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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의 살아있는 암모나이트 개츠비 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유행시키기 전부터 스노보드를 타왔고, 전공이 사학과라
누구보다도 이쪽의 트랜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간단히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1. 컴배콤 시절 (95/96~99/00)
- 엠넷에 종종 서태지와 아이들이 스노보드를 타는 영상을 보고 시작한 제1의 르네상스라고
일컫고 싶은 시절입니다.
알파인을 제외한 스노보드 데크는 단 두가지만 존재하던 때입니다.
디렉셔널 트윈이냐, 트루 트윈이냐의 차이점만 존재하였습니다.
저처럼 베이스가 신터드인지 익스트루디드인지 파이버가 바이악스인지 트라이악스인지
....코어는 대부분 포플러 단일품종 코어라서 코어에 관련한 차이점은 크게 변동이 없었습니다.
단, 저렴한 중국이나 대만산 렌탈 데크들은 코어에 나무가 아닌 톱밥을 넣는 경우도 있었죠.
더 저렴한 건 그냉 플라스틱 판떼기 데크도 있었구요.
라이딩에는 디렉트윈에 단단한 데크, 파크, 파이프에는 트루트윈에 말랑한 데크....
이렇게 두 부류만 존재하던 시절이었죠.
IMF때라서 장비값도 엄청 비쌌고, 강남에 몇몇 샾들은 멋모르는 고객들 눈탱이 치던 때였습니다.
저도 눈탱이 맞았던 기억이.......(나중에 눈탱이 친 그 직원은 모 샵사장이 되었쥬....본인은 기억 못한다 하지만)
2. 버튼과 살로몬이 지배할 때.(00/01~03/04)
- 버튼에서는 드래곤이라는 하이엔드 디렉트윈 정캠버 데크가 00/01~02/03 이렇게 3시즌 동안 나오고,
살로몬에서는 메이드인 독일........다니엘 프랭크 프로모델과 데피니션이라는 디렉트윈 정캠버 모델이 나옵니다.
특히 살로몬은 업계 최초로 피텍스 4000 그라파이트 갈륨이라는 레이싱 베이스를 탑재 하였습니다. (보더크로스의
황태자 션 팔머사장의 스노보드도 이런 그라파이트 레이싱 베이스로 만들었쥬)
버튼 커스텀X 도 03/04에 출시되었고, 버튼 설계자였던 폴 마라베츠 사장님의 롬 스노보드는 02/03에
탄생되어 수입 되었지만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03/04부터 유명해집니다.
고객들도 신터드, 익스트루디드 베이스를 구분하기 시작하고......디렉트윈 트루트윈등을 이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3. 비발디가 쏘아올린 작은 공 시절 (04/05)
- 비발디 파크에서 심철이라는 새로운 마케팅을 하였습니다. TTL 할인까지 받으면, 저녁 10시부터 새벽5시반까지
렌탈, 버스, 리프트 티켓까지 단돈 3만원으로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저녁 12시 까지 비발디파크
주차장부터 단월명성 터널까지 버스가 막히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대략 10년 동안은
제2의 스노보드 르네상스 시절이었고, 많은 분들이 스노보딩을 시작하였고.........그렇게 스노보드를 접한 분들이
매니아가 되어 장비도 엄청 많이 팔렸습니다. 브랜드에 따지지 않고 샵에서 주면 사가는 시절이었고, 샵들도
큰 호황을 이루었습니다.
헝그리보더에도 신규 유져들이 엄청 늘어났쥬.
이때 캐피타 스노보드가 처음으로 선보이고, 롬도 제가 라이더를 할때 인기가 많아졌고, 사피언트라는 명기 브랜드도
탄생하였고, 여러 국내 브랜드들이 나타났다가 바로 사라지긴 했습니다. 7년전에 사라진 버즈런은 이때
오스트리아 GST공장에서 만들었었는데 엄청 좋은 데크들이 많았습니다.
2001년즘 K2 그룹 (K2, 라이드, 뵐클)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렌탈 보드만 만들던 중국은
브랜드 데크들도 만들게 되었죠.
그러나 2012~2013년 오스트리아 GST와 오스트리아 Elan 공장이 연이어 문을 닫고, 엘란 공장은
한동안 캐피타가 인수해서 공장을 돌렸지만 캐피타는 마더쉽이라는 수력발전 공장을 신설하여 이전하게 됩니다.
4. 스노보드 부머시대 (2000년대 중반 ~ 2010년 초반)
어지간한 프리스타일, 라이딩 데크들의 중상급 모델들이 백만원 안팎으로 왔다갔다 했었지만,
많은 브랜드들이 중국으로 이전을 하면서 가격이 2~30%는 저렴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살로몬은 독일 -> 튀니지 니데커 공장을 거쳐 중국으로 이전하였죠.
코어같은 경우는 값이 싼 대나무를 섞어서 사용하기 시작했구요. K2의 밤부야 코어~!
(대나무가 저렴하고 낭창하지만 탄성이 아주 좋아서 그라운드 트릭이나 프리스타일용 코어에 섞으면 아주 좋습니다.)
이때 많은 젊은이들이 스노보드를 시작하게 되었고, 각종 2030 동호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게 되었죠.
장비들은 W캠버, M캠버, 플랫캠버, 정캠버 등등 아주 다양화가 되었고 엣지도 살로몬의
이퀄라이져, 니데커의 얼트메이트 그립, 얼티메이트 트랙션, 머빈스 팩토리의 마그네 트랙션 등등...
직선과 곡선들을 함께 버무린 다양한 엣지의 형상들이 출현하게 됩니다.
5. 햄머헤드의 Era.(2011년 이후 ~ 지금까지)
바야흐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햄머헤드의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본디 햄머헤드는 보더크로스를 위해 만들어진 디렉트윈 정캠버 + 알파인 스노보드의 하이브리드
보드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런 데크들로 알파인 처럼 타기 시작했고 그것이 우리나라에
넘어와 대유행을 타면서 반대로 몇년전부터 미국에 Soft Boot Carver라고 통칭되게 됩니다.
이 햄머헤드가 유행을 하면서 카빙은 제대로 정형화가 되고, 다양해 지고, 강호문파들 처럼
그 스타일들이 다양하게 되었죠. 하지만 값비싼 장비값 때문에 젊은 사람들의 스노보드 진입장벽이
높아진것은 사실 입니다. 예전에는 파이프에 좋은 데크가 카빙에 좋은 데크였지만요.
많은 보드샵들이 앞다퉈 햄머헤드를 수입하여 판매하게 되었죠.
고객들은 대부분 짬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인지라 그 데크의 사이드컷, 허리폭, 베이스 소재 등등을
따지며 무엇보다도 브랜드에 대해 많이 따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만큼 얇아져 가는 고객유치에 판매샵들도 경쟁이 심화되었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햄머헤드가 득세하는 이 현실을 반갑게 보지를 않습니다.
높은 진입장벽으로 스노보더의 저변력이 약해졌고, 스키장과 샵들은 줄줄이 폐업하고,
액션 스포츠는 온라인 게임에 뒤쳐지고 있는 것은 작금의 현실이기 때문이죠.
6. 보드문화와 스노보드 장비의 미래
- 저를 비롯한 스노보더들은 나이를 먹어가고, 새로운 영블러드들은 영입이 안되고 있고,
스키장은 그저 휴일날 눈밟고 똑같은 칼질만 하다가 (간혹 그라운드 트릭도 섞어서 하는 분들도 있지만)
오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스키장은 스키장대로 파크, 파이프를 축소시키고, 인원이나 장비들을 투입시키지 않죠.
스노보드가 부흥을 타게 된것은 젊은 스노보더들을 다양한 열정 때문이었는데....다시 열정을 확
불태워줄 놀거리가 없게 되었습니다.
다시 젊은이들이 스키장을 찾게 만들기 위해서는 매너리즘을 버리고, 다양한 "벽타기" 같은
기물들로 채워진 슬로프가 등장하고, 그에 잘 맞고 현실적인 가격의 장비들이 선전을 해야 합니다.
넘어지고 떨어져도 큰 부상이 없는......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놀수 있는 그런 슬로프 말이죠.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SNS에서는 "나는 이렇게 썰었다." 를
"우리들은 이렇게 뛰고 썰고 즐겁게 놀았다."로 SNS에 자랑을 하겠죠.
물론 저처럼 나이가 들고 몸이 예전같지가 않아서 카빙의 비중이 높아진 분들도
많겠지만......영블러드들은 어지간한 카빙을 알게 되면, 그트도 해보고, 미니킥도
타보고 벽도 타보고 이리저리 경험하는 것이 훨씬 즐겁지 않을까 합니다.
카빙이 스노보드의 처음과 끝은 절대 아니니까요.
카빙을 스노보드를 다양하게 잘 타기위한 필수 요소이지 처음과 끝이 아닙니다.
저는 눈이 얼어 딱딱할때는 벤딩턴으로 카빙을 썰고, 몸이 풀리면 파크와 파이프를 타다가,
하산할 때가 되면 이리저리 라이딩을 하다가 그라운드 트릭을 휙휙 돌리면서 마감했던적이 가장 그립네요.
그리고 그랬던 장비는 버튼 커스텀, 롬앤썸, 사피언트 PNB시리즈 등등이었는데 말이죠.
근 20년동안 처음 절반은 스노보더 인구들이 대량으로 늘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인구들이 대량으로 줄었습니다.
게임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매너리즘에 사로잡힌 우리세대에서
더 즐겁고 부담없이 놀만한 새로운 길로 인도 못한것이 아닐까 하는.......송구스러움도 있습니다.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즌별로 그런 히스토리들을 다 기억하신다면
아예 시즌 시리즈 연재를 해보시는게 어떠세요?ㅋㅋㅋ 재밌을거같은데요 ㅋㅋㅋ
19/20 시즌 - 코로나로 스키장 텅텅빔, 전향각 카빙이 여전한 대세
20/21 시즌 -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사람들 스키장으로 모여 인산인해, 전향각 카빙을 마스터한 사람들 카빙트릭까지 점점 수준이 올라가는중, 하프파이프가 국내에서 사라질뻔했으나 휘팍에서 명맥유지중 (초중급자분들이 타기좋게 만들었다카더라)
저는 아는게 이정도라 한줄로 되지만 캐츠비님은 글도 잘쓰시고 재밌게 쓰시니 저는 시리즈물 찬성입니다 ㅋㅋㅋㅋ
슬로프 붐비는 건 싫지만 그래도 스노보드 붐이 다시 일면 좋겠어요
BTS멤버 중 하나가 스노보드 취미로 갖게라도 되길 기원하는 요즘입니다ㅋㅋ
와~~~~문워커를 아시다니.......제2의 르네상스 시대이시군요.
저도 X3 시즌권인데 잼나게 타고 있습니다.
딸내미에게 아빠 타는 모습을 보여주니 쪼금 달리 보고 있네요 ㅎㅎㅎ
D.O가 그나마 좀 편하게 탈 수 있는 햄머라서 금방 적응이 되실 거에요.
내년에도 혁신하여 예전과 다른 얼로이를 선보여드리겠습니다.
스노보드를 좀더 다양하게 탈 수 있는 슬로프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제가 운영자라면 벽을 파크화로 만들어서 거기서 간단하게 허리~가슴까지
높이의 점프가 가능하여 540랑 플립 정도는 돌릴 수 있게끔 만들고 싶네요.
프로들은 몸풀기로 거기서 타고, 아마추어들은 거기서 프로들이 하는 것을
따라서 배우면서 타고.....
보더 15년차에 시즌방 풀상주 5년 보더입니다.
노브랜드 보드복 1세대 옷 아직 창고에 처박혀있습니다 이사할때 한번 펼쳐봤는데 감회가 세로웠네요 ㅋㅋㅋ
처음 보드를 접했을땐 진짜 친목을 위한 스키장이었는데 만남의 장소였고.... 어느순간 부터 다들 실력들이 늘면서 자세니 실력이니 이런것들을 따지게 되고 누구 자세가 맞다느니 이런것 때문에 말다툼하게 되고 이런것에 회의감이 느껴지고 그랬었죠... 지금은 쉬고있지만 처음 보드를 접하고 처음 알리 성공했을때 같이 기뻐해줬던 때가 생각나네요. 첫번째 장비는 막데크였는데 기억이 안나고.. 두번째가 사피엔트 레볼루션 세번째가 진공사무라이 네번째가 캐논볼 다섯번째가 더크로스
봉주르는 많이 들어봤는데.....가본적이 가물가물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