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처리에 대한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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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자보다는 초중급자에게 스킬보다는 연습에 임하는 심적 자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부제: 눈만 돌려도 턴이 된다
과장되게 표현된 부제 "눈만 돌려도 턴이 된다"라는 말은
시선을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정도의 약간의 몸짓으로도,
이전 턴에서의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다음 턴의 동작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시선처리는 자동차의 핸들을 돌리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분은 "자동차의 핸들은 상체 로테이션이나 스티어링 아닌가?"라고 반문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핸들이 아니라 핸들에 의해 조정되어 앞바퀴가 틀어지는 모든 조향장치에 해당합니다.
자동차 핸들 비유는, 시선 이동의 정도가 턴의 깊이에 대한 기준이 된다는 뜻입니다.
턴의 시작에서 시선을 어디로 이동시켜 놓느냐에 따라,
로테이션의 정도와 BBP 자세에서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인클리네이션, 다운 프레싱의 강도, 등을 몸이 자동으로 조정하게 되고,
이에 따라서 턴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오랜 연습으로 보딩의 여러 동작들이 몸에 베게 되면,
얼마만큼 시선을 이동시킬 것인가는 대뇌에서 의식적으로 제어되는 것이고,
나머지 동작은 소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반사적인 동작이 됩니다.
즉, 그런 오랜 훈련을 통해서 된 상급자는 눈을 돌려서 다음 턴의 시작만 의식적으로 해주면,
나머지 동작들은 많은 반복 연습으로 만들어진 반사신경에 의해 자동으로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눈동자만 돌려도 턴이 된다는 말은 초중급 보더들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초급 보더가 시선만 바꿔놓고 나머지 동작을 취하지 않고 턴이 되기를 기다리면, 역엣지 걸려서 엎어지게 되겠지요.
중급자들은 시선만 바꿔놓고 기다리다가는, 턴의 시작이 안되니 결국 뒷발차기로 보드를 돌리는 버릇이 생기겠지요.
그렇다면, 초중급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선 이동과 함께, 나머지 동작들, 즉, 전경으로의 중심이동과 함께 업동작, 로테이션, 다운동작, 등을
적당한 시간차를 두고 단계별로 이루어지도록 의식적으로 만들어줘야 턴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동작이 정확하게 습관적으로 몸에 베이도록 오랜 시간동안 반복적인 연습을 해야 합니다.
특히, 조급하게 진도를 내서는 안됩니다.
한 시즌 동안에 하나씩, 하나의 기술 단계를 완벽하게 몸에 배이도록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매 단계를 올라갈때마다 잘못된 자세에 대한 교정을 전문강사로부터 받아야 합니다.
이번 시즌에는 나비스 턴만을 정확하게 완성하고,
다음 시즌에는 인터미디어트 턴을 정확하게 연습하고,
다음 다음 시즌에는 어드밴스트턴을 익히도록 합니다.
이렇게 하면, 3시즌 만에라도 어드밴스트 턴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 되네요.
(저는 7시즌을 보딩했어도, 아직 어드밴스트 턴을 완성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초고속성장입니다.)
한시즌에 스노우보딩에 대한 모든 것을 머리로는 다 배울 수는 있습니다만,
한시즌에 새롭게 배우는 스킬 한가지라도 몸이 다 배웠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단계를 건너뛰어서 잘못된 습관이 몸이 베게 되면,
비기너턴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정도로 고치기가 어렵게 됩니다. 제가 그러했습니다.
그러다가 어쩌면 영원히 어드밴스트 턴을 완성하지 못하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눈만 돌려도 턴이 된다"는 말은 시선처리에 대한 스킬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될 정도로 스노우보딩은 많은 반복적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말입니다.
이전글에서 다이나믹 턴을 몇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다음의 말로 글을 정리합니다.
최상급 슬로프에서 깔짝깔짝 엣지만 바꾸면서 내려가는 다이나믹 턴를 원하신다면
한 시즌만에도 이것을 이루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폭격기처럼 눈밭을 가르는 다이나믹한 파워의 턴을 원하신다면
더욱더 느긋한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입니다.
언젠가, 눈밭을 가르면서 폭격기처럼 날라다니는 펀보딩을 해보고 싶지는 않으십니까?
펀보더가 쓰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