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내 매직은커녕 봉평터널을 지나서도 영상 10도, 속사IC 근처부터 영상 4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빗줄기. 눈 예보 보고 온 건데 설마 비 오나? 했더니, 대관령IC 1km를 앞두고 극적으로 눈으로 바뀌더군요. 오늘은 용평 매직!
오후 기준 베이스는 0도 안팎, 정상은 -1.7도 전후. 함박눈을 기대했는데, 전혀 기대에 못 미치는 가루눈. 설질은 단단한 떡눈이라 놀기에는 좋지만 체력 소모 심해요. 정상부터 해발 1100m 선까지 구름(안개) 가득, 렌파 아이스는 없었지만 범프마저 제법 단단합니다. 쇼츠 좀 찍어보려다 엎어졌더니 아프네요.
2주 전 옆에 지나가던 스키어가 자기 자녀한테 하던 말이 떠오릅니다. '저런 거(영상) 찍는 놈들은 자기가 잘 타는 걸 자랑하려고 찍는 거야' 저는 자랑 용도도 아니고 관광 용도로 찍다 넘어지기까지 하니 슬픈데요.
그린 주차장에 여유도 있고, 리프트나 케이블카에 혼자 타고 가기도 하고. 요 몇 년 사이 제가 다닌 날 중에는 가장 조용한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용평에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감 직전 렌파 상단 구름도 짙어지고 눈꽃도 별로 안 예쁘고 해서 발왕산 정상 관광 없이 종료. 늘 오후만 타다가 내일은 간만에 오전만 탈 일정인데, 간밤에 눈이 좀 많이 오면 좋겠습니다. 체력만 되면 렌파 뺑뺑이가 최고일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