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래된 사람 존버드입니다.

그냥 쓰고 싶은 글이 생겨서 매우매우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제가 몇년째 입문용 장비에 대해 일관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1. 역캠버 + 트루트윈

2. 키/몸무게로 나온 정사이즈보다 1-2사이즈 작게

3. 베이스는 느릴수록 좋다



이렇게 딱 3가지입니다.

역캠버 데크는 대부분 플렉스가 소프트하고 역엣지 위험이 적으며

트루트윈은 15, -15로 세팅하고 구피인지 레귤러인지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본인이 레귤러인지 구피인지는 타보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습니다)



정사이즈보다 1-2사이즈(3cm~6cm) 작게 가라는 건,

부담없이 돌려보라는 뜻이구요



느린 베이스를 고르는 이유는,

처음부터 빠른 베이스의 보드를 타게 되면

턴 연습할때 가속 때문에 몸이 움츠러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위 조건을 다 갖춘 데크는

대개 각 브랜드의 최하급 라인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빠른 실력UP의 지름길이 되는거죠.



그런데 요즘은 질문자에게 그놈의 '이중지출'을 걱정하며

처음부터 최상급 데크를 권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훈수 두는 사람들은 정말 가관이더군요.

리플이 쌓일수록 더더더 상급으로 가더니

결국엔 데스페라도가 나오고 엘리미네이터까지 나옵니다.

그돈주고 살바에 차라리 데페를 중고로 사라더군요.

처음엔 '농담인가?' 싶어서 웃고 말았는데

그분들... 진지했습니다-_-;;;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 업그레이드 할 일 없도록 좋은걸 사서 이중지출을 피하좌!!!



근데 일본제나 유럽산 데크 타시는 분들,

그거 사고 나니 정말 데크 바꿀 일이 없던가요?

업그레이드, 옆그레이드, 연식변경 등등

정말 이중지출 없었습니까?



대체 뭐하는 겁니까?

여러분 첫 차로 아반떼급 사려고 할때 주변에서

"그돈이면 차라리 좀더 보태서" 하나씩 훈수 두다가

결국엔 포르쉐를 권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아니면,

오디오 입문하는 사람에게

"어차피 업글할거 이중지출을 피하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탄노이 레퍼런스를 권하면 무슨 소릴 듣게 될까요?



왜 자꾸 돈을 더들여 악수를 두는지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무지 답답합니다.

괜히 비싼거 사서 자기가 레귤러인지 구피인지도 모르고

속도 감당도 안돼서 몸사리기 바쁘고

역엣지 수백번 걸려 눈속에 쳐박히고는

"보드는 나랑 안맞아"

이렇게 되는 꼴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입문할때는 보드가 부서져라

막 이것저것 돌려보고

폴짝폴짝 뛰어댕기고 부딪쳐보고

그래야 실력이 늡니다.



오토바이로 예로들면,

2천만원짜리 경주용 오토바이로 입문해서

겁나서 직진밖에 못타는 사람이랑

시티100이나 고릴라, 에이프같은 바이크로

막 뒷바퀴 락걸어보고 드리프트 해보고

앞바퀴 들어보며 쌩X랄하며 탄 사람이랑

누가 금방 실력이 늘겠습니까?



위에서 말한 3가지 다시 말씀드리자면

1. 역캠버 + 트루트윈

2. 키/몸무게로 나온 정사이즈보다 1-2사이즈 작게

3. 느린 베이스 입니다.

X랄하며 타기에 이보다 좋은 조건이 없습니다.

(어째 쓰다보니 말이 좀...)

누가 무시한다면 실력보고 무시하는거지

장비보고 무시하는 사람 없습니다.

솔까 싸구려장비로 겁나 잘타면 그거야말로 폭풍간지죠.



실제로 싸구려 장비로도 안되는건 없습니다.

심지어 옥X이나 X팡 등에서 파는 풀세트 20-30만원대 싸구려 장비들,

전 그런것도 추천합니다.

요즘은 최저가 장비들도 꽤 상향평준화 되었거든요.



직접 타보고 그런 말씀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전엔 입문시킨 지인이 하도 장비탓을 하길래 제가 바꿔타고 보여줬습니다.

풀세트 30만원짜리였는데 중급자 슬로프에서 칼카빙 잘만 됩니다.

(근데 상급에서는... 솔직히 저걸로 카빙은 자신 없었음-_-;;)



실력이 늘수록 장비를 바꾸는 과정은,

이중지출이라는 말로 '낭비'로 치부할 게 아니라

'본인의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 과정의 즐거움을 뺏지 마세요.

본인의 성향은 본인이 알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데크만 20장 가지고 있는 저도 여전히

다른 장비 구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건 소유욕이라기 보다 "다른 장비의 다른 맛"이 궁금해서인 거죠.



생각해보세요.

데페와 엘리미네이터가 같은 해머에 티탄이지만

성향은 다르고 내 취향에 맞는것도 따로 있지 않나요?



입문 장비를 추천해달라는 말은

길을 알려달라는 뜻이지,

목적지로 데려가달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마저도 틀린 목적지로 자꾸 데려다놓길래 답답해서 써봤습니다.



그럼 몇년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모두 즐보딩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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