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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카풀로 보드를 함께 타러 가기로 연락이 돼서
아침에 그녀의 집 근처 도로가로 갔습니다.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게
그녀는 부츠를 신고 데크를 들고(보드케이스도 없이)
"아 많이 늦었죠! 죄송해요."
10분을 늦은 그녀는
바인딩만 차면 도로 위에서 스노우보드 탈 기세로 뛰어왔습니다.
부츠따로, 보드백 따로 가지고 다니다가 어깨에 담이 왔었다며
사람들 신경 안쓰고 최소한의 것만 가지고 다닌다고 하네요ㅋ
보통은 보드케이스 넣고 부츠는 따로 가지고 오지 않나요?;;
흠.. 어쨌든 룰루랄라 그녀는 신나고 재밌는 여자사람 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그녀는 공짜로 주는 무료 점심을 꼭 먹어야 겠다는 말을 세 번 했습니다. 처음보는 저한테;;;;세 번 씩이나..
이 때도 약간 보통 여자 사람 같지는 않다고 느꼈지만 어쨌든 패스.
리조트에 도착 하기가 무섭게 그녀는 총알같이 차 밖으로 튀어 나가더군요
저는 트렁크 문을 열고 부츠로 갈아 신고 쟈켓을 입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런 저를 '왜이렇게 느려 터졌냐는 표정으로' 그녀는 주시하였습니다.
머 그녀는 어쨌든 카풀하기 전부터 ready set 다 된 여자였으니까요ㅋ
그러고 공짜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그 때도 누가 앞에 설까 무섭게 초고속 광케이블 속도로 줄을 서더군요.
머 어쨌든 밥을 먹고선 잠깐 담배를 태우려고 발코니 쪽으로 향하는데
그녀는 당장이라도 리프트를 탈 기세로 눈밭으로 향하더군요.
일단 담배는 물건너 갔으니.. 또 패스,,,,
리프트는 장장 40분동안 기다렸습니다.
중간 중간에 끼어드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녀가 그 사람들한테 대놓고 들으라는 식으로
"헝그리 보더에서 중간 중간에 끼어드는 사람들 때문에 말 많던데...한 마디 확 해버릴까요"
라고 하더군요. 살짝 그 사람들이 들을 까봐 제가 다 민망했지만...일단 패스.
잠시 후 제가 기다리는데 한 발짝만 늦게 가도 사람들이 어영부영 끼어드니까
그녀가 "저 남자분하고 일행이예요!!"라고
저희 사이에 끼어드는 사람에게 한 마디 하더군요
전 민망했지만 머쓱하게 웃었습니다.
끼어든 분이 "아,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라고 약간 당황해 하더군요. \
여자저차 리프트를 타게 되었습니다. 담배를 꺼내려고 하자 그녀가 냅다 한 마디 하더군요
"리프트에서 금연이예요. 헝그리 보더에서 혼나요. 뒤에 리프트 타고 오는 사람들한테 연기 다 간데요. 자제해 주세요"
"아..네..."
그녀가 바인딩을 채우고 있었는데 먼가 좀 이상해서
저: "바인딩이 좀 이상하네요?, 그거 부츠 앞쪽으로 감싸는 바인딩 아닌가요?"
그녀:"맞는데요, 작아서 그냥 위로 채워요."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한 듯이 말하더군요...;;;;
저: "그럼 바지는 왜 부츠에 넣어 입으세요???"
그녀: "아 같은 회사 제품 M 샀는데 엉덩이 보호대 차니까 너무 작아서 그 다음 보드복 살 때 L로 샀거든요,
근데 또 너어어어무 크더라구요 이렇게... 바꾸기 귀찮아서 그냥 입어요.그리고 바지 부츠에서 빼고 타면 오히려 다리 짧아 보여요"
저: "아,,,,,네..;;;;;."
그리고선 제가 내려가려고 바인딩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피해 요리조리 경로를 탐색하고 있는 사이
그녀는 알리 두 번을 치고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래로 내려오니 그녀가 바인딩도 푼 채로
또 "너, 참 늦다"라는 표정으로 절 주시하고 있더군요.
살짝 무서웠습니다.
근데 갑자기 소나기가 오더군요.
그녀의 바지는 보드복이긴 한데 어디서 남자들도 안입을 더블 힙합 통큰 바지를 입었고
위에는 그냥 큰 후드티를 입었더군요.
그녀의 후드는 머 말할 것도 없이 다 젖었고
헬멧도 없고, 고글도 없고, 보드쟈켓도 없고,,,,참 그냥 일상복 입고 보드 타는 여자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ㅋ
알고 보니 그녀의 보드 바지도 3만원 주고 쥐마켓에서 구매한 반 방수 의류라더군요
그녀의 바지는 빨갛다고 못해 소나기에 다 젖어서 적색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 방수 의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가관인건, 양말!!
그녀: "아, 부츠가 오늘은 많이 헐렁하네요."
저: "보드 양말 안신었어요?"
그녀: "아, 그냥 양말 신었는데? 담부턴 두 개 신어야 겠어요"
전 속으로 빵 터졌지만 첨보는 사이라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리프트를 다시 타고 올라가는데 비가 와서 그녀는 너무 춥다며
비니를 턱까지 내려 쓰더군요
!!!!!!!!!!!!!!!!!!!!!!!!!!!!!!!!!!!!!!!!!!!!!!!!!!!!!!!!!!!!!!!!!!!!!!!!
개그가 따로 없었습니다.
참 특이한 처자....
두 번째 보딩을 마치고 그녀는 더 이상 기다리는게 지루해서 못타겠다며 왁싱이나 하러 가자하더군요.
2년 동안 왁싱을 못했던 터라, 저도 흔쾌히 OK했습니다.
왁싱을 맡기러 갈 때 안 사실이지만
더 웃긴 사실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는 데크를 거꾸로 타고 있었습니다.
전에 타던 사람이 거꾸로 해놨는데(전에 타던 사람도 이 여자 못지 않게 이상했을까요?ㅋ)
것도 모르고 이제까지 신나게 계속 이렇게 타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ㅋㅋㅋㅋㅋ
아니,
시내에서 카풀 차 타러 올 때 거의 4차선 도로에서 보드 탈 기세로 부츠신고 보드케이스도 없이 데크 들고 뛰어오지...
공짜점심을 무조건 먹어야 한다며 압박하고..
보드 탈 때 바인딩은 작아서 위로 매지,,,,
양말은 '보드양말 새로 하나 사야 겠다'도 아니고 '그냥 양말 두 개 신어야 겠다'
반 방수 바지와 후드는 소나기에 젖어서 완전 물에 빠진 생귀 처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
9천원짜리라는 장갑은 이미 찢어져 있고 작아서 손도 안벌려지더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
바지는 갓난애기가 아빠 옷 입혀 놓은 것 처럼 큰데... 그것도 멋도 아니고 옷 교환하기 귀찮아서 안바꾼거지...
바인딩 부착은 거꿀로 돼있지
사람들 민망하게 대놓고 새치기 한다고 뭐라고하지
춥다고 비니 턱까지 내려쓰지....
그러면서 오면서 이러더군요,.,.
"아,,,,정말 장갑은 다시 사야 할 것 같아요"
저: "다 사야 할 거 같은데요.....제가 이건 정말 말 씀 안드리려고 했는데요...턱까지 비니 내려쓰는 건 조금....."
가관은 이여자 스노우 보드 8년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캐나다에서 스노우보드 장사까지 했다고 하던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여자 사람 뭘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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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결국엔 친해져서 중간에 휴게소 들러서 서로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좋게 헤어졌습니다.
헝글 보더에 글쓰는 건 그 분이 먼저 추천했어요ㅋ
자기가 그렇게 웃긴지 몰랐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하도 혼자 남들 눈 신경 안쓰고 살았는데
다른 사람들 눈엔 자기가 보통 사람 처럼은 안보였겠다며 깔깔 대며 웃더군요ㅋㅋ
하물며 혼자 베니건스도 가는 여인이라고 했습니다.
헤어지고도 전화해서 한참을 또 웃었습니다
그 분도 혼자 걸어다니면서 계속 어제의 자신이 생각나 웃었다네요
그분이 리프트나 설원 위에서 담배 피는거 아니라고 해서 담부텀 안필겁니다!
비판하는 댓글은 수정 글 덧달기 전입니다 :) 저라도 이런 글 상대방 동의없이 글 올리는 분 있으면 조금 화났을 듯해요.
중요한 건 그 분이 먼저 제안한겁니다ㅋㅋㅋㅋㅋㅋㅋ
점심? 아니요, 그 분이 커피 사주셨는데요. 휴게소에선 그냥 각자 돈 내고 호떡 먹었음ㅋ
전혀 그런 분위기 아니었어요. 전 외모적으로 전지현같은 분과 사귀고 싶다고 못박았어요ㅋ그 분도 참 까다로우시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