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먹고 있던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험악한 욕설을 퍼붓고 몸싸움까지 벌인 아파트 주민의 ‘갑질’ 목격담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욱이 관리사무소는 주민을 두둔하며 경비원들에게 사과하라고 해 비난을 사고 있다.
‘pmsokok’라는 ID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8일 오전 11시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필자가 목격한 경비원 수난사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어느날 밤 12시쯤 큰 목소리로 싸우는 소리가 들려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정문초소 경비원과 누군가가 서로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하고 있었다.
글쓴이가 내려가봤더니, 각자 흥분한 상태로 경찰까지 부른 상태였다.
글쓴이가 전한 싸움의 전말은 이렇다. 정문초소 앞 상가 건물에 치킨가게가 있는데 치킨 가게 사장이 “경비 아저씨들 늘 수고가 많다”며 밤 11시50분쯤 치킨을 갖고 와 “고맙다”고 인사하고 그 사장이 간 뒤 경비반장과 경비대원 두 사람이 치킨을 먹고 있었다고 한다.
이 때 만취한 40대 남성이 경비실 쪽문을 열며 머리를 반쯤 들이밀고는 “야 XX놈들아 경비 주제에 월급 쥐꼬리만큼 받아서 근무 시간에 치킨 사 처먹고 자빠졌냐? 근무 똑바로 서”라고 했다.
두 사람은 하도 어이가 없어서 말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이 남자는 옆 출입문으로 들어와 탁자 위에 놓여있던 치킨을 발로 걷어찬 후 바닥에 떨어진 치킨조각을 구둣발로 담배꽁초 비비듯 짓이겨놨다.
그러더니 경비반장의 멱살을 잡고 “너희들 모가지 다 잘라버릴 거야. XX놈들”이라고 욕을 했다고 한다.
이 싸움으로 경비반장의 옷이 찢기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것을 글쓴이는 목격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사람은 그 아파트에 사는 40대 남자이고, 경비 아저씨들은 60대 중반이었다고 한다.
더 황당한 것은 관리사무소 측의 후속 조치다.
다음날 경비반장이 관리사무소장의 호출을 받고 갔더니 소장은 “난동을 부린 그 사람은 몇 동 몇 호에 사는 주민인데, 여기 근속하고 싶으면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빌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경비반장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글쓴이에게 “이 아파트 주민의 99% 이상이 좋은 사람들인데, 가끔씩 그런 사람이 있다”며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내 자식들도 마흔이 넘었고, 그 자식(입주민) 못지않은 직장에 다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며칠 후 경비반장의 소식이 궁금해 알아봤더니 그만뒀다며 글쓴이는 글을 맺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주민의 1%도 안 되는 악질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주민들이 나서 이 악질을 아파트에서 퇴거시켜야 합니다”(ID crow)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더군요. 인간의 상하가 어디 있습니까? 누군가에는 갑이 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에는 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갑과 을은 마음 속에 우월감 거만함이 만든 단어입니다. 인간이면 인갑답게 행동하세요. 짐승처럼 행동하면 인간이 아닌 짐승이 됩니다”(kks****)
“서울지역 어느 아파트의 경우 새벽 근무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나이 환갑 넘은 경비원에게 쪼그려뛰기 기합을 준 사례도 있습니다. 군기반장으로 이름난 그 아파트 부녀회장이 한 짓입니다”(군납비리척결)
“그 아파트 관리소장도 참 한심한 사람이고, 글쓴이님도 주민회의라도 열어서 난동 부린 그 주민을 응징하고 경비원 편을 들어줘 경비 자리를 지키게 하는 게 더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향나무)
“조현아는 대한항공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 주위에 널린 게 조현아예요”(풍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