컨디션에 따라 속도도 타이밍도 좀 제각각이 됩니다.
사실 빠르게 하려면 뭐 던지듯이 엣지를 넘기면 되니까요.


근데 상급부터는 좀 달라집니다
상체를 먼저 넘겨 놓고 최대한 버티다 체인지하는 시점부터 앞으로 쏟아져 내리듯이 달려나가고 싶은데
이게 은근 바인딩 각도에 따라 많이 차이가 납니다.
저의 경우 정확히는 데크에 따라 차이가 났습니다.
그리고 데크에 따라 각도를 다르게 할 수 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탔던 세 데크 Twister / Squash / Ogasaka FC-S 세가지를 비교해 보려 합니다.


1314 Moss Twister 160의 경우 보통 전향각으로 탔습니다.
각도도 다양하게 탔었는데 45/36 부터 더비 올리고 27/9 까지 엥간한 각도는 다 타본 것 같네요.
최종 정착했던 각도는 뒷발만 더비 올리고 36/15도 였습니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다른 데크에 비해 허리가 얇고 엣징 흉내만 내도 빠르게 엣지를 물고 넘어가기 때문에
사실 앞발보단 뒷발 각도의 붓아웃이 늘 고민거리였습니다.


1920 Nitro Squash 163은 극전향 타면서 다쳤던 무릎이 좀 회복되는 시기였기 때문에..
각도를 36/12(대신 허리가 조금 더 넓어 더비는 빼고)로 주로 탔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뭔가 엣지 체인지 하는 시점에서 둔탁한 느낌...
단순히 허리가 넓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왁싱하고 실수로 앞발 각도가 바뀌고 나서야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네요.
36/12에서 30/12로 바꾸니 체인지도 빨라지고 Twister와 거의 비슷한 타이밍에 편하게 체인지가 되었습니다.


2324 Ogasaka FC-S 163W가 지난 시즌 제일 많이 탄 데크인데요...
와이드 데크도 충분히 빠르게 넘길 수 있다는 어느 정도 확신이 생기고 선택한 데크입니다.
개인적으로 뒷발은 약 전향이나 약 덕스탠스로 하는게 프레스 넣기에 제일 좋았기 때문에 넓은 데크를 원했고
앞발의 각도는 데크의 넓이에 따라 어느정도 자유롭게 셋팅해도 타는데 크게 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사실 Wide 버전인데도 불구하고 노즈의 테이퍼트 쉐입이 크지 않아 앞발쪽의 넓이가 그렇게 크지 않은 것도 좋았습니다.
FC-S의 경우 27/-9 or 27/-12도로 주로 탔습니다.

1725295123876-2.jpg




왼쪽부터 
1) 트위스터160 36/15(+더비) 
2) Squash 163 36/12 (확대 사진)
3) Squash 163 30/12
4) FC-S 163W 27/-9


제가 말하고 싶은건 뒷발보다도 앞발의 각도입니다.
흔히 앞쪽 발은 조향을 담당하고 뒷쪽 발은 프레스를 담당한다고 하는데요
앞발(물론 뒷발도 해당이 되긴 합니다)을 지나치게 전향으로 돌려 부츠(결과론적으로는 바인딩)의 끝과 엣지와 거리가 생길 때
엣징의 손실이 생깁니다. (가운데 확대 사진)


노즈쪽에서 테일을 봤을 때 바인딩이 아래 첫 사진처럼 보통은 데크를 가득 채우게 됩니다.

허리가 얇아 붓아웃 날까봐 걱정이지 바인딩이 작은 경우는 잘 없으니까요.
그런데 극전향으로 돌리게 되면, 혹은 뒷발 붓아웃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와이드한 보드를 사용하면

아래의 두번째 같이 바인딩의 끝이 엣지까지 닿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납니다.


1725295123876-0.jpg



거듭 말하지만 초보자 땐 상관 없어요....

한번에 엣지 넘기는 연습을 하는 중급 때도 뭐 약간의 이질감은 있지만 한번에 못 넘겨서 그런가보다...합니다.

그런데 최대한 빠르게 엣지를 밟고 달려나가려고 하면 보드가 밟힙니다. (아래의 우측 그림)


1725295123876-1.jpg




그리고 저기를 밟아서 튀어 나가려면...

저 힘은 실제로 엣징을 더 세우는 방향이 아니라 엣징를 죽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되죠.(폭망)


사실 이만큼 힘의 손실이 나는 경우 자체가 잘 없긴 합니다.

하지만 많은 전향각 라이더들이 (그넘의) 골반을 열기 위해 앞발을 극전향으로 많이들 셋팅합니다.

(누누히 말하지만 앞발 각도와 골반 오픈은 그다지 상관 없습니다....)

그리고 엣지와 바인딩 사이에 틈을 남겨놓고 엣징과 프레스 연습을 합니다...

이렇게 셋팅하면 앞발로는 내가 주는 프레스의 60~70% 밖에 안들어갑니다. 

보드가 그만큼 먹어버리는거죠.

실컷 엣지를 세웠는데 프레스를 주려니 엣징이 죽어버리는 효과도 나겠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뒷발로만 프레스를 주게 되어 뒷발 허벅지만 불타오릅니다...;;;


데페가 전향각 국민 데크인 이유는 (심지어 와이드 버전이라도) 다른 데크보다 허리가 훨씬 얇습니다.

극전향으로 해도 겨우겨우 붓아웃 벗어날 정도라 앞발도 엥간하면 저렇게 틈이 생기지 않아요.


반면 저처럼 와이드 데크를 선호하는 분들은 앞발의 각도와 바인딩 셋팅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컷 뒷발 붓아웃 피하려고 와이드 데크 샀는데 막상 앞발 셋팅 때문에 엣지 체인지가 세월아 네월아 될 수 있거든요.


사실 전향각 타는 분들 중에 앞뒷발 무게중심을 50:50으로 잘 가져가는 분이 흔하지 않습니다.

뒷발에 70% 이상의 힘이 들어가는 분들의 많은 오류가 앞발 각도에서 생깁니다.

해결 방법은

1) 각도를 좀 낮춘다..(보통 36도 아래로 내려가면 엥간해선 다 덮을 수 있음)

2) 더비를 사용한다. 

면적이 큰 더비는 면적을 넓히는 효과도 있지만 

부츠의 높이 만이라도 올려주면 작용점 자체가 변해서 엣징과 프레스에 유리해집니다.

3) 그냥 에어투 카브만 한다....;;;


뒷발 각도에 대해서도 사실 이야기 하고 싶지만 도저히 글로는 풀 자신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뒷발은 최대한 0도에 가깝게 셋팅하는게 프레스를 빠르게 넣고 빼는데 유리하다 라고 생각합니다.(붓아웃이 없다는 가정하에)


지난시즌 JSBA 기선전 입상자들의 바인딩 셋팅을 한번 참고해 보세요~


2위한 니노는 뒷발 0도로 쓰고...

1위한 미즈키는 더비를 올려서 허리가 얇은 데크지만 각도를 좀 낮춘 것으로 보입니다. 

(그냥 제 추측입니다...그냥 편한 각도일 수도,..;;;;)


1725295248772.jpg




작년 휘팍 라커나 복도에 진열된 수많은 보드들을 보니(ㅡㅡ)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뒷발의 붓아웃은 신경 쓰는데 앞발의 보드아웃(?)은 간과하고 계시더라구요.


알파인은 보통 55/50 같이 고각을 쓰고 바인딩과 부츠 자체도 상당히 리프팅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붓아웃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생각보다 붓아웃 잘 생깁니다.

저도 55/50으로 셋팅 했는데도 붓아웃 잡으려고 조금씩 조금씩 앞뒤로 밀고 딱 맞춰 셋팅하느라 고생했거든요.


프리 라이더 분들도 부디 시즌 시작 전 바인딩 체결하면서 앞발만 부츠 신고 바인딩 채워서 한 번씩 테스트 해보세요~

바인딩 각도에 따라 엣징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한번 비교해 보시면 쉽게 이해 되지 싶습니다.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네요!!

다들 시즌까지 몸 건강히 잘 만드시고 즐거운 시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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