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Odin2ex입니다. 지난 일요일, Gatsby님께서 설계하신 Alloy 스노보드의 프리스타일모델, B-Bomb을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주변에 좋은 표본(?)이 될 라이더분들이 많으셨을텐데, 저에게 시승기회를 주신 개츠비님께 먼저 감사인사드립니다. 덕분에 일반인(?)으로 B-bomb시승기 올리는건 처음이 된 것 같네요.
시승자 소개 :
-.보드경력 2년차 - (8살때부터 스키만 탔네요....왜 그 때 보드를 안탔을까요...)
-.라이딩 주력.....이라기보다는 할 줄 아는게 라이딩밖에 없는.
-.그라운드트릭 / 하프파이프 / 파크 - 올시즌 입문
-.장비 : 14/15 오피셜 152, 13/14 Union Team-SuperPro, 12/13 32 라쉬드
-.탑승해본 데크: Rome - 앤썸155, Makuw 152- 사무라이제로, Slash - ATV 154
....써놓고 보니 이런사람이 시승하고 시승기쓴다고 하면 뭔가 돌맞기 쉬운 상황같습니다만...
나름 이런 사람의 관점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뭣도 모르는 라이더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지극히 감상적인 후기 시작하겠습니다!
*써놓고 보니, 글이 참 길어졌네요. 긴 글읽기에 바쁘신 분들을 위한 한줄 요약해드리겠습니다.
"타는게 진짜 즐거운 데크에요!"
욕심과 호기심이 많아서, 짧은시간내에 제가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건 모두 다 해봤습니다.
차례대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0.장비수령.
일요일오전11시쯤, 개츠비님께서 웰팍에 도착했다고 연락을 주셨고, 하프파이프 하단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마침 제가 파크에 있던지라 부랴부랴
'1킥! 너클! 너클! ->쏜살같이 델타-> 하프파이프 오징어 월턴!' 을 마치고 밑에서 두리번 거리자 함께 있던 친구가 그러더군요.
"너 근데 개츠비님 어떻게 찾을건데?"
"....괜찮아....그 분은 나를 모르지만 난 그 분을 알아....*ㅡ_ㅡ*
...아니 제가 스토커란 소리는 아니고...각종 리뷰와 Alloy 보드 리뷰를 통해 데크의 생김새와 개츠비님의 얼굴을 알고 있었기때문에....(삐질). 마침 제가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데크 3개를 짊어지고 개츠비님이 걸어올라오고(!) 계셨습니다. (스나이퍼 / 비범*2)
만나뵙고 간단히 인사나누고 제가 탈 비범 왁싱도 직접벗겨주시고....제 바인딩 이식하고...
물론 그동안 비범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지요. 물론 상당한 예습을 하고 갔지만, 복습의 차원에서 다시한번 복기하고...ㅋㅋ
"타다가 알리한번 쳐보세요" +
"험하게 다뤄주세요" +
"한번 타다가 부러뜨려 보세요 ㅋ 어떻게 부러지나 모양좀 보게 ㅋㅋㅋ"
라는 개츠비님의 부탁(...)을 뒤로 한채....시승을 시작했습니다.
수령한 데크의 첫 인상은
-.가볍다. 무척.
-.노즈와 테일끝부분이 굉장히 말랑하다 (바닥에 놓고 살짝 밟아보면 그냥 1자로 펴지려고 합니다)
였습니다. 잡고 튕겨보는거나, 구조적인 모습을 보는건 이미 일반적인 리뷰에서 많이 다루는 사항이고, 경험이 적은 저에겐 다소 애매한 기준이므로 일단 넘기는걸로...
1.라이딩
수령시에는 분명, 가볍고 탄력적인 데크다....라는 정도의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파이프 하단에서 바인딩을 체결하고 델타리프트까지 내려오면서 살짝 기울여
엣지를 세울때 받은 느낌은
"어?.....뭔가 묵직해?"
무언가 데크의 중심축이 딱 잡혀 있는 느낌이랄까요. 데크자체가 무거운 느낌은 전혀 아닌데,
뭔가 단단한 축, 그런 묵직함이 느껴졌습니다. 이어서 델타->브라보로 이어지는 구간을 지나서 브라보에서 본격적인 라이딩시승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있었단 이유만으로 비범156을 같이 시승하게 된 친구와 동시에 외친 말.
"좋은데?"
끝.
농담입니다 아하하;;;
-.턴에 대한 빠른 반응 : 힐턴을 하려고 시선을 주며 살짝 데크를 기울이는 순간, 바로 데크가 돌아나가기 시작합니다. 슬랜트월의 각도때문인지, 엣지를 기울일때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이게 급격하다거나 거친게 아니라,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부드러운 턴 : 앞서 말씀드린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반응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턴의 반경을 점점 줄여나가며 숏턴을 시도하게 될때 제가 지금껏 타본 데크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좌측:지금껏 타본 데크들 / 우측:B-bomb의 느낌.
잘 표현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발로 그린 그림 죄송합니다...ㅠ)
토에서 리바운드를 받고 힐턴으로 넘어갈때 다른 데크들이
빡!빡! - 이라는 느낌이었다면 (중간에 끊긴 선들이 표현하는 바입니다)
B-bomb은 빠르게 엣지체인지가 되면서 하나로 매끈하게 이어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지금껏 정캠버만 타봐서 이것이 캠버의 특성인지(b-bomb =W캠버),
다른 설계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매끄럽고 빠르게 턴이 이어져서 타는내내
굉장히 즐겁게 탈 수 있었습니다. 날 하나로 타는 그런느낌? 이라고 말씀드리면 적합할까요.
-.안정감 : 이 날 웰팍오셨던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람도 많고, 날씨도 따뜻하고 해서 브라보슬로프도 오후부터는 제법 망가졌습니다. 눈이 뭉치기도 하고, 설질도 그렇고...
제 데크인 오피셜을 탈때는 이런 눈에서는 데크가 굉장히 떨리고 튕겨서 마음껏 타는데 불편함이 있었는데, 비범은 안정적으로 좀처럼 흔들림없이 잘 가주더군요. '전혀 안떨린다','눈밭을 가른다' 는 아니었지만, 어지간한 슬로프컨디션이라도 전혀 불편함없이 탈 수 있게 해줄듯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엣지그립력 : 빼놓을뻔했네요. '아차 밀렸다.....?! ' 싶은 상황에서도 엣지가 잡고 끌어줍니다.
해머덱타신분들이 말씀하시는 '데크가 안놔줘요~' 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엣지가 밀릴것같아도
포기하지않으면 살려주는 그런 그립력이랄까요.
처음 타보는 데크라 이것저것 과하게 해보다가 한두번정도 턴이 터질뻔한적이 있었는데
(아니 실제로 터지긴했지만) 집중하면 그대로 잡아서 라이딩을 유지시켜줍니다.....타면서도
이 부분에는 제법 감탄했습니다.
-.상급자 슬로프에서는 어떤지, C5로 이동해서 라이딩을 해본결과....안정감이 여전했습니다.
급사카빙같은건 실력이 안되서 시도도 못해봤습니다만(어머 그런걸 사람이 어떻게 해요?)
슬로프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음에도 안정감있게 턴을 유지하며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라이딩에 관한 총평은 '산뜻하고 부드러운, 하지만 빠른!'. 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산뜻하다는게..애매할수도 있지만...아마 타보신분들은 어느정도 공감하실 것같습니다...ㅋ)
2.파크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파크라고 해봐야 미니파크 이제 입문한 수준이고, 킥에서 베이직에어만 간신히 하는 수준입니다.
(더군다나 이 날 대회때문에 미니파크는 닫아서 오로지 메인파크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상황!!)
그래도 모처럼 받은 데크, 할 수 있는건 모조리 다해보자! 라는 일념으로 파크에 가서 킥에 도전하였습니다.
-. 가벼움 : 누차 말씀드렸다시피 가볍습니다. 정말 가볍게 떠줍니다. 띄울때 산뜻한느낌?
-. 랜딩 : 어떤느낌이냐면.......바닥에 붙을때 양발이 뙇!!! 하고 붙습니다.그리고 안정적으로 밀고나가죠.
저 뙇! 하는 걸 어떻게 설명드리고 싶은데....딱히 방법이 없네요. 설면에 붙어주는 느낌? 그래서 좀 더 안정감 있는
랜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3.하프파이프
...정말 잘하는건 하나 없는데 가지가지 합니다. 기껏해야 월턴 하는 정도고, 립오버라도 할라치면
"으앙ㅋ쥬금ㅋ"을 외치면서 간신히 내려오는 수준이지만 어디까지나 비.교.체.험을 위해서, 과감히 들어가본 결과는...
*참고로 개츠비님은 비범은 하프파이프에 아주 좋은 모델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저의 호기심이 좀 더 강했다고
해두겠습니다 ㅎㅎ
-.어 뭔가 쉽다? : 이건 캠버구조탓일까요. 부드럽게 올라갔다가 부드럽게 내려옵니다.엣지체인지도 매끄럽고, 뭔가 쉽게쉽게 월턴연습을 할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빠르다? : 엄청 빨리올라가고 엄청빨리 내려옵니다! 저는 이 데크 활주력좋다는걸 왜 여기서 느닷없이 깨달은걸까요!
좀만 더있으면 눈돌아갈거같은 속도로 벽을 타는데 무슨 롤러코스터탄 느낌이었습니다...ㄷㄷ
4.그라운드 트릭
....아니 이것도 딱히 잘 하는건없고, 이것저것 연습하는 수준입니다만...
-.알리 : 이건 할 수 있어요! 근데 진짜 잘 뜹니다! 개인적으로는 C3 마지막부분에서 둔턱알리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날 대회때문에 막아놓은 관계로 적당한 곳에서 뛰어놀았는데....이건 아마 맨땅에서 알리 연습만 해보셔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테일부분의 탄성이 참 기분좋게 튕겨줍니다. 개츠비님이 알리 권장하시는 이유가 여기 있는 듯 합니다~
-.W캠버의 혜택 : 정캠버들로 그라운드 트릭연습을 하며 역엣지자빠링하기를 수차례....확실히 그라운드트릭에 좀 더 유리한 구조인듯 합니다. 일단 랜딩이 조금 불안정해도 버티면 자동으로 버터링/롤링(!)으로 연결해줍니다.......아 물론 제 의도는 아니었지만 말이죠.(....)
5.총평
저에게 허락된 시간은 단 반나절이었기에, 조금이라도 더 타보고,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더 해보고자 할 수 있는건 찾아다니며 다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낀 점은 한마디로.
"이 데크, 너무 재미있고, 너무 즐겁다."
애초 설계의도가 프리스타일-올라운드 덱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이딩하다가, 트릭도하고, 파크도 들어가서 놀고.
정말 '프리데크'라는 이름에 정말 걸맞는 데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모두 할 수 있는 그런 데크.
제가 감히 이런 말할 주제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만드신 것 같습니다. 친구와 함께 타면서 몇번이나 감탄을 했는지...
즐기기엔 너무나도 짧은시간이었던지라 아쉬움이 가득했네요ㅋ
(그날 3시에 동호회 정모있는데 안가고 계속 타겠다고 땡깡부리다가 결국 시간넘겨서 매니저한테 소환당해갔습니다...ㅠㅠ)
이런 좋은 데크를 시승할 기회를 주신 개츠비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꾸벅.
....근데 비범이 이정도면 스나이퍼의 라이딩은 대체 어떻다는건지....
오버사이즈라도 좋으니 어떻게 한 슬로프..아니 두 슬로프만이라도 시승좀...하앜.....(^^;)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플렉스 : 앞선 개츠비님의 리뷰에서 플렉스 조절관련 이야기를 몇번 본것 같아서...지금도 좋은 것 같습니다. 여기서 내려가면 오히려 너무 말랑하지 않은가 싶은정도의....제가(60kg) 딱히 피지컬이 대단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같이 156을 탔던 친구(70kg)도 그렇고 플렉스는 지금도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추가
함께 있다가 얻어걸려서 B-bomb 156 함께 시승하게 된 친구입니다.(더불어 포지드 울트라 바인딩까지 시승을...복받은놈..)
받은김에 모델로 강제 찬ㅋ조ㅋ출ㅋ연ㅋ
함께 타며 계속 의견교환하였고, 덕분에 이렇게 후기도 즐겁게 쓸 수 있었습니다.
친구에게도 예정에 없던 기회주신 개츠비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 친구는 데크와 바인딩 2중 뽐뿌받았습니다..크하.)
허리 부분은 플렉스 5~6 정도로 일반 프리스타일 트윈 데크들 보다는 다소 하드 하지만,
라이딩에서 단단한 엣지 그립감과 안정성, 큰킥커에서 갭빵을 해도 부러지지 않는 견고함을 선사 합니다.
노우즈와 테일 부분은 크로닉 부스터가 있어서 플렉스가 6-7 정도로 좀더 하드 하지만 막상 알리를 뛰어보면
살짝 부드럽게 느껴 집니다. 그러나 그 부드러움 속에서 나오는 반발력은 엄청나게 빠르고 강합니다.
노우즈와 테일의 끝 부분........즉 말려 올라간 부분은 플렉스가 3-4 정도로 아주 소프트 합니다.
버터링과 지빙, 그라운드 트릭을 할때......극강의 부드러운을 선사 합니다.^^
스나이퍼도 같은 턴 반경을 그립니다. 하지만 스나이퍼는 체력이 떨어지면
"야, 너 이제 그만 타라" 라고 하면서 라이더를 튕겨냅니다.
어...스나이퍼도 타보신다면...스나이퍼를 더 타고싶게 되실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