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한번은 여자사람이 스윽 지나가는 말로

 

"머리를 길러서 귀를 덮어 버리면 참 이쁘겠어요"란 한마디에

 

조선시대때 셔플댄스를 가미한 현란한 칼춤으로 아낙네의 가슴에 불을 지폈던

 

망나니처럼 한번 길러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이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였다

 

어느정도 머리카락이 자라서 내 귀에 맞닿을 즈음

 

스쳐부는 봄바람에 흩날리던 머리카락은

 

문득 유난히 마늘을 좋아하던 첫사랑 혜진이의 콧바람만큼이나 내 귀를 간지렵혔다


 

 

 

그 간지러움에

 

급기야 길을 걷다 혼자 부르르 떨기도 했고

 

미친사람마냥 혼자 히죽히죽 웃기도 했으니 말이다

 

 

 

 

머리카락만 기르면 나도 잘생겨질 수 있을꺼라고 굳게 믿던 어느날

 

길을 걷다 우연히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은

 

흡사 한달동안 씻지못한 서울역 노숙자의 모습과 닮아있었고

 

아무런 재제없이 당장이라도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체에서 점심한끼 거뜬히 해결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머리가 붕 뜬 상태로 출근을 했다가

 

퇴근할때즈음 겨우 진정된 머리상태로

 

집앞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고를 요량으로

 

옆머리를 조금만 잘라주세요~라고 말을 했는데

 

 

 

 

금방이라도 세렝게티 초원에서

 

맨손으로 사자를 때려 잡을것 같은 원주민의 뽀글머리로

 

빠마를 한 미용실 원장은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옆머리를 조금만 남기고 바짝 잘라주었다

 

 

 

 

오히려 모히칸스크레치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모습에

 

한껏 멋을 낸 김씨 할아버지 빽구두에 똥밟은 표정으로

 

"으즈므니 그긴 즈르지 믈르그 흐쓸튼드"가 빙의되어

 

혼잣말로 어벙벙하게 주춤주춤 따졌더니

 

 

 

 

왠일인지 환한 표정으로 밝게 웃으며

 

머리통을 한대 톡 때리더니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고 딱 짤라 말하는 모습에 큰 깨달음을 얻고는

 

집에서 라면 끓여먹고 잤음. 끗

 

 

 

 

 

 

 

 

 2.jpg

 

첨부
엮인글 :

순규하앍~♡

2012.03.29 11:58:12
*.236.19.101

저도 얼마전에 망나니 스타일을 벗어나고자 미용실에가서 잠깐 졸았는데 -

눈떠보니 웬 어리버리 이등병이...ㄷㄷㄷ;;;;

으즈므니 그긴 즈르지 믈르그 흐쓸튼드!!!!

안씻으면지상열

2012.03.29 13:02:32
*.20.182.165

그래도 주무셨으니 다행임

순간 후두둑하고 떨어지는 머리카락에

망연자실했던 모습이 더 짜릿함

읭?

clous

2012.03.29 12:13:58
*.140.59.16

아.. 그래서 내가 어떤 머리를 해도 이상한거구나.... ㅠㅠ

안씻으면지상열

2012.03.29 13:04:36
*.20.182.165

그래도 다행임

저는 뒷통수에 땜통까지 있는데...

짧게 되었으니

ㅋㅋㅋ거울보면 완전 빵터져요

읭?

마른개구리

2012.03.29 12:18:35
*.103.9.81

아....요즘은 머리모양보다는 머리숱 양이 더 중요 하다는거를 절실히 느끼고.....ㅠ ㅜ

안씻으면지상열

2012.03.29 13:05:40
*.20.182.165

아 공감 ㅜㅜ

언제 날잡아서

같이 손잡고 하이모에 상담하러 가요 ㅠㅠ

DandyKim

2012.03.29 12:26:56
*.39.92.4

사진ㅋㅋㅋㅋㅋㅋ 저도 라면 끓여먹고 자고싶구뇽

안씻으면지상열

2012.03.29 13:06:47
*.20.182.165

라면 먹고 바로 자면

살쪄요~


심지어 머리통에도...살이..붙더라는...

아;;

드리프트턴

2012.03.29 12:47:13
*.37.9.78

문득 유난히 마늘을 좋아하던 첫사랑 혜진이에 대한 얘기도 해주세요~~ 뿌잉뿌잉~~~!!!

안씻으면지상열

2012.03.29 13:07:50
*.20.182.165

첫사랑 혜진이 얘기는

오래전에 이미 했었어요...



참고요~

http://hungryboarder.com/8815522

달다구리

2012.03.29 13:35:11
*.150.214.26

패완얼.. ㅠㅠ

달다구리

2012.03.29 13:35:11
*.150.214.26

패완얼.. ㅠㅠ

그냥총각

2012.03.29 16:19:40
*.226.222.22

짧게 자르셨다면 군대를 ,..아..아닙니다

꿈을꾸는

2012.03.30 11:23:38
*.222.213.70

결국 모든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꺼억꺼억.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sort 조회 수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58] Rider 2017-03-14 42 179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