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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보드를 2년차 타고 있는 초보 보더입니다.


지난 설 명절에 휘팍의 경험담을 통해 

'무관심'의 무서움에 대해 함께 경각심을 가져보고자 

처음으로 헝그리보더에 글을 올립니다.


지난 1월 26일 오후 10시경쯤 이었습니다.


심백 보딩을 즐기러 휘닉스파크 스키하우스를 나서는 중...

펭귄 하단에서 알파인 보드를 타시는 분이 누가봐도 상당히 심하게 엎어지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진짜 아프겠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펭귄 리프트를 향해 계속 걸어가는 중에,

넘어지신 분이 언제 일어나나 유심히 바라봤지만 계속 기척이 없었습니다.


가장 사람이 많이 붐비는 펭귄 하단...

지나가는 보더분들, 스키어분들. 심지어 관광을 나온 분들,

어느 누구도 쓰러진 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더라구요.


저도 처음에는 '나였어도 창피해서 쉽게 못일어났을지도...' 

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계속 걸어가면서 들었던 생각은...

'알파인을 타시는 분이 경사도도 없는 펭귄 하단에서 저렇게 심하게 넘어지실 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시즌방 동생이 근처에 다가갈 때 까지도 아무런 기척이 없었기에 

큰소리로 괜찮으시냐고 물어봤습니다.


물어봐도 반응이 없자, 

보건소에서 일하는 동생이 적극적으로 그 분의 고글을 벗겨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쓰러지신 분은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제서야 사태가 심각해진걸 알고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분이 쓰러지신 분의 목을 잡고 일으키려 해서 다급하게 그냥 두시라고 소리쳤습니다.


***

여러분.

외상이 의심되는 응급환자는 함부로 움직이시면 안됩니다. 

목이나 허리가 다쳤을 경우에는 심각한 2차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예전 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통해 알게된 부분입니다.)

***


호흡을 체크하기 위해 손가락을 코 밑에 대서 숨을 쉬시는지 확인했습니다.

다행이 숨을 쉬고 계셔서 상의 지퍼를 열고, 바인딩을 풀고 데크를 분리했습니다.

그리고 패트롤을 부르기 위해 펭귄리프트로 달려갔습니다.

거기 모였던 분들 중, 아무도 패트롤 전화번호를 아시는 분이 안계셨거든요.


부츠발로 달려가기 힘들었던 때.

저보다 먼저 운동화 신고 뛰어가주셨던 분이 계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패트롤이 오기 전에 때마침 부상자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로 아내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도 동생도 경황이 없었지만, 침착하게 상황 설명해드리고 분리한 데크 넘겨드렸습니다.


쓰러지셨던 분도 도중에 정신이 드셨지만 무슨 상황인지 인지를 못하셨습니다.

넘어질 때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10분 남짓한 시간이 지나서야 패트롤이 도착했습니다.


패트롤 분이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하자,

아내분께 인사드리고 저희는 다시 슬로프로 올라갔습니다.


몽블랑에 올라가는 리프트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

...

저는 작년부터 시작한 보드가 무척 좋습니다. 

안전하게 오래오래 타고 싶어요.

비록 아직 초보이고 엄청 많이 넘어지고 잘타시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호크에서 카빙 멋지게 잘하시는 분들.

매번 기린처럼 목빼고 부럽게 쳐다보곤 합니다. 


이렇듯,

보드를 좋아하는 보통의 사람으로써...

'만약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해 봤습니다.


서러웠을거예요.


비록 부상은 내탓이겠으나,

무관심한 분들에게 적개심도 생겼을 것 같고요.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으면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다쳤을 수도 있겠죠.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이 글을 보신 분 중 한명이 저에게 괜찮으시냐고 물어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없는 글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아쉽네요.

모두,

안보하시길!!


***

1. 부상의 위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2. 주변에서 부상자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길...

3. 긴급상황을 대비해 패트롤 전화번호는 저장하는 것이 어떨까요?

  (휘닉스파크 패트롤 번호느 033-330-3127 입니다. 저도 이제서야 알았어요)

***




P.S : 그때 다치셨던 분. 크게 안다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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