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도 여기에 글 남겼었는데요..
아버지의 막말들로 인연 끊었다가 3년만에 화해했습니다.
아버지가 사과했냐구요?
아뇨 와이프가 며느리로써 천륜을 끊는것같아서 맘아프다고
본인이 저를 설득해서 저희 둘이 몇번이나 찾아가서 문전박대 참아가며 사과드렸습니다.
본인 잘못은 생각안하고 자식들이 3년간 본인을 쌩깠다는게 괘씸하다는거죠..
그래도 3년 안보니까 다른거 생각안들고 보고싶은 맘에 먼저 고개숙이고 들어간거였고
그렇게 화해를 했습니다. 더이상 바랄게 없이 참 좋았습니다.
3주에 한번꼴로 만나서 식사도 하고 나들이도 가고.. 그렇게 화해한지 약 4개월째 접어드는데..
이번 유난히 길었던 추석 연휴..
저는 회사 특성상 추석연휴3일 양쪽 이틀은 출근했습니다. (2일,6일)
그리고 차례를 지내기 때문에 추석 전날 음식하러 찾아뵈었습니다.
예전 연끊기 전에도 늘 추석 전날 1시쯤 와서 3시간정도 음식하고 집으로 갔었는데요 (본가에서 20분거리)
그래서 이번엔 화해도 했기때문에 더 일찍 가야지란 생각으로 12시쯤 갔습니다.
그것도 저희 둘다 몸살을 막 앓던 중이라서 겨우겨우 힘들게 찾아간거죠..
그렇게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갔는데 아버지가 인사를 받으면서 하시는 말씀..
좀 일찍일찍와!! 이시간에 올거면 내일 오지 그랬냐~
헐..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낮 12시에 왔는데 내일 오지 그랬냐뇨?
뭐가 또 불만이시고 뭐가 화가나서 저리 말씀하실까?
오늘은 음식 하고 피곤하더라도 같이 저녁도 먹고 천천히 가야지 생각하고 온 저희는
약 3시간 후쯤 음식만 하고 예전처럼 집에 가려고 일어났습니다.
기분나쁘듯이 확 일어난건 아니고 엄마가 아들이 아파보이니까 빨리 들어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아버지에게도 인사드리고 가는데 아버지가 저한텐 아무말씀 안하시고 또 와이프한테만
다음부턴 전날 와서 엄마랑 장도 같이 보고 그래, 거저 먹을생각하지 말고..
거저먹을 생각하지 말고..
거저먹을 생각하지 말고..
와이프는 예전같았음 눈물 질질짜고 상처받았을텐데,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고 나오더군요
제가 너무 화가났지만 참고 일단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차례 지내러 왔더니 본인이 어제 그런게 맘에 걸리셨는지 좀 부드러워지셨더군요
근데 또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 내일 (연휴3일째) 할머니 산소 갈거라고..(당연히 같이 가야한단 식)
할머니 차례까지 지냈는데 굳이 산소까지 끌고 가는것도 이기적이고
다음날 출근하기도하고 저도 몸 안좋아서 쉰다니까 기분나빠하시더군요..
마지막까지 정말 기분 좋은 추석에 기분 잡치게 하시는데 뭐 있네요..
와이프도 하도 당해서 상처를 받진 않았지만, 화해한게 후회될 정도라고 말하더군요
저 역시 멘탈이 깨져 그 후에 연락한번 안드리고 있는 상황이구요..
엄마만 아픈거 어떠냐고 연락 가끔 오시는데 엄마도 똑같아 보여서 대답도 대충하고있는 상황
30년 넘게 낳아주고 키워주신 부모님..아버지 막말과 행동들로 결혼 후 3년동안 쌩까다가 화해했는데
솔직히 안보면 보고싶고 죄책감 들지만, 상처받을 일, 신경쓸일 없어서 더 좋은 듯 합니다.
이럴때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도해보라구요? 그런거 안먹히는 분입니다.
앞뒤 꽉 막힌 분이시라 자기 생각 절대 안굽히시는 분이거든요..
답답해서 푸념할 겸 조언 좀 얻고파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조언좀 구해봅니다 ㅠㅠ
아버지를 쉴드 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게 그사람의 대화법이고 친해지는거에요
예를들면
밥줘 라는 말밖에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쳐요
그럼
너 오늘 뭐해?
밥줘
오늘 비올꺼 같니/
밥줘
이런 대화만 할수 있는거죠
님 아버지는 딱 그정도 대화만 할수 있는거에요
그래서 저사람이랑 친해지고 싶다
하면 막말이 나오는거고
아들이 왔네 반갑다인데
좀 일찍일찍와!! 이시간에 올거면 내일 오지 그랬냐~
라는 말이 나오는거죠
제 예측엔 님 아버지 말투가 항상 일상적일때도 꽤 억센발음이고 큰소리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즉 화가 난 억센 발음 큰소리
말투나 억양을 잘만하면 꽤 재미있는 개그가 될수도 있는 건데....
그런 어투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거죠
결론은
님 아버지는 그런말 밖에는 할수 없다(그렇게 된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젊었을때 어디서 일했느냐 어렸을때 어디서 컷느냐 어떤사람들과 어울렸느냐)
그런말 밖에 할수 없는데에다 말투까지 쎄다(추측)
근데 아 내가 이렇게 말하는게 나쁜영향을 끼치는구나...라는 자의식과 생각이 없어서
고쳐지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가 될꺼 같네요
거기에 엄청 고집도 있을듯
즉 죽을때까지 못고친다가 제 생각입니다
아마 님이 속한 세상과는 전혀 다른 아버지가 속한 세상에서는 저런 어투나 말이 통할지도 모르죠...
저도 님처럼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요.. 문제는 집에와서 부모님 말에 상처받은 와이프의 마음입니다.
집에와서 그걸로 끝나면 되는데 상처받은 와이프의 예민함도 달래주어야하고 어쩌다보면 싸우기도하고...
그래서 전 결정했습니다.
무조건 와이프편들기!!
부모님이라도 아니다 싶은건 바로바로 그자리에서 말하기!!
명절당일 밥먹으면 12시이전에 바로 친정집으로 가자고 데려나오기!!(설겆이있어도 얄짤)
이처럼 아내를 위하는 마음으로 조금더 적극적으로 행동을 했더니 와이프는 이제 어떻게해도 제말을 믿으려하고
부모님은 이제... 이자식은 성질이 드러워서 말조심해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듯해요 ㅎㅎㅎ
아무쪽록 조언이 되었음 합니다.
표현이 좀 거칠더라도 명절 일찍와서 준비하라 얘기하고
산소 같이 가자는게 부자의 인연 끊을 일은 아닌거 같은데요..;;;
쓰신글만 보면 명절준비와 산소가는걸 남의 집안일
도와 주거나 인심써야 하듯이 말씀하시네요..
명절준비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힘듭니다.
전날 서너시간 도와주는건 말그대로 그냥 도와주는거지
명절 준비를 함께 하는게 아닙니다.
결혼 5년정도 지나면 시어머니 쉬게하고
며느리가 주도하는 집도 많습니다.
산소 역시 남의 산소 아니고 님의 친할머니 산소입니다.
다음날 회사 가느라 피곤하다고 추석때 산소 안간다는건
아버지가 충분히 기분 나빠할수 있는 일입니다.
보통은 며느리가 시어머니보다 명절에 더많은 일을 하고
아버지가 아들 손주들 데리고 어머니 산소 찾는게
다른집들 일반적인 명절 모습입니다.
보수적인 아버님아니시면 권위적인 스타일같은데요..
사실 저희또래 경상도(40중.후반)만 해도 아버지 권위가 거의 군에서 4성장군급인 집안도 꽤 있었습니다. ㅎㅎ
이거 뭐. 남의 가정사에 훈수는 아니고요.......
글쓰신 내용이 부모로써 자식한테 못할 이야기는 아닌거 같아요.
단지 현명한 와이프까지 등돌릴만큼 아버님의 고압적인 어투가 문제가 되는건 맞는데요.
제사 끝나고 할머니 산소 가자는 이야기는 부모가 자식한테 못할말을 하신건 아니라 봅니다.
왜려 먼저 할머니 산소는 올해 안가냐고 물어보셨으면 .......
제사 준비도 어머니가 첨부터 하실게 아니고 와이프께서 해야하는게 정상이죠.
아버지 성향이 윗글처럼 이라면 일반적인 자식들은 분위기나 비유맞춰가면서 사는게 어쩌면 정답일수도 있어요.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몰라도 좀더 늙어가면 이해가 조금은 가실겁니다.
참고로 저는 그런 아버지도 벌써 돌아가신지 십수년이라..... ^^;
아버지와 아들 관계는 다른집도 비슷한게 많은 듯 합니다. 말씀을 함부로 하는 어른들이 정작 본인에 대한 말에는 민감한 경우도 많으시죠. 저도 절연까지는 아니지만 총각때는 사이가 별로 안좋았고 강 대 강으로 대치하다 명절때마다 분위기가 험해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또한 나이가 들고 애들도 키우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방법을 좀 바꾸었죠. 경상도 무뚝뚝한 집안이었지만 저는 제 아이들에겐 다르게 대했습니다. 말투도 다정하게 하고 연신 뽀뽀 세례에 부둥켜 안고 지냅니다. 그런 모습을 틈나는대로 아버지께 보여드리니 처음엔 유별나다 하시다 갈수록 달라 지시더군요. 가족들과 어머니께 대하는 태도나 말투가 조금씩 바뀌어 가고 유해지기 시작하셨습니다. 오래 살아온 습관이 다 바뀌지는 않지만 변화는 생긴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