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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여자친구가 과거에 소중한 친구를 잃어버리고 한 2~3년간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4년이 흘러 저를 만나고 3년가까이 만나오고 있는데
처음에는 우울한 면을 많이 보아왔지만
그녀 스스로도 변화가 있었는지
오빠 때문에 밝아졌다고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다 여기구요.
가끔 그녀의 말도 안되는 의심과 질투로 인해 싸우기도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자기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나봐요.
저랑 얘기만 하면 질투하게 되고 의심하게 되니까 스스로 스트레스받고
가만히 있는 저한테 화를 내고 저를 괴롭히고 그런 괴롭히게되는 자기자신 스스로 괴롭히는게
너무나 힘들었나봅니다.
어느날 갑자기 제 여자친구는 정신과를 다녀왔나봅니다.
병원에서 우울증을 앓았었냐고 물어보며 그때의 불안한 것들이 아직 마음속에 남아있고.
그 마음이 저에 대한 질투와 의심의 형태로 나타나는 거라 하더군요...
저와 그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게 아니라 그녀의 우울증의 후유증이랄까.. 그런것 때문이라구요..
그 병원 선생은 제 여자친구에게 남자친구분에게 할말은 없고 같이사는 부모님을 데려오고
상담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여자친구에게 과거 우울증을 앓았을때 부모님과 같이 간적 있었냐고 물으니
그런적 없고 혼자 다녔다고 대답했고... 이번에도 그렇게 한다더군요..
이러한 사실에 대해 남자친구인 제 입장에서 무얼 해줄순 없고 여자친구의 입장과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자친구를 위한다면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맘같아서는 그녀의 오빠에게 얘기해서라도(그녀의 오빠와 자주 볼정도로 친한 사이입니다)
아니면 직접 부모님을 뵈서 말씀드려야하나.. 싶지만..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되네요.
'가족 상담'을 하는 이유는... 가족들 모두가 문제점을 인지한 후에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했을거 같습니다.
아마도 '상담 과정'에서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다고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고 여전히 그것이 여친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여지네요.
그리고 '가족 상담'이라는것 자체가 가족들에게 꼭 문제가 있어서 하는것이 아니라...
좀 더 서로 따뜻한 감정을 공유하기 쉬운 테크닉과 분위기 형성을 위해 도움이 되는것을 배우고 알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시에 '가족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부모님과 가정환경이 애들의 '인성'에 매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경우죠.
여친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타인에게 그것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즉, 숨기고 싶어한다는 뜻이고... 이것은 상황의 악화를 의미합니다.
가족에게 숨길수록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적어질거 같아요.
그리고 남친에게 말했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아질것을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 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고... 병원에 규칙적으로 다닐 가능성도 적어질거 같네요.
즉, 그것이 남친에 대한 '공격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지는 바...
최선은 '가족 상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 말이 정답이라는것이 아니라... 여러가지로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
'최선'을 선택하는게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 글이 길어져서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간단한 결론은 부모님 모시고 병원가시라는 것이었습니다.
여친이 과거에 경험이 있고 또 의사의 판단이 그러하다면... 진행형이란 뜻이죠.
그렇다면, 의사의 소견을 따르는게 최선일듯 싶어요.
요즘은 연예인들도 '삶의 질'을 위해 정신적 건강을 찾으려 많이들 다니시더라구요...
이효리나 김제동도 다니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하는걸 본 적 있습니다.
따지고보면 ...
우리 모두는 가슴에 몇 개씩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가끔 그것이 고통으로 바뀌어서 내 가슴을 후벼파도 견디면서 묵묵히 살아갑니다.
이것이 최선일까요?
오히려 이 '상처'를 직시하고 마음에서 씻어내서 '삶의 질'을 높이는게 훨씬 효율적인게 아닐까요?
어찌보면 아무것도 아닌 문제를... 꽉 껴안고 시선을 돌려서 회피하며 한 몸에서 동거를 하며 살아가는것은 아닐까요?
부모님이 알면 크게 걱정하신다... 남들이 병력을 알면 두려워한다 등등의 '고정관념'들이...
더 상처를 부추긴다는것을... 우리 스스로 '인지'할 수 있을까요?
이럴땐... 그냥...
전문가의 말을 믿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외적으로...내과 수술을 할때는 병원관계자 인맥을 꼭 이용해야 피해를 안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것도 저것도 어렵다면...
그냥, 김제동이나 이효리처럼... '삶의 질'을 위해 지친 마음을 달래러 '인생 상담'정도 하러간다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10년 넘게 우울증을 앓아 온 경험자 입장에서
일단 본인 스스로 병원 갈 생각을 했다는것 자체가 큰 발전이고요...
입원할 상황이 아닌 이상 너무 병원에 의지하지 않으셨으면 하구요...
그냥 우울증에서 나오려고 노력했다는 스스로의 만족과...증거(?!!)정도로만?
여자친구분에게 물어보세요 병원을 가는것이 위로가 되는지...그냥 그런지..
어느 상황에서는 상담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 상담이라는게 옆에 있는 사람들로도 가능하거든요..
만약 병원을 꾸준하게 다니고 싶으시면..한곳만 가지 마시고..여러곳 둘러보신후 결정하시는게 좋아요
오빠와 여자친구분의 관계가 좋다면(중요!!!) 오빠에게는 알려주시는게 좋을것같아요.
여자친구분의 성격이나 우울증 패턴이 어떤지 잘 몰라서 어떤 방식으로 알려야 하는지는...
부모님에게는 여자친구분이 원하실때 본인이 직접 알리는게 좋을것 같구요
곁에 있어준다는거 생각보다 힘든일인데 대단하세요...
그런데 겪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내곁에 있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거 정말 소중해요...
우울증은 다양한 형태로 오기도 하는데..
(은둔형으로 오거나..자기 파괴적으로 오거나..음식을 거부한다거나..잠만 잔다거나..등등...아주 많아요...;;)
내가 그 어떤 모습이건 내곁에 있어줄 사람이 있다는거..그 느낌을 받는게 중요해요..
우울증이 진행중인 상황이라면 남자친구분 힘들게 할꺼예여
이래도 내곁에 있을래? 내가 이래도 괜찮아?라는 식으로 본인 맘과는 다르게 표현하게 되요...(자꾸 싸우는게 그런이유인듯)
웃긴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 속마음은 아마 옆에 있어줘....나 너무 힘들어....나도 날 모르겠어..
그러니 날 좀 도와줘....일꺼예여..
그럴땐...이 사람 내가 정말 필요하구나...내가 정말 필요하다는 표현을 저렇게 하는거구나...라고..생각해 주세요..
니가 어떤 모습을 하더라도 난 니옆에 있을거야...라고 말로 표현해 주셔도 좋아요...
너무 우울증에 집착하지 마시구요...그러다보면 더 집착하게되니깐...
일단 병원에 스스로 갔다는 자체로도 한걸음 더 앞으로 나오신것 같아요..축하드려여^^
우울증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한낮의 우울>이라고 우울증 겪은 작가가 쓴 책이 있어요.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실듯해요^^
정신과 병동 근무자로써 저는 우울증의 치료를 중점적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모조건 가족에게 알리고 같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약물치료나 상담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도움, 특히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며, 의외로 우울증의 후유증이 길게 나타나는 이유 또는 원인이 가족에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담당의사가 환자의 심리 상태 또는 현재의 상황을 파악을 해야지만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합니다. 본인 또는 작성자분 두 분의 이야기만으로는 상담자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주변의 가까운 사람(가족이 되겠죠)부터 상담을 통해 환자의 심리상태, 병의 진행 상황등을 파악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노출광님 말씀대로 정신과적 문제점을 수면 위로 끌여 올려 상담을 하고 치료를 할 때 그에 따라 상담자의 반응이 상이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하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합니다.(여기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정신과적 질환은 다른 장기에 이상이 생겨 병이 생기듯이 뇌 또는 정신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꾸준히 길게 치료해야 하는 어려운 병입니다. 여자친구분의 아픔을 정말로 치료해주고 싶다면 의사의 말에 적극적으로 따라야 합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의사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본인들이 생각했을때 괜찮아 졌다고 생각이 되서 임의대로 약을 중단하거나 상담을 오지 않습니다. 이러면 증상은 다시 재발하고....다시 병원을 찾고.....계속 악순환이 됩니다. 본인들이 생각했을때 그닥 효과가 없는 거 같고 불신이 생겨서 치료를 중단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럼 안됩니다.
만약 의사가 6개월동안 약먹고 상담치료 하자고 하면 6개월 나오셔야 합니다. 5개월 다니고 괜찮아 졌다고 해서 안가면 다시 재발합니다. 기간과 제대로 된 치료 방법이 정말 중요합니다.
꼭 꾸준히 의사의 처방대로 치료 받으셔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글쓴이분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여자친구분한테는 정말 힘이 될 겁니다.
저라면 그냥 지켜보겠어요. 상대방 맘이 편하지 않으면 그게 또 마음의 병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