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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드 관련된 장비를 구입했던 기억을 더듬어 비기너가 장비구입에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구입하실 때 고려해야 할 포인트 몇 가지를 올려봅니다.
[비기너를 위한 나의 장비구입기]
http://hungryboarder.com/index.php?document_srl=12483433 1편
[이 내용은 100프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이며 상대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2
슬로프에서 수백 번 넘어지고 3시간 30분만에 내려온 나는 온몸이 아팠다.
사극에서 멍석말이로 두들겨 맞는 노비도 이렇게 아프지 않으리라……
평소 같으면 저녁식사 후 우리는 포커게임을 한다. 물론 돈이 걸려있고, 남자들은 알겠지만 돈보다도 은근히 성격도 살짝 오픈 되는 자존심의 한판승부다. 이 게임에서 돈을 많이 잃게 되면 다음 게임까지 반년 혹은 1년간 당구장에서 결정적일 때 포커 한게임?? 따당??? 이란 말로 견제를 당한다.
콘도로 돌아와 샤워 후 식사를 하고 맥주를 마신 기억은 있는데,,,,,
난 새벽에 친구들의 웃는 소리에 일어났다. 새벽2시 30분. 전투포커 중이었다. 내가 일어나자 기뻐하는 환호 소리가 들렸다. 선수 체인지~~!!
친구 중 한 명이 오링(ALLIN)으로 씩씩거리며 일어나고 있었다.
일어나서 게임을 하고 싶어도 온 몸이 아프고 쑤셨다. 침대도 싫고 바닥의 뜨끈한 온돌에 계속 잠을 자고 싶었다. 화장실에서 쉬야를 하는데 무슨 놈의 쉬야가 2분 동안 나온다.;;;;
아마도 피곤에 지쳐 잠들었기에 몸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난 내일 게임하자고 말하며 다시 잠자리 누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잔잔하게 기막힌 실력의 보더가 눈 앞에 아른거렸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기가 막힐 정도는 아니지만, 그 때는 서서 낙엽으로 내려와도 내 눈에는 아우라가 가득 펼쳐진 신 같은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양발이 묶여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움직이란 말인가… 도저히 불가능한 스킬인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보드가 너무나 신기했다.
그렇게 서울로 돌아온 나는 이상하게 보드에 대한 기억이 떨어지지 않았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활발한 시대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인터넷과 책을 통해서 자료를 읽고 공부하고 외국사이트도 들어가서 판매하는 상품도 구경하며 멋지게 라이딩하는 프로선수의 동영상도 보게 되었다. 결국 필을 받아 그렇게 몇 일을 보낸 후 무조건 구입하기 보다는 일단 공부를 하고 내게 맞는 타입을 구입하고 싶었다.
이유는 여러 개의 자료와 글을 읽으면서 보드란 운동이 굉장히 섬세한 운동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디스크 방식의 바인딩에 120칸이면 하나에 3도…’
‘스탠스는 어께 넓이…’
‘바인딩 각도는 15도 0도..’
‘덕 스탠스는 스위치를 하기 위한..’
‘자신에게 맞는 보드 길이는 몸무게를 제외하고 인중까지 길이..’
하나씩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스노보드에서 사용되는 명칭을 보며 이해하기 시작했다.
결론은 역시 내 장비가 있어야 더 즐거운 보딩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장비 구입을 결심했다.
장비구입
학동은 예전부터 존재했다. 내가 학동을 가는 일은 힐탑 호텔의 나이트를 가기 위해서 가는 동네였고
그 외에는 갈 일이 없었다. 차병원에 갈 이유도 없고 데려갈 여자가 있지도 않았으므로……
보드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안보였던 보드 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보이지도 않았는데,,
어느 날 친구와 A샵에 들어갔다.
이건 뭐 무엇을 구입해야 하는지 정신도 없고, 판매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어색한 힙빨을 뽐내며
내게 말을 걸었다.
- 필요한 거 있으세요?
- 아네 보드 좀 보려구요.
- 보드 살라구요?
- 네에. 설명을 부탁드릴께요.
- 설명보다도…… 얼마짜리 사려구요?
내가 버릇이 있는데 바르고 고은 말을 아주 좋아하지만, 상대가 계속 틱틱거리면 그것을 두 배로
돌려주는,,,,,, 참는 성격도 아닌 불 같은 성격이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참지 못하고 사전에 없는
단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나는 뭐 상품 설명을 듣고 싶었으므로 한번 더 꾹 참았는데, 친구는
옆에서 견디기 힘들었나 보다. 결국 윗사람으로 보이는 메니저가 사과하면서 마무리가 되었지만,
우리를 손님으로 대하는 느낌보단 봉으로 보이는 사람 하나 엮어서 판매하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난 사실 친구들 사이에서 민원의 달인으로 통한다.
하지만 보드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했으므로 민원의 달인이라고 해도 손님 응대부분에서 지적할 수는 있어도 그들이 판매하는 가격이 합리적인지 AS망을 가지고 있는지 병행수입인지 등등에 대한 질문조차도 불가능한 소비자였으므로 판매원이 나를 봉으로 봤다면 그것은 판매원의 잘못도 있지만,, 나의 무지함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것은 학동의 대부분의 샵이 그랬다.
친절로 대하기 보다는 얼마의 가격대를 원하는지가 먼저였다. 솔직히 나에게 가격대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린 나이였으므로 내 카드도 아니고 비싸면 당분간 카드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고 뭐 그 정도였다. 아마 그들이 친절히 설명하고 판매했다면 나는 요즘 말하는 지름신이 출동해서 모두 구입했을 것이다.
겨울 구두 수선을 맡기려고 G백화점에 쇼핑하러 갔다가 스노보드 풀셋을 판매하는 상품을 봤는데…… 가격은 B사 제품이 200만원 정도에서 판매되었다. 해외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달라도 너무 달랐고 내가 가지고픈 모델도 아니었다. 오래 전 스노보드 초창기에는 그렇게 심했다.
고민이 시작되었고, 나는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핑계로 놀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내가 가지고 싶은 모델을 말해주며 구입을 부탁했다. 친구녀석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고 예상비용을 조사후
나는 한국 돈 100만원을 캐나다에 있는 친구에게 송금했다. 부츠는 신어보고 구입해야 했으므로 보드와 바인딩만 구입하라고 이야기했다. 친구가 귀국할 때 가져오면 되므로 아마 내가 받는 것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귀국하므로 조금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사이에도 보드를 타러 다녔고, 어느새 나는 순수 독학으로 낙엽을 마스터(?)하며 어설프게 턴을 시도하는 경지에 올랐다. 친구가 귀국 할 날을 기다리며 하루 하루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는 핑게로 동영상과 글을 찾아서 읽고 공부하고 나의 겨울 방학을 보냈다.
TIP.
1. 스노보드 장비를 구입할 때에는 렌탈로 충분히 즐긴 후 구입을 판단하자.
2. 국내외 가격을 비교해보고 합리적인 상품을 구입하자. 이때, 가격적인 면과 AS에 대한
조사도 충분하게 하고 구입을 결정하자.
3.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를 선택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저가를 선호할 이유도 없다.
자신이 조사하고 준비한 만큼 본인의 손해는 줄어든다는 것을 명심하자.
4. 병행수입으로 사용해도 될 상품이 있고 아닌 상품이 있으므로 구분해서 구입하자.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