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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을 복습하다 보니 양아에 대한 얘기가 많네요..
저도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어서 끄적거려 봅니다.
제가 중3 때니까 10년이 넘었군요..
당시 전남쪽에 거주하던 저는 무주에서 보드를 탔었더랬죠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갔는데...
그 전에 3일 연속 내린 폭우로 인하여 모든 슬로프가 문을 닫아버린겁니다..
초보자 슬로프 하나 열어놓고 리프트는 무료..
친구와 저는 좌절했지만.. 얼음 감자밭인 슬로프에 킥커를 만들어 놓고 놀던 무리들이 보였습니다.
'아 우리도 저렇게 놀자' 라는 생각에
근처에 킥커를 만들고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양아 무리중 한놈이 저희가 만든 킥커 아래쪽에 앉아있었는데..
제가 랜딩후에 컨트롤이 잘 안돼서 그 놈 쪽으로 데크가 진행해버렸습니다.
그러더니 툭!.. 하는 정도로 데크가 부딪혔죠..
죄송하다고 하고 다시 올라가는데
갑자기 그녀석이 '아아아~~~!!!!!!!!!!악!!!'' 이러면서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가서 보니 데크가 수직으로 충돌하는 바람에 약간 패였더군요.. 탑시트인지 베이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베이스였던것 같습니다. 엣지는 멀쩡했구요..
갑자기 저희보고 너네 이거 변상하라면서 난리를 칩니다. 이거 방금전에 까페테리아에서 비닐 뜯고 나온건데
나 이거 타기 싫으니까 니네가 이거 갖고 하나 사내라고...
Nitro 데크였습니다. 당시에 나이트로 탈정도면 엄청났죠. 저는 이름도 없는 그런데크 '백화점'에서 눈탱이 당해서 샀으니까요
잘 모르지만 그놈 말로는 상급라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그 뒤로.. 혀뚫고 귀꿇고 코뚫은 무리들이 나타나서
무슨일이냐며 웅성거립니다. 26씩이나 먹은 그녀석이 울듯한 목소리로 하소연합니다.
저희는 16살... 그 당시 생각에도 '아 이거 개 양아들한테 걸렸구나' 라는 생각이 맴돌고..
어쨌건 그 데크가 90 만원이라는데.. 사내라고 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구하기도 어렵고요..
난 못사주니까 변상받든지 알아서 해라.. 라고 했더니 수리비용이 30이 든답니다.
더 말하기 싫고 살짝 겁도나고 해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계좌로 쏴주고 해결했던 기억이 납니다.
ATM 앞에서 뭔가 초조해하며 빨리 붙여달라고 조르던 그녀석.. 이정도면 진짜 싸게 받는거고 너네 같으면 새데크 이렇게
됐는데 돈이 문제가 아니라 타고 싶겠냐 며 우는 소리하던 그녀석..
돈을 붙여주자 밝은 표정으로 사라지던 그녀석..
지금은 30대 후반이 돼 있겠군요.. 헝글 하고 있을수도 있겠고..
하지만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저도 새물건 사면 되게 아끼고.. 지금도 데크는 애지중지 하니까요.
혀뚫고 귀뚫었다고 양아는 아니지만.. 슬로프에서 담배피고 침 찍찎 뱉는걸 봤으니까 양아 인증..ㅋ
근데 그 다음주 무주 갔을 때 또 만났다는.. 소위 말하는 초대 로컬분들이었던건가...
옛날 하이텔 나우누리 시절에 진짜 정보 얻는게 하늘에 별따기 였는데..
헝글 짱이에요.
설천봉이 없던 시절 무주의 추억을 갖고 계신분들 많이 계신가요
무주 익스프레스는 보드 금지라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줄 서면서 회원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건지
줄 엄청 빨리 빠지고.. 우린 1시간씩 기다려서 한번 타고.. 무주 지금도 그런가요.. ㅋ
다들 한 주 시작 잘하시길...ㅎ
방금 뜯은 데크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