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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0월 군번이라 (화천 7사단)
12월에 자대배치 받고 딱 한 달 뒤에
첫 혹한기를 뛰게 되었습니다.
이등병 막내로 혹한기라니.... ㄷㄷㄷㄷㄷ
제 주특기는 81미리 박격포.
저는 그 대포를 메고 다니는 줄은 꿈에도 몰랐죠.
대포는 전부 차량으로 옮기는 줄 알았는데..... -_-;;;;;
암튼.
숙영지에 도착해서 A형 텐트 안에서 자게 되는데
이등병인 제 자리는 당연하게도 텐트 끝자락.
짬밥 순서대로 가운데부터 가장자리로 자리가 배치되더라구요.
거기다가 총이 얼면 안 된다며
침낭 속으로 총을 넣고
마치 총이 애인인것마냥 두 팔로 감싸안고 으응?
그런데 그 총구가 얼굴에 닿으면
어우 그 차가운 감촉이란 ㄷㄷㄷㄷㄷ
애인이고 뭐고 그냥! 냅다 집어던지고 싶더라구요.
전투화도 얼까봐 비닐봉투에 담아서 침낭 속에 넣고 자서
자는 동안엔 - 이건 잔 것이 아니여 - 그나마 견딜만 했었죠.
문제는 훈련 마지막 날 새벽에 찾아왔습니다.
소총수 나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훈련의 클라이막스는 여명공격! 아닙니까?
동이 틀 무렵 화기중대가 쏴주는 조명탄 지원을 받고
고지를 향해 으아아아앙! 전력으로 산을 오르는... ㅋㅋㅋㅋ
그렇게 조명탄을 쏴주기 위해
저희 중대는 새벽에 논바닥에 포를 세워놓고
FDC의 지시를 기다리게 되는데......
그 기다림의 시간이 엄청 길거든요.
그때는 핫팩 그딴거 없던 시절이라
마냥 논바닥에서 탭댄스를 추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
그때 처음으로 울어봤어요. 춥고 발이 시려워서.....
세상 태어나서 그토록 춥던 적이 있었나 싶더라구요.
나름 군입대 전에 한겨울 지리산 종주도 해봤었는데
등산이랑은 차원이 다른 그 열악한 추위란......ㄷㄷㄷㄷㄷ
오랜만에 찾아온 역대급 추위에
옛날생각이 나서 군대얘기를 그만......
헤어진 첫사랑 편지가 와서 겨울달빛에 똥간가서 눈물콧물 짰던 기억이 있네요ㅋ
똥간이래봤자 아시죠?땅파고 나무 2개ㅋ
그렇게 눈물 흘려봤습니다ㅋ
다음 스토리 나오시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