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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스키장가자. 보드 좋아해?"
"어, 엉? 보드 하면 나지, 가자 ㅋㅋㅋ"
아. 26년 살아오면서 제일 후회하고 후회했던 말
응 나 보드 잘타 스키장 가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울스포츠라곤 눈썰매, 스케이트가 고작이었던 나
도대체 무슨 객기로 스키장을 좋아하고 보드를 좋아한다 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26년 살아오면서 스키장 한번 못가봤다는게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동생한테 부끄러웠었나보다.
사회초년생이 되었을때.
친구들이 너도 이제 여유되니 가자고 했던 스키장.
시즌권가격에 한번 놀라고, 리프트가격+렌탈비용에 한번 더 놀란 적이있었다.
뭐 이 렇 게 비 싼 거 야 ㅠㅠㅠㅠㅠ
하루반나절 타는데 5만원 렌트비용 2.5만원 밥값 1만원 기타 등등등
이때 난 정말 순수(...)가 아니라 멍청했었나봄
카드사 할인은 신용카드만 되는 줄 알았고 ㅋㅋㅋㅋㅋㅋㅋ
체크카드는 할인 혜택이 없는 줄 .
어쨋든 하루놀고 오기엔 너무나 비싸다 느꼈고
11/12시즌은 스키장의 ㅅ도 구경못해보고 그렇게 지나갔던것 같음
각설하고
그냥 아니, 나 스키장 한번도 못가봤어ㅠㅠ
라고 했으면 좋았을 걸 . 후회하며 친한 동생과 같이 가기로 한날은 점점 다가오고
동생은 계속 언니랑 같이 보드타러 가서 좋다, 빨리 보드타러 가고싶다.
매일 매일 카톡오며 점점 불안하게
아...하나님아버지부처님ㅠㅠㅠㅠㅠㅠ
왜 제가 입방정을 떨어 이러한 시련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날짜가 정해지고 유명소셜쿠폰을 이용해 리프트권과 숙박업소를 구하고
틈만 나면 네이버검색
"초보보드" "초보스노우보드" "초급보드" "보드 타는 법" "보드를 처음 타는데 어떻게 하면 잘 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듯이 검색하며 읽고 보고 읽고 보고 읽고 보고 보고 읽고
이게 말이여 막걸리여, 낙엽은 뭐고 엣지는 뭐고 카빙은 뭐야
으앙아어ㅗ아아아앙아캌아앙ㅇㅇ앜ㅠㅠ
동영상이란 동영상은 죄다 본것같고
진짜 말 그대로
보드를 글로 배웠어요^^*
란걸 몸소 보여줬던 케이스 ㅋㅋㅋ
아무튼 스키장가는 그날까지 열심히 글로 보드를 배우고
나는 평소 운동신경이 미친듯이 좋고 중심도 잘 잡고
아니 뭐든 잘할거야... 잘 할 수 있을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할수있을거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그렇게 떨리는 마음을 안고 처음 가본 스키장 오크밸ㄹ
초보인척 처음오는거 티 안낼려고 무덤덤하게 가긴 했지만
ㅋㅋㅋㅋㅋㅋ얼굴은 평온하게 눈동자는 주변스캔하느라 정신없고
어떤정신으로 리프트권을 끊고 렌탈을 하고 옷을 갈아 입었는지.......
보드는 몇번 타보고 어느정도 타는 줄 알고있는 동생
물론 내 사소한 거짓말 (..)a 때문에 시작된 일이었지만
락커앞에서 신발과 갈아입은 옷을 정리를 하고
보드신발을 신는데 신을 줄 알아야지
대충 인라인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좀 두껍고 바퀴가 없네...
라는 느낌 이렇게하면 될려나.... 속으로 우왕좌왕 겉으론 티도 못내고
괜히 신고온 양말 만지작 거리면서 동생이 하는 모습 눈으로 스캔후 꼼질꼼질 따라하고
렌트한 데크를 들고 입에는 리프트권을 물고 동생을 따라가는ㄷ데
"언니 그건 왜 물고 있어 일루조바"
하면서 입에 물린 리프트권을 옷에다가 리프트권 끊을때 받았던 무언가*..*로 연결해주고
차마 궁금하지만 물어보지 못했던 그것의 정체를 ( 아직도 이름은 모르겠네요 리프트권이랑 옷이랑 연결해주는거 ㅋㅋ)
그때서야 아! 하고 알아챘던...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듯 마치 보드는 몇년타보고 잘타는 사람마냥
초보자용리프트에 올라타고 도착한 정상
리프트는 왜이렇게 무서운건지 두근반세근반 헉헉... 여긴어디 나는누구ㅠㅠ
도착해서 다시한번 빠른스캔 후 데크장착 ( ... ㅋㅋ 다 눈으로 보고 눈치껏 행동함 )
그러고 나서 일어나야 하는데 못일어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일어나는거 배웠는데 내머릿속에 지우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ㅋㅋ거기 앞에 잡고 엉덩이 들고 일어나 다 일어날때까지 손 놓지말고"
아 맞다 ㅋㅋㅋㅋㅋ 그렇지 그랬지 아하
동영상으로 봤다 그랬다 헿ㅎ헤헤헤ㅔ
그렇게 했는데 앞으로 철푸덕
???
잉 이게 아닌데
데굴 반바퀴 돌아서 다시 데크잡고 일어날려는데 철푸덕
이거의 반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러다가 걸리겠다 ㅠㅠ 부끄러워 쪽팔려
그냥 지금이라도 나 보드 한번도 못타봤어 스키장 처음이야ㅠㅠ
라고 고백할까.... 쪽팔림은 잠시뿐이고 내 목숨은 하나인데
라는 생각과 동시에 일어나짐
감개가 무량했......ㅠㅠㅠ으엉우엉ㅇㅇ 내가 보드를 타고 일어났어
그러고 나서 눈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쳐다보고
다리는 살짝 굽히고 슬슬슬
철퍼덕
??
아나 동영상에선 쉬워보이던데 이게 아닌가
한번 일어나보니 두번째 일어나는건 쉬워서 다시 벌떡
그리고 한 1미터도 못가서 앞으로 철퍽
ㅋㅋㅋㅋㅋㅋ헿ㅋㅋㅋㅋㅋㅋㅋ
넘어져도 재밌땅 근데 나 어떻게 내려가지?ㅋㅋㅋㅋㅋㅋ헿
동생은 절반정도 내려가서 있는 나무랑 평지있는 곳에서 날 지켜보고 있고
난 마치 그냥 아무일도 없다는 듯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흔들어줬고
동생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내려감
ㅇ ㅏ.....................집에 가고 싶다.
라는 마음이 뭉게뭉게 솟아날때 쯤
동생의 모습은 세이굿바이 안보이고
이때부턴 좀 쪽팔리더라도 몸으로 배워보자
일어나고 자빠지고 일어나서 좀 내려오다가 자빠지고 쓸리고 미끄러지고
진짜 농담안하고 나는 넘어지고 자빠링하고 엎어지기위해 이 스키장을 왔는가
라는 의문이 들정도로 데크바닥이 눈에 닿는것보다
내 몸이 눈밭에서 뒹구는 시간이 많을정도로 넘어지는데
다시 리프트를 타고 올라온 동생이랑 슬로프 중간쯤 기어갔는지 굴러갔는지 ㅋㅋㅋ
아무튼 만남
"언니! 뭐해 빨리 안오고 ㅋㅋ"
"헿......^*^ 응 먼저가 나 지금 적응 중"
허울좋은 변명 늘어놓고 다시 넘어지기 반복
슬슬 무릎도 엉덩이도 아파오고
진짜 내 자신이 지금 처해진 신세가 한탄스러울때쯤
겨우 도착했고 밑에서 기다리던 동생이 말하길
"언니 또 올라가자 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재밌어"
어...엉 그래
도축당하러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마냥
질질끌려 다시 리프트탑승 하이고ㅠㅠ
아무튼 넘어지고 구르고 엎어지고 하다보니까
무섭다기보단 내가 한심하고 멍청하고 갖은 고생은 사서한다는 느낌이 들고
막 내가 한없이 작아질 무렵
초급슬로프 정상 도착하고 다시 까마득한 저 아래를 보면서
용돈없을때나 찾던 엄마를 찾고............ㅋㅋㅋㅋㅋㅋ
처음 내려갈때랑 별반차이 없이 굴르고 굴르며 아래 도착
다시한번 리프트타고 올라가서 타는데
뭐 이제는 어느정도 넘어지는거에도 익숙해지고
넘어져도 발딱발딱 잘 일어나지고 (///ㅋㅋㅋ)
내려오는 속도도 좀 많이 붙고
아직 한참은 부족하지만 뭔가 발전한 느낌
자신감이 생기고 동영상과 글로만 배웠던 낙엽!
그 낙엽!!!!!!!!!!!!!!!!!!!!!!을 흉내내며 ( 두세번 왔다갔다 하고 자빠링이었지만ㅋㅋ )
도착
밑에서 기다리던 동생
"올ㅋ 언니 이제 감좀잡았나보네, 중급가자 ㅋㅋㅋㅋㅋ"
ㅑ야이녀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 ; 쓰다보니가 엄청 길어졌네요 출근시간 ㅠㅠ...
한번에 다 쓰고 싶었는데
아무튼 짧게 요약하면
25-6년 살면서 보드한번 안타봄
보드타봤다고 거짓말침
글로 보드배우고 몸으로 때우며 보드를 배움
초급 3번타고 중급 끌려감
재작년에 돌아가신 할머니 만날 뻔 함
다시 초급으로 돌아옴
역시나 굴르며 보드탐
시간다되서 집으로 오는 버스안
"언니 보드타는거 처음인 줄 알았는데ㅋㅋㅋ
그렇게 넘어지고 엎어지는데 계속 일어나는거 보고
혼자 탈려는거 보니까 기특했어
거기다 눈만난 개마냥 신나보이기까지"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알았으면 모르는 척 좀 알려주던가 망할..
다음날 몸살크리 근데 재밌어 또 가고싶어.
그리고 29-30 다시 그 동생이랑 스키장 가네요 ㅋㅋㅋㅋㅋㅋ
이번엔 웰리힐리로 가요
오크밸리에서 기억은 넘어지고 굴른 기억뿐이지만
이번에 웰리힐리가서는 동생한테 많이 배우고 올려구요
오밸 다녀온 뒤 동생이랑 술한잔 하면서
사실 거짓말친거 미안하다구 쪽팔리고 쪽팔렸다구
동생은 또 생초짜인거 알면서도 뭐가 하려는 의지가 보여서
차마 먼저 언니 초보지? 하면서 알려줄 수 없었다며
........
이게뭐야
ㅋㅋ어떻게 마무리 지을까요
살려줏메...ㅠㅠ
뭐든 즐기면서 하면 다 되는 것 같아요
진작 포기하고 동생한테 배웠더라면 좀 더 편하게 보드 배우고 탔을진 모르겠지만
오히려 넘어지고 자빠지는 걸 더 많이 했는지 몰라도
겁도 안나고 객기때문에 더 할려고 의지가 불타올랐던지도
영상기타->영상방에 있는 이름모를 멋진 스킬들을 보여준 분들처럼
곧 그렇게 타길 기대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9일30일 초급슬롭 내지 중급슬롭에서 미친듯이 굴르고 자빠링하는
쪼매난 여자애 하나보면 아는척 해주세여..........
헿
마무리가 훈훈하지 못하였다. 살려줏소서ㅠ
그래도 저보단 낳으시네욤...저는 작년에 처음 배웠는데..
일어나는데 1시간 앞으로 일어나질 못해서
결국 뒤로 일어났고...앞으로 낙옆을 하질못해 뒤로만 계속 내려왔답니다.ㅠ
1시간만에 버림받고 혼자 뒤로만 4시간동안 엣지연습만 한 기억이 나네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