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No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곳 저곳 다니다 보면 그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성우 보드장엔 확실히 보더들이 줄어 괄목할만한 결과를 이루었지만
지산 보드장엔 아직 보더들이 들끓고 있다...
지산 보드장..보이콧 하자고 말들만 많았을 뿐이지 실제론 실패했다고 말이죠..
하지만...전 지산 보드장 보이콧도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지산에 보더들 진짜 많습니다.
작년과 비교해도 훨씬 많아졌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엔 보이콧 실패인 것 처럼 보이지만..
작년 지산에 열심히 다니셨던 보더라면 아마 아실 겁니다.
비록 보더들은 많긴 하지만 진작 시즌권을 끊고 타는 보더들은 작년에 비하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을 말이죠.
많은 보더들이 지산에서 보이긴 하지만 리프트권을 끊고 타는 보더들이 압도적입니다.
아니 '압도적이다' 라고 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
작년과 비교해 봤을 때는 현저히 줄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의 이러한 의견은 그냥 제 머리 제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올 시즌 수여차레 지산에서 전일(새벽-야간) 보딩을 하며 유심히 지켜본 결과에서 나온 것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아마 작년에 지산에서 열심히 보딩하셨던 보더시라면 제 의견에 동감하시리라 믿습니다.
솔직히 지산은 보이콧이 의미가 없을 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 근교라서 가깝다는 엄청난 지리적 여건과
서울 근교의 보드장치고는 가장 좋은 설질과 슬롭 환경이라는 것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나 직장 생활을 하시는 분들께는 회사 업무가 끝난 뒤 보드를 타고 싶은데...강원도는 너무 멀고..
이런 분들께는 역시나 무척 매력적인 곳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혹시나 보더들이 모두 보이콧해서 리프트권 구입조차도 안한다고 해도 지산 보드장은 성업일 것입니다..
말할 필요가 없지만 스키어들은 여전히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죠..
작년보다 더 많아진 듯 보여지는 사람들때문에 (보더든 스키어든) 보이콧은 실패한 듯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잠시 제 개인적인 변명과 수많은 직장인 보더분들을 위한 변명을 해보고자 합니다..
저도 이번 시즌에 지산 보드장으로 시즌권을 끊었습니다.
당연히 믿을 수 없으시겠지만, 시즌권 구입 전에 개인적으로 계속 갈등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내년에 준비하는 큰 시험이 있어서 공부는 많이 해야하는데 보드는 타고 싶고...
우리 동호회 메인 베이스가 있는 휘팍으로 가자니 시간과 정력이 너무 많이 소비되고
(그래서 시험 떨어지면 누가 책임져 줄것인가..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지산으로 가자니 보이콧하는 곳인데...
양지로 가자니 작년에 고생고생하며 지산에서 보딩한 것이 어느새 정이 들기도 했고
(보드장에 무슨 정이 드느냐..하시면 할 말 없지만...)
결국..이런 갈등 속에 올해도 지산으로 택했습니다.
여전히 믿지 않으시겠지만 개인적으로 보이콧이라는 대의를 저버린 자신에 대해
한 사람의 보더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서 말이죠...
그래서...물론 이런 것으로 용서(?)받을 순 없겠지만 다른 방법으로라도 보이콧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올시즌 지금까지 지산에서 수여차레 보딩 중 단 1원도 지산에 가서 써본 적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제 보딩도 친구에게 '지산은 보이콧한 곳이다' 라고 양해를 구하고, 지산 들어가기전 용인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저녁은 편의점에서 사간 김밥으로 대신했습니다.
시즌권 수입보다는 먹거리에서 더 큰 수입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결국 시즌권은 지산을 끊었지만 나 나름대로의 보이콧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단돈 1원이라도
지산에서 쓰지 않겠다는 그냥 개인적인 보이콧이죠...아무도 알아주지는 않겠지만...
그 외 많은 직장인 보더 분들이 지산을 이용하고 계시는데...
그 분들이 이번 지산 보드장 보이콧이라는 것을 모르실까요?
보드는 타고 싶은데...주말엔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주중에 강원도 까지 가기는 너무 멀고...
그래도 보이콧인데 갔다 오자니 다음 날 회사 출근이 막막하고...
보이콧이라는 대의가 있지만...이렇듯 개인적인 사정은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눈에 드러나는 보여지는 것은 크게 없을 지라도
보더들이 보드장의 봉이 아니라는 것...
분명히 한 사람 한 사람이 보더로서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저는 못했지만.. 수많은 보더들이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까지 보이콧에 동참을 하셨고
내년 시즌에는 미리 미리 보이콧을 해 진짜 보이콧을 보여주자 라는 의견까지 나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이콧은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몇 분 안되시겠지만...혹시나 여기까지 읽어주셔다면 감사드리며(__)
이제 어느덧 02/03 시즌도 반이 지나갔습니다.
모든 보더분들 항상 안전보딩 하시길 바라면서...
* 정덕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12-27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