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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업 다운’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업 다운 역시 턴을 충돌이라는 개념으로 따져보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잠시 접어두고...업 다운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부터 해야겠죠.
바로 다운의 목적입니다.
1.다운은 가압? 감압?
다운 하면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 바로 가압이냐, 감압이냐 일 것입니다.
사실 다운은 가압도 맞고 감압도 맞습니다.
다운이 감압이라는 생각은 매우 간단한 이론에서 출발합니다.
다운이라는 행동은 몸을 움츠리는 행동이 되므로 이렇게 몸이 수축하게 되면 당연히 수축이 일어나는 주변부(데크)에서는 감압이 일어나게 되죠.
업은 반대로 펴는 행동이므로 몸이 팽창하게 되면서 데크를 밀어내게 되어 가압으로 작용하게 되고요.
2. 다운의 세 번째 목적
하지만 사실 다운은 더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다운은 우리 몸과 데크의 ‘충돌’이라고 말씀드렸었죠.
충돌이라 함은 두 물체가 부딪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충돌에서 간과하기 쉽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개념이 바로 ‘충돌하는 시간’이죠.
즉 두 물체가 ‘얼마나 오랫동안 충돌하고 있는가’가 충돌에 있어서 핵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날달걀을 2층에서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봅시다.
날달걀을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뜨리면 당연히 박살이 나게 되죠.
하지만 푹신한 쿠션에 떨어뜨린다면 온전한 형태를 유지할 것입니다.
같은 높이에서 떨어져서 같은 충격량을 가지지만 쿠션 위에 떨어진 달걀이 깨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오랫동안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즉 달걀에 가해지는 충격의 총량은 둘 다 같지만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지는 달걀과는 달리 쿠션 위에 떨어지는 달걀은 충돌하는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 충격력이 분산 되어 달걀을 깨뜨리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복잡하게 말하면 충격량이 같을 때 충돌 시간이 길수록 충격력은 작아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종류의 충돌에 해당되는 이야기 이지요. 그래서 적당히 찌그러지는 차가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것이나, 우리가 엉덩이 보호대를 하는 이유 모두 이런 충돌 시간의 연장으로 인한 충격력 감소와 연관이 있습니다.
다시 다운 이야기로 돌아와 보죠.
다운이 충돌이라는 것을 먼저 이해한다면, 다운이 이루어지는 시간 = 충돌이 이루어 지는 시간임을 알 수 있죠.
만약 다운을 아주 빠르게 수행한다면 어떨까요. 데크와 몸이 충돌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충격력이 강해지고, 데크에는 강하고 순간적인 가압이 이루어지겠죠.
그래서 데크는 순간적으로 많이 휘게 될 것입니다.
(※실제 라이딩에선 빠른 다운이 무게 중심의 낙하를 동반하지 못해 감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하지만 여기서는 단지 이론적인 모습을 다룰 뿐이니 몸의 무게 중심이 아주 빠르게 낙하했다고 가정하죠.)
즉 다운은 라이더의 무게중심을 데크에 충돌시키는 행동임과 동시에, 이러한 충돌 시간을 조절하는 ‘쿠션’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러한 쿠션 효과(쇽 업쇼버)를 감압이라고 생각하여 다운 언웨이팅의 감압과 혼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운 언웨이팅으로 인한 감압은 수축을 통해 프레셔의 총량이 감소되는 마이너스 행동이기에 ‘진짜’ 감압을 일으키는 행동이지요.
반면에 지금 말하는 쿠션 효과는 프레셔의 총량은 감소 시키지 못하고 단지 충돌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므로 다운 언웨이팅의 감압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이 두 가지의 차이점은 확실히 구분하여야 하죠.
날달걀에 비유 하자면
다운 언웨이팅은 달걀을 위로 당겨 올려 충격량을 줄이는 진짜 감압,
다운으로 인한 쿠션 효과는 달걀 밑에 쿠션을 까는 충격력 분산,
이렇게 설명이 가능할 것입니다.
3. 충돌하는 턴에서의 다운
다운이 결국 충돌이고 턴 역시 충돌이라는 점,
이 공통점을 통해 다운의 진짜 역할이 어떤 것인지 드러나게 됩니다.
턴이란 횡력을 활용해 ‘충돌하여 프레스를 만들어 내는 행동’
다운은 충돌 시간을 조절하여 ‘프레스를 나누어주는 행동’
이 두 가지 개념을 합하면
횡력으로 만들어낸 프레스을 턴 전반에 걸쳐 나누어 주는 것이 다운의 역할이다.
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프레스는 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턴 중에 데크에 가해지는 프레스는 우리에게 더 많은 기울기를 가능하게 해주고 또한 데크를 더 강하게 눌러주어 사이드컷의 변형 정도를 크게 만들어 줌으로서 턴의 사이즈가 더 작아지게끔 해주죠.
이 과정은 사실 복잡한 역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는 감각적으로 프레스의 크기에 의해 턴의 모양과 크기가 결정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충돌에 의해 발생한 프레스를 다운을 통해 턴의 각 부분에 나눠줄 수 있다는 얘기는 ‘다운으로 충돌의 정도를 조절하여 턴을 컨트롤 할 수 있다.’ 는 얘기가 됩니다.
줄여서 말하면 ‘다운을 통한 프레스 운용’이 되겠죠.
때문에 길게 다운을 한다면 푹신한 쿠션이 되어 프레스가 약하고 길게 가해져서 롱턴이 될 것입니다.
짧게 다운을 한다면 딱딱한 쿠션이 되어 프레스가 강하고 짧게 가해져서 숏이나 미들턴이 되겠지요.
아예 다운을 안한다면 쿠션효과가 사라지면서 프레스는 아주 강하고 정말 순간적으로 가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다운의 역할을 깨닫는다면 턴에서의 다운이 감압이냐 가압이냐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됩니다.
어디까지나 턴 중의 다운은 턴을 하는 도중에 압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초기에 횡력으로 인해 이미 만들어진 프레스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강한 횡력으로 만들어진 프레스는 체중을 낙하 시켜서 만드는 프레스나, 몸을 움추려서 만드는 마이너스 프레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크기(총량)가 크기 마련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프레스를 분산시키는 다운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수축이나 낙하의 다운으로 만들어내는 프레스는 그 크기가 작고 순간적이어서 프레스를 운용하는 차원까지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충돌하는 턴이 아닌 낙하하는 턴을 하고 있는 이상에는 다운의 진짜 목적을 알기가 어렵죠.
만약 이런 찌그러지는 과정, 즉 탄력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전혀 찌그러지지 않는 단단한 쇠공이 벽면과 충돌 한다면 충돌하는 시간이 0에 수렴하기 때문에 충격력은 반대로 무한대로 올라가게 되고 결국 벽은 박살이 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적절한 탄력 행동(다운-업)이 없다면 설면과의 충돌이 격렬해지면서 지나치게 큰 충격력이 전달되어 턴이 터질 수 있겠지요. 반대로 너무 물러도 찰지게 튕겨 나오지 못할 것이고요.
이 얘기는 결국 얼마나 적절한 다운과 업을 하느냐가 카빙턴에서의 그립력을 좌우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런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슬로프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 그립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턴을 프레스드-턴, 또는 슈퍼 카빙이라고 부릅니다. (업 다운을 통해 찰떡같이 슬로프에 들러붙는 느낌이죠)
7. 다운의 핵심은 ‘얼마나’, ‘언제’
지금까지 알아 본 다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언제’ 다운을 시작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다운을 하느냐 일 것입니다.
때문에 다운은 절대로 무작정 빨리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다운 자세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쿠션이 수축하듯이 항상 변화하는 자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중에 ‘얼마나 오랫동안’ 다운을 할 것이냐는 사실 턴의 모양과 크기, 테크의 특징, 라이더의 속도, 설면의 성질 등등 수많은 요소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매우 감각적인 부분이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다만 한 가지 강조해야 할 점은 다운은 고정된 자세가 아니라 항상 변화하는 모습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운은 ‘언제’ 시작하는게 맞는 걸까요.
대부분 턴을 들어가면 무조건 다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다운의 시작은 데크와 라이더가 충돌하는 시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것은 마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지면에 착지할 때의 모습과 같죠.
우리는 착지 할 때에 땅에 닿기도 전에 무작정 무릎을 구부리진 않습니다. 일단 지면과 접촉한 후에 충분히 발 끝에 프레스가 걸리고 나서 서서히(?) 몸을 수그리며 충격을 분산시키는게 맞죠.
턴에서의 다운 역시 무조건 수그리는게 아니라 데크에 확실한 프레스가 걸리는 순간부터 수행하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프레스가 강할 수록 다운은 자동적으로 이루어 지게 되죠.
즉 횡력이 강할수록 다운의 시작은 ‘하는’ 게 아니라 ‘하게 되는’ 것이 됩니다.
때문에 무작정 다운 타이밍을 올릴 것이 아니라, 어떤 턴이냐에 따라 다운 타이밍은 달라져야 합니다.
초반 프레스가 걸리지 않는 낙하하는 턴(너비스턴 같이)을 할 때에는 당연히 프레스가 후반에 걸리므로 다운 타이밍이 늦어지는게 맞습니다. 이런 턴은 퍼포먼스를 늘리겠다고 다운을 빨리 해봤자 의미도 없고 필요도 없다는 것이지요.
심지어 횡력이 큰 충돌하는 턴에서도 상체를 어떤 방식으로 던지는가에 따라 라이더와 데크가 충돌하는 시점(프레스가 걸리는 시작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운 타이밍이 생각보다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잘 느끼고 캐치하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빨리 누르는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당연히 턴을 ‘충돌’하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다운을 '착지한다' 라는 느낌으로 수행하면 기존처럼 허공에 삽질하는 느낌이 아니라 확실하게 슬로프에 밀착하는 느낌이 나게 되죠. 처음에는 타이밍이 조금 느려서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턴이 아주 재미있어집니다.
(첫 칼럼에서 말씀드린 3시에서 점프하여 9시에 착지한다는 얘기가 바로 이런 뜻입니다)
ps. 심화과정
-데크의 탄성-
지금까지 얘기한 업 다운은 사실 딱 쪼개서 이해하기가 어렵고...수준이 올라갈수록 매우 감각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는게 사실이죠.
이건 데크의 탄성이 개입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데크의 탄성까지 생각해서 업 다운을 생각해 본다면, 업 다운이란 스프링보드위의 다이버의 모습과 같습니다.
다이버가 스프링보드위에서 도약을 할 때의 각각의 움직임 (몸의 신장과 수축)은 스프링보드와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매우 감각적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지 각각의 업, 다운이란 행동이 뭔가 특별한 목적을 지닌 것은 아니지요.
마찬가지로 라이딩 중의 업 다운은 테크와 설면의 조화를 통해 감각적으로 행하는 것일 뿐입니다. 때문에 업 다운을 분리하여 설명하면 그러한 연속성이 사라져서 더욱 이해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이 칼럼에서도 업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이런 연속성을 빼놓고선 이야기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리는 다운 언웨이트 턴에도 적용됩니다. 기본적인 다운 언웨이트 턴의 이론은 수축으로 인한 감압을 이용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실제 다운 언웨이트 턴을 수행할 때에는 단순한 감압 뿐만이 아니라 데크의 복원력을 이용하게 되고 그로 인해 다이버와 스프링보드와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라이더와 데크가 서로간에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때의 업 다운 역시 감압이냐 가압이냐 딱 잘라 구분하는 것 보다는 연속된 프레스 컨트롤로서 바라보아야만 하는 것이지요.
-앵귤과 업다운-
앵귤과 다운은 같은 관절을 거의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다 보니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트랜드에서는 겉보기 자세 만으로는 두 가지 구분이 정말 어려워졌죠.
그러다 보니 앵귤과 다운을 제대로 구분해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모든 턴이 다운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라이더들의 대부분이 다운 강박증에 시달리다 보니 머리만 낮아지면 무조건 다운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다이나믹한 턴에서는 단지 앵귤만으로도 머리는 낮아지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