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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이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은 아닐테지만 그냥 제 맘대로ㅎㅎ
잘 정설해놓은 오땡,야땡은 누구나 좋아할테지만,
전 그때를 제외하면 오후 타임 끝나기전 30~1시간 사이 시간대에 타는걸 정말 좋아합니다.
웰팍은 주간종료가 4시 30분인데 주간인파가 오후 3시 30분 즈음부터 확 빠져서 사람이 줄어들기도하고,
낮에 녹았던 눈이 슬로프에 그늘이 들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설면이 살짝 얼어드는 시점이 그 시간대이기도하죠.
활주력이 좋아지기도하고 해뜬 한낮보다 설질이 좋아지는 시점이기도하고,
묘하게 기분이 업되기도합니다.
전 그렇습니다.다른분들은 어떤진 모르겠지만ㅋ
4시 25분에 마지막 리프트를 타고 사람없는 슬로프를 내려다보며 마지락 런을 할땐 묘한 짜릿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웰팍 올해부터 8시 30분에 하던 오땡이 9시로 늦춰지고 주간종료가 30분 늦춰진 17시가 아닌 기존 16시 30분으로 그대로 유지되면서 실질적으로 30분 줄어든 운영시간에 저만 불만가진건 아니죠?ㅋㅋㅋ)
2015년 밴쿠버 2년 살며 시즌권으로 휘슬러를 50회 정도 갔지만, 늘 최상의 보딩을 즐기진 못했습니다.
기온, 시야, 혼잡도, 적설량과 시기등등...늘 뭔가 하나가 만족스럽지 않았죠.
그런데 어느 날 폭설이 온 다음 날, 해가 쨍~!! 하니 뜨고, 사람도 없는 오전에 갔는데,
소리도 마찰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르륵~~~ 보드가 미끄러져 내려 갈때... 영혼의 오르가즘을 느꼈습니다.
내가 나를 잊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듯한.... 망상급 만족감.. ㅜ.ㅜ
뽕 맞은 놈은 술로 만족 못 한다더니.. 그 후로 보드 재밌게 타 본 기억이 없음. 요샌 테니스에 미쳐서 산다는 ㅎㅎㅎㅎ
저도 그 자연과 하나되는 느낌 2020년 3월 첫쨰주 북해도 루스츠에서 겪어봤는데요.
북해도 직항노선 사라지기 2일전에 1일 적설량 1m에 도로 완전 마비되서 샷포르에서 차도 못오는 상황.
코로나로 직항노선 곧 사라져서 해외관광객도 거의 없는 수준이고 슬로프에는 사람 구경하기도 힘들어서
굳이 트리런 할필요 없이 슬로프에서 깊게 쌓인 눈을 하루종일 탔는데요.
사람이 없다보니 주간 이스트 리프트 마감까지 아무도 안탄 슬로프만 주구장창 탄 기억이 있습니다.
적설량 때문에 소리도 안나고 마찰도 안느껴지고 주위에 사람은 아무도 없고 보드에 눈은 흩뿌려지는 극상 파우더
아마 코로나라는 1세기에 1번 겪을까 말까한 이유로 아마 다시는 겪지못할 경험을 전 한거 같습니다.
휘팍에서 야간 탈 때였어요. 전향 연습 중이었거든요. 전중후, 시선, 상체리딩 등등 머리 속에 이런저런 주문을 걸어 놓고 디지 뺑뺑이를 하는 중이었는데 어느 런 때 갑자기 생각이라는 게 싹 사라진 채 정말 고요하게 내려왔어요. 주변에 사람도 하나 없어서 슬로프와 나만 존재하는? 물아일체 같은?
턴이 터지지도 않아서 리프트 앞에 와서 퍼뜩 정신이 들었던? 기억이 나요. 전 그걸 무념무상 런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야간을 타다 보면 딱 한 번씩 그런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때가 골든타임이었던 거 같아요. ^^;;;
때에 따른 골든 타임은 없고... 조건이 맞으면 인상 깊었던 때는 있었습니다.
나에게 맞을까 걱정반 두려움 반에 새장비가 너무나 찰떡같이 내가 생각했던대로 움직일때.
말씀하신 바와 같이 라이더들 쫙 빠진 오후 막타임 혼자 질주할때..
가장 최근에는 무주 마지막날
점심때 먹은 막걸리 취기가 약간 올라 기분도 알딸딸하고..
비에 흠뻑 젖은 상태로 슬로프에 아무도 없고, 진눈깨비 온몸으로 맞으면서 막런하던 그때...
꽤 오래 기억날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