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와 처음 스키장 가서 생긴일입니다.
전 처음 보드를 타는 거라 보호대도 없어서 정말 많이 넘어 졌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보호대도 빌려 주더라구요~ㅋ
다시 그때 상황으로 돌아가면 넘어질때마다 엉덩이가 터질것 같이 아파와 방법을 찾던 중
차에 있던 세차 할때 쓰는 수건이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전 차에서 더러운 수건을 꺼내 꾹 참고 팬티 안으로 수건을 엉덩이에 대고
까칠까칠한 느낌이 별로 였지만 다시 보드를 탔습니다.
그리고 보드를 타고 넘어지는 순간 아픔이 거의 없자 전 감동해 혼자 울먹였던것이 생각나네요
참 더럽고 보잘것 없는 수건이지만 제게 이런 감동을 주었던 수건이 생각 나네요~
제 이야기 다들 한번씩은 공감할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 드네요~
달 말이 되어갈 수록
감히 사람사는 모습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자취 생활중에..
나는 더위에 못이겨 그만
바닥이 보이는 생활비를 쪼개어
거금 700원짜리 쭈쭈바를 한개 사고 말았다.
생활비까 떨어져 갈때의 700원 이란
자취 생에겐 큰 돈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어렵게산 쭈쭈바를 조금씩 녹여 먹으며 그 시원함에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함을 느끼고 있을때 트럭 한대가
내가 살고 있는 원룸 앞에 섰다.
누군가 이사를 오는 모양이었다.
잠시후 트럭에서 이 글의 주인공쯤으로 되보이는
문제의 그녀가 내렸고..
나는 그녀의 외모에 턱이 빠져라 감탄하다
하마터면 쭈쭈바를 떨어뜨릴뻔했다.
"오우! 청초함의 극치!!!!!"
트럭에서 내린 그녀는 윤기있는 긴머리에
분홍 티셔츠와 청바지가 매우 매치가 잘 되는 청순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원룸촌은 대게 지방에서 올라와 어렵게
살아가는 젊은 직장인들과 나가요 아가씨들이 주를 이루는 동네였다.
물론 몇몇은 나같은 기숙사에 들어갈 성적이 안되서
부득이하게 자취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녀의 적은 짐과 빠지지 않는 외모로 보아하니..
그녀는 틀림없이 새로 온 술집 여자일게 분명했다.
나는 쭈쭈바를 계속 빨며 청순한 그녀를 지켜봤다.
짐을 다 내려놓은 트럭은 그녀를 뒤로 하고 출발했고..
나는 그때서야 이사온걸 환영한다는 의미로 소리를 질렀다.
"이쁜 아가씨~ 우리동네 이사온거 환영해요~"
".................."
그녀는 나를 한번 올려다보고는
환한 미소와 함께 내 말을 먹었다-_-;
'이쁜것들 이란...'
내말을 곱게 드신 그녀가 얄미웠지만
'이쁜것들이 당연히 하는 얼굴값' 정도라 생각하고
쭈쭈바를 먹는거 외엔 특별히 할일도 없었기에 그녀를 계속 주시했다.
그녀는 그리 많은 짐은 아니었지만.
혼자 나르기엔 조금은 부담이 되었는지 짐을 한번 쳐다보고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더니 이내..
'한번 해보자!' 라는 비장한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모습이..
내겐 어찌나 귀여웠는지 모른다.
-2-
그녀는 작은 짐을 들고 내 앞에 섰다.
가까이에서 본 그녀는 내가 어렸을때 그토록 좋아했던 왕조현을
참 많이 닮았다. 아니 왕조현 보다 두배 정도는 낫다.
내가 그녀를 잠시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나보다.
그녀는 눈이 마주친 나에게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아가씨 정말 이쁘다.. 어느 술집이에요?"
그녀는 잠시 당황했으나..
곧 처음의 환한 미소를 되찾고는
날 보며 오른쪽으로 고개를 두어번 휙휙 젖혀댔다.
'아.. 비켜달란 뜻인가?'
나는 그녀의 얼굴에 정신이 팔려
내가 지금 쭈쭈바를 문체로 현관문을
막고 앉아 있다는 것 조차 잊고 있었다.
그녀는 무겁다는 표정으로 작은 보따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아.. 미안해요"
나는 얼른 현관을 비켜주며 미안한 나머지 예의상
"도와 드릴까요?" 라고 말했다.
그녀는 내 말에 거절의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다시 꿋꿋하게 짐을 나르기 시작했다.
"쳇..."
분명 많은 짐은 아니었지만 저 가녀린 아가씨 혼자서 나르기엔
충분히 무리가 있는 짐임에도 불구하고 끝내 그녀는
도와 달란 말 한마디 않은체 혼자서 씩씩하게
짐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얼굴만큼 자존심도 쎈 여잔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한참동안 작은 짐들을 나르던
그녀는 남은 짐인 티비와 컴퓨터를 보고는
손으로 턱을 받힌체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했다.
그녀는 또 한번 작은 입술을 앙 다물고 '화이팅' 이라도
외치듯 주먹을 한번 불끈 쥐고는 티뷔를 들고 옮기기 시작했다.
티뷔를 들어 옮기며 낑낑대는 그녀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나는 속으로 웃어버리고 말았다.
"푸풉"
나는 분명 속으로 웃었으나..
티뷔를 내려 놓고 양손을 허리춤에 얹은체 나를 얄밉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표정을 보니..
그녀가 독심술을 하지 않는 이상 내가 소리 내어 웃었음이 분명했다.
"들고 있어요!"
미안해진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내가 빨던 쭈쭈바를 건넸다.
무심코 건네 받은 쭈쭈바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나는 보통의 힘쓰기 전 남자들이 그러하든
양 손바닥에 침을; 한번 뱉고는 양팔의 소매를 걷어 붙이려다
내가 반팔을 입었음을 깨닫고 그 동작을 취하지 못한걸
못내 아쉬워 하며 티뷔를 번쩍 들었다.
그녀의 '힘이 참 쎄네요' 라는 듯한 표정에
나는 의기 양양한 표정으로 괜히 알통도 한번 자랑해 봤으나..
그녀의 '겨우?' 란 표정에 뻘쭘한 나머지 티뷔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저..저기..근데 몇 호죠?"
그녀는 덜렁대는 내 모습이 재미라도 있다는 듯이
웃으며 나를 자신의 집으로 이끌었다.
-3-
나머지 짐들을 올리고 마지막으로 컴퓨터를
내려놓는 나에게 그녀는 고맙다는 듯
또 한번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거 참 목소리 듣기 힘드네"
"........."
"고맙다는 말도 인색하시고... 도덕시간에 졸았나 보죠?"
땀을 닦으며 나도 모르게 어디서 주워 들었을 법한 대사를
하며 그녀를 올려다본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내 쭈쭈바 왜 먹어요!!!"
그녀는 깜짝 놀래며 무의식적으로 입에 물고 있던
쭈쭈바를 빼냈다.
"깨물어 먹었구나? 으으 내가 얼마나 아끼면서 녹여 먹고 있었는데"
그녀는 놀라며 작은 가방속에서 메모지와 펜을 꺼내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날씨가 덥다보니 저도 모르게 그만..]
메모를 읽어보고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수줍은듯 했지만..
그때도 그녀는 여전히 밝게 웃고 있었다.
"혹시 말을.........?"
그때 내가 건네 받은 메모는..
내가 들은 그녀의 첫 목소리 였다.
-4-
잠시 할말을 잃은 나를 보고 그녀는 바쁘게 펜을 놀리기
시작했다.
[놀라셨죠?]
".............."
[많이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
그래.. 나는 많이 놀랬다.
당신은 입이 있잖아? 그것도 그렇게 작고 예쁜 입술이 있는데..
왜 말을 못한다는거야..?
당신 지금 나한테 장난 치는거야?
상황을 보아하니 말을 못하는건 청순한 그녀 쪽인데..
정작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건 당황한 나였다.
[괜찮으세요?]
그녀는 멍한 내 표정을 보며 근심스레 물었다.
무슨말이라도 건네야 될거 같아 나는 말했다.
"그래서 내 쭈쭈바는......??"
'젠장,이게 아닌데..' 뱉어 놓고도 정말 생각 없는
대사 였다고 자책을 하는 내게....
당황해 할 줄 알았던 아가씨는
당당하게 메모지를 건넸다.
[사줄께요! 가요]
-5-
현관앞에 오늘 처음 본..그녀와 나란히 앉아
쭈쭈바를 빨고 있다.
특별히 할말이 없었다.
얼굴이 이쁘단거 하나만으로 술집여자라고 치부한 것도..
그녀의 사정도 모른체 고맙다는 말에 인색하느니..
도덕시간에 졸았냐느니.. 했던 것들이 몹시 마음에 걸렸다.
내가 아무 말이 없자
그녀는 내가 무안할 정도로 내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리고는 내게 쪽지를 내밀었다.
[저한테 미안하세요?]
나: 할..독심술도 할줄 알아요?
[아뇨, 표정이 그래요]
나: 그..그래요?
그녀의 목소리를 빼앗아간 신은..
그녀에게 마음을 읽는 능력이라도 주신걸까?
물론 그런건 아닐게다.
그녀 자신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다 보니..
절로 더 깊은 관찰력이 생긴거겠지..
[저는 괜찮아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감사하는데 겨우 쭈쭈바에요?
[네?]
나: 그리고 쭈쭈바는 원래 내꺼잖아요!
[맞아요, 그럼 어떻게..?]
나: 이삿짐 날랐더니 저 배 안고파요.
[ -_- 가요 식사하러..]
나: 배 전혀 안고픈데.... 뭐 먹을까요?
[자장면이요 ^^]
나: 겨..겨우..? 탕수육도.
그녀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탕수육 하나에 이렇게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그녀가 너무 귀엽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그녀 특유의 미소로 웃으며 쪽지를 건넨다.
[좋아요 ^^]
나: 그럼 팔보채도!!!!!!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내게 쪽지를 건넨다.
[일절만 하세요]
나: 하하.....-_-
-6-
아직 정리가 전혀 되지 않은 그녀의 원룸에서
자장면을 먹었다.
그녀는 왠지 아이처럼 들떠 있었다.
나: 자장면 먹는게 그렇게 좋아요?
'아,질문을 하는게 아닌데'
그녀는 자장면을 먹다 젓가락을 내려놓고 다시 펜을 들었다.
나: 아..미안해요 그냥 드세요.
[집에서 먹어서 좋아요. 그리고 저 말하는거 좋아해요]
나: 집에서 먹는게 왜 좋아요?
그녀는 고민했다.
그녀의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내가 또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닳았다.
그녀는 직접 글을 써서 말하기 때문에 [예, 아니오] 로 대답 할 수
있는 단답형 질문을 했어야 하는데...저런 서술적인 답을 요하는
질문에 답을 하려면 그녀는 한참을 써 내려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나: 아..미안해요. 질문을 바꿀께요!
그녀는 그새 또 미안해 하는 내 마음을 읽어버렸는지
[괜찮아요! 해볼께요!]
라며 씩씩하게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저는 전화를 할 수가 없잖아요.
그렇다고 중국집 사장님 핸드폰 번호를
알아와서 문자로 시킬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그래서 그런지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는게 참 즐거워요.
거기다가 오늘은 새로 이사온 집이고..
새로운 친절한 이웃을 만난 것도 좋구요..]
내가 메모를 읽고 있을때
그녀는 바로 무언가를 또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한번은 친구가 있을때 음식을 시켰는데
배달이 왔을때 하필이면 친구가 집을 비웠어요.
그냥 만원짜리를 드렸는데 거스름돈을 안주고 그냥 가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붙잡았죠.
그랬더니 놀래면서 쳐다보는거에요. 제가 들어가서
쪽지에 '거스름돈 안주셨어요' 라고 적어서 쪽지를 드렸죠]
나: 하핫... 난처하셨겠다.
[네.. 그랬더니 뭘 오해하셨는지 절 보면서 얼굴이
빨개지시곤..뛰어나가시는거에요. 거스름돈도 안주고..]
식당에서 점심밥먹고있는데 식당바닥에 거대한 곱등이가 성큼성큼 걸어다닌다.
나한테 다가올까봐 벌레처다보면서 계속 밥을 먹늕다.
가까이 오면 제자리에서 발을 굴렀다.
사람들이 미친놈인줄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