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처음 타기 시작했을때는 턴 한번 성공하면 그게 재미이고
좀 익숙해지면 내가 이런 경사에서 안 넘어지고 내려갈 수 있다는 것에 감격하며
더 시간이 지나면 나도 데크를 띄워보고 싶다고 키커에서 한바퀴 돌려보고 싶다고 바랬습니다.
그게 겨우 가능해지자마자 한번 크게 갭빵당하고 무릎에 물이 찼고
이유없이 가끔 아파지는 무릎을 가지게 됐죠.
개인적으로 하프파이프나 슬롭스타일 선수들 존경합니다.
다들 엄청난 부상을 한번씩은 다 당했고, 그 이후에도 드롭인을 할 용기를 다시 쥐어짜낼 수 있다는 것에서 경외감이 들어요.
저는 무릎을 다치고 나서는 아예 무서워서 고속에서 팝도 못하게 됐거든요.
이후 파우더 찾아다니다가 맛있는거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욕조에 몸 담그는 것만으로 만족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참 아이러니한건,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십몇년간 보드 탄 세월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건
이상하게도 보드를 타던 순간이 아니라 보드를 짊어지고 하이크업을 하던 떄더군요.
그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건 니세코에서 눈이 미친듯이 퍼붓는 날에 게이트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
약 두시간을 등산로를 걸어서 베이스로 복귀해야 되던 떄였는데요.
하루종일 하이크업이랑 파우더와 씨름하다가 완전히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에서
보드를 짊어지고 바라보던 그 풍경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아무도 없고 나와 하염없이 내리는 눈과 하염없이 쌓인 눈만 있던 순간이었어요.
이젠 보드를 왜 타냐고 물으면 그게 설경을 보기에 가장 좋은 취미이기 떄문이라고 대답하게 됐습니다.
눈이 그립네요.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