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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중학교 3학년 남학생.
이번시즌 2월부터 제가 데리고 다니면서 강습해줘야 할 녀석 입니다. 1월엔 축구유학길에 떠나죠.
타고난 축구 매니아입니다. 부모가 강제로 시키는게 아니라 그냥 타고난 녀석이죠.
요즘엔 학교 축구부 보다는 실력있는 축구 클럽에 보내는게 더 좋다고 하네요.
문제는 돈이 매우 많이 들게 되죠. 스키장에가서 스키 2시간 타면 나 축구하러 가야 된다고 빨리 집에 가자고 조를정도로
축구 매니아 입니다. 현재 전직 국가대표가 운영하는 축구캠프에 거액을 내고 축구를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와 스키 타다가 스노보드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다리 건너서 저에게 부탁이 들어왔습니다.
체격이 저와 비슷해서 2월에 제 구식 장비를 줄려고 하죠.
온종일 붙어있는것도 아니고 한시간당 10분씩만 지도해준다는 조건임에도 저에게 리프트권값과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하네요. 운동을 잘해서 금방 배울듯 하지만 녀석이 2시간 타고 축구하고 싶다고 서울 가자고 하면
바로 그만둘 생각입니다. ㅋ 부모님은 한국통신을 다니시는데 두분 합쳐서 1억 5-6천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물려받은 재산도 있어서 그 녀석은 어린나이에 외국도 다니고 방학때 축구유학도 가고 복받은 상위 1% 정도 라고
생각합니다. 암튼 아들을 끔찍이 아끼더군요. 3형제중 막내로 태어나 어머니 심부름및 집안 궂은일을 했던 저로선 부럽더군요.
2.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잦은 싸움으로 집을 나가셨습니다.
아버지는 고기가공 일을 하시는데 돈이 없어서 새벽이나 심야에 다른 부업도 하고 있답니다.
그녀석도 돈이 없기에 제가 일부러 알바를 줘서 용돈이라도 챙기게 합니다.
제 집에 두번정도 놀러왔을때 다른 녀석들은 다 뒹굴 뒹굴 하는데 혼자 싱크대에가서
야채 다 씻고 상을 차리고 고기 열심히 굽고 잘라주고 그러더군요. 참 착실한 여학생이죠.
한 5개월 봐왔는데 참 성실합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돈이 없기에 학원가서 배우고 싶어도 배울수 없는 처지입니다.
아마 대학진학도 어려울것 같습니다. 작년 가을쯤 녀석의 아버지가 학원에 작은 쥬스 몇개를 들고 방문하셨을때가 있었죠.
허름한 옷에 삶에 피곤해 지친 모습을 하신 아버지. 혹시 그녀석이 창피하다고 아버지에게 뭐라 하는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아버지와 포옹을 하고 다정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딸 아이가 춤추는 모습을
잠깐 보고 팔짱끼고 같이 집으로 가더군요.
객관적으로 좋은부모를 치자면 1번이 좋은부모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2번의 아버지는 남매를 키우기위해 심야에도 일하지만 카드빚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자기 딸이 아버지를 사랑해주고 아버지를 챙겨주고 집안일 다 하면서 크고 있음에
대견해 하시겠죠.
전 사랑은 변하지 않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변한다면 그건 장사였던 거죠. 장사는 거래조건이 변하면 모든게 변하죠.
그래서 부모님의 사랑과 남녀간의 사랑은 본질의 측면에선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새우깡 쥐어주고 자식 버리고 도망간 아버지 뉴스를 보면서
사랑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 사람밑에서 태어나는 아이들만이 저는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메마른 부자집 부모보다는 사랑이 샘솟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는게 더 낫다고 저는 생각한다는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