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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 시 한편

조회 수 1427 추천 수 8 2020.06.05 09:56:52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지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曺)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처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심훈 1901 ~ 1936
엮인글 :

취향

2020.06.05 09:57:54
*.212.31.189

아... 시인이 있었지...

♥마테호른

2020.06.05 10:05:01
*.16.87.184

하이원광식이형

2020.06.05 10:21:05
*.131.159.86

아~~~~~

시인 심훈

20200605_102035.jpg

 

첨부

깨알글씨

2020.06.05 14:54:43
*.223.45.172

심히 훈훈하네요

유레니스

2020.06.05 14:24:49
*.241.247.135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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