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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 몇몇 검사 소견은 단순 염증외 아무 징후가 없었고,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온
8월 두 번째 월요일(8/10)에 입원, 다음 주 월요일(8/17)에 세상을 달리하시네요.
암의 일종이기는 한데 워낙 특이하고 빠르게 진행되었기에 진단이 따라가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치료는 시도조차 해 보지도 못하고 진통제만 투여한 꼴이 되었어요.
입원한 지 불과 삼일인 목요일에 내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시던 상황을 참작하면,
나중에 한마디(네 글자)나마 또렷한 평소 목소리로 들었으니 다행이라 할 밖에요.
유언까지는 아니어도, 아버님께서는 화장을 말씀하신 일이 있었으나, 어머님께서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시기에, 떠나신 날 매장으로 결정. 다음 날 새벽에 매장지
두 곳 답사해서 알아보고, 삼 일째에 묻어 드렸네요. 이틀 뒤에는 삼우제 지냈고.
부모님께서는 불교를 종교로 갖고 계시니, 언제나 좋아하시고 자주 찾던 북한산(
제가 5살 때 아버지와 처음으로 갔던 산이 북한산) 자락의 사찰에 49제 모셨어요.
그 연세 그 시절에 암벽 등반하시던 그 인수봉. 저 역시도 눈물 나게 좋아하는 곳.
돌이켜 보니, 식구 전체가 함께 놀이동산에 가 본 적도, 휴가를 간 기억도 없네요.
제가 다섯 살이고 큰누나가 중학교 들어가던 해부터 가족 산행을 다닌 것이 전부.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려니 정신없네요, 외아들이자 미혼이라는 게 이런 것인지.
친손주 하나 안아 보고 싶으셨을 텐데, 불효자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남자인 저로서는 딸이 어머니를 보내는 것이 어떤 일인지 결코 알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들이 아버지를 여의는 것을 하늘이 무너진다고 말하는 의미는 와 닿네요.
문상을 다닐 때는 내가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었건만, 처지가 바뀌고 보니
마음 써 주신 한분 한분이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