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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네요 7월인가? 해서 달력봤더니 이게 왠걸 아직 6월이네?
니미 시부럴 겨울에 생각만큼 안추워서 눈 안내리고 비내렸으면
양심적으로 여름도 생각만큼 덥지 말아야지.... 기후변화고 나발이고 매너플레이좀 합시다.
각설하고, 역대 가장 더운 6월이다 뭐다 해서 날도 더워지니 좀 시원한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사실 경험담이고요 워낙에 신기한 경험이라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사실 좀 긴가 민가 합니다.
내가 헛것을 본것일수도 있고.... 졸음운전일수도 있고.... 뭐 암튼 그래요..
그래도 가끔 그때일이 불현듯 생각이 날때면 정수리가 찌릿찌릿해지는게 뭔가 있긴 있던거 같아요
날짜도 기억합니다. 24년 올해 2월 8일이었어요 설연휴때 서로 솔플하자고 가족들에게 선언하고
용평간날이었으니까요...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별로 춥지 않던 올초 겨울이었지만 유독 설연휴는 추웠습니다.
용평은 폭설이었고요 퇴근후 차끌고 바로 달려가서 정말 신나게 보딩을 했습죠
야간 라이딩을 했는데 진짜 너무 아쉬웠던 거에요...
용평은 야간에는 오픈슬로프가 진짜 적으니까요 골드 정도가 길게 탈수 있었지만
생각외로 일찍 클로즈 했던 상태고 메가그린만 주구장창 타는데 아쉬운건 어쩔수 없더군요
다음날부터는 설연휴라 용평의 스키어 러쉬는 익히 알았으니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그냥 하이원 갈까?'
정말 뜬금없는거 같지만 사실 이유가 있던게,
퇴근후에 하이원이냐 용평이냐 이지선다에서 진짜 수백번 고민하면서 결국 용평오긴 했는데 하이원이 못내 아쉬웠거든요
용평 설질이 이리 좋으니 하이원도 좋을거라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고 하이원가기로 결심합니다.
시간은 용평 폐장시간이 훌쩍 지난 새벽1시쯤...
구조변경신청으로 스타렉스를 침상개조한상태고 무시동히터와 맥스팬이 있어서
여차하면 길거리 세워놓고 자도 된다는 생각이었으니까요
눈내려서 길이 꽁꽁 언 새벽에 용평에서 하이원까지 장장 100키로의 대장정을 결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7시간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정말정말 가는길이 힘들었어요
길이 너무 꽁꽁얼어서 바퀴도 헛돌고 가로등 같은게 전혀 없어서 길이 너무 어두웠거든요
게다가 새벽이라 저 거리를 가면서 차를 딱 3대 봤습니다. 근데 오히려 차가 지나가는게 무서웠어요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이라이트가 이제 시작되는데.... 문제는 이구간에서 발생했습니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여서 잘 모르겠는데 네이버 맵으로 보니까 대략 백석폭포 이전쯤부터일거에요
길은 안보이지, 뒷바퀴는 얼어서 자꾸 미끄러지지, 무서워서 속력은 안나지...
답답함과 무서움으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데
저~어기 앞 지상에서 5미터 정도 위에서 왠 하얀 천같은게 펄럭거리더라구요
처음에는 현수막이 떨어진줄 알았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가려고 했었죠
노면이 어둡고 안보여서 신경을 길에만 집중한 상태라 아래쪽만 보고 있어서 깨닫는게 한참 지나고 였는데...
문득 눈을 들어위를 보니 저 앞에 있던 현수막이 계속 같은거리의 앞쪽에 있는거였어요
현수막이 펄럭거리는거였으면 난 운전하고 있으니까 분명히 지나갔어야 했는데
계속 똑같은 거리의 앞쪽에 있었단 말이죠
나는 처음에 내가 엑셀을 안밟고 그냥 서있었나 하고 생각했어요
근데 나는 계속 길을 가고 있었던 말이죠.....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더군요....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살짝 졸려서 비몽사몽했었는데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면서 머리가 찌릿찌릿해지면서 말짱해지더군요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너무 무섭고 패닉상태라 내려서 확인해볼 생각은 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그냥 멈추면 또 뭔일이 생길지 몰라서 브레이크도 밟지 못했고
그냥 눈만 부릅뜨면서 천천히 주행만 할뿐이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유튜브 음악 들으면서 가고 있었는데 볼륨 최대로 하면서 가고 있었어요
이변을 눈치채고도 한참을 주행하는데 그 허연(?)건 여전히 같은 거리를 유지중이었습니다.
돌려서 용평으로 갈까 생각도 했는데 그랬다가는 뒤통수가 너무 찌릿할거 같아서
차라리 눈앞에 두는게 낫겠다 싶은 마음에 계속 갈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패닉에 빠진채로 한참을 달렸습니다.
뒷바퀴가 미끄러운지 길이 안보이는지 그런건 이제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사실 5미터 높이의 공중에 떠있는걸 계속 봐야했으니 길노면을 볼 시간도 없었죠
눈앞의 저 허연(?)것밖에 안보였어요 눈깜빡이거나 다른데 쳐다보는순간 내옆에 올거 같았습니다.
한참을 달려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나중에 지도로 확인해보니 나전리 더군요
그래도 민가가 좀 보여서 저 멀리서부터 빛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안심이 되더라구요
'저쪽에 빛이 있다. 빨리 저곳으로 가고싶다'
이런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거리를 두던 그것이 갑자기 살랑살랑거리면서 밑으로 떨어지더니
저 다리밑으로 들어가서 멈추는것이었습니다.
나는 계속 주행중이니까 천천히 그것이랑 가까워 지는데 정말 미치는줄 알았어요
저 다리지나서 우회전하는데 결국 그것이랑 마주쳤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서 조수석 창문밖을 봤는데....
왠 아저씨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45도 기울인채로 나를 쳐다보더라구요
그 상태로 그냥 스윽 지나쳐 왔는데 진짜 슬로우모션이라도 쓴거처럼 느리게 지나갔습니다.
진짜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놀라서 입벌린채로 소리도 못지르고 가고있는데
저 위 지도에 CU편의점 보이시죠 거기가 열려있길레 그냥 세우고 들어갔습니다.
주인아주머니처럼 보이는분이 의자에 앉아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시더라구요
손님이 없어서 그랬는지 편의점도 불이 반정도 꺼져서 어두컴컴했는데
저오는거 보시곤 불을 다 켜주셨습니다.
주변이 환해지니까 그제서야 살거 같더라구요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을뻔한거
겨우 정신차리고 음료수 몇개 사들고 계산했습니다. 뭐 샀는지도 기억도 안나요
시골편의점인데 내부에 벽걸이 티비도 있고 의자랑 테이블도 카페처럼 되어 있고 해서
조금만 앉아있다가 가도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괜찮다고 하시더군요
사온 음료 마실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한참을 앉아 있었나 봅니다.
주인아주머니가 슬쩍 오시더니 '뭔일 있어요?' 하시는데 진짜 나불나불 다 말했습니다.
아무한테라도 붙잡고 말하고 싶더라구요
이동네 귀신나온다는 소문이 있냐? 부터 시작해서 차타고 오면서 겪은일, 느낀일
진짜 싸그리 다 말했습니다.
주인아주머니는 '에그머니나 이동네 그런소문은 없는데' 하시면서 가시더라구요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나? 문득 정신차리고 보니 왼손오른손 양손에 음료를 들구 앉아 있더군요
마시지도 않고요 ㅎㅎㅎ
뻘쭘하기도 해서 주섬주섬 일어나서 가려고 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깐밤을 한접시 주시면서 조금만 더 앉아 있다 가라고 합디다.
'아저씨 이야기가 너무 무서워서 혼자 못있것어 우리 아저씨 불렀으니까 오실때까지만 조금 있어주시여'
이러시더군요 ㅎㅎㅎ
저도 마침 잘된다 싶어서 그냥 조용히 티비만 보다가 해떠서 주변이 약간 환해질때쯤
출발해서 하이원에 도착해보니 7시30분이더군요 ㅎㅎ
도착하고 무섭고 긴장이 풀려서 바로 침낭풀고 이불 꽁꽁 뒤집어쓰고
폭풍수면하면서 하루를 꼬박 보냈습니다. 눈떠보니 정설시간이더군요 ㅎㅎ
그날저녁, 액땜인지 몰라도 온풍히터가 갑자기 퍼석 소리를 내면서 망가졌습니다.
어디서 구해야 하나 헤메다가 탁숙희님이 태백에 마트있다는걸 알려줘서
히터도 무사히 해결하고 보딩도 열심히 하다가 잘 귀환했다는 이야기~~
보통 공포영화는 엔딩이 꿈도 희망도 없는데
저는 무사히 돌아와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그때 본 아저씨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아니 아저씨가 맞았나???
헛것이었나????
애초에 그런게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