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드장에 보면 헬맷을 많이 착용하고 있는걸 보게 됩니다.
저역시 몇번 머리로 착지한 후 헬맷공구를 기둘리고 있는 상태이구요
그런데 과연 헬맷의 단점은 없는것 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여기저기 찾아보니 놀라운 사실이 --;;
암튼.. 헬맷을 써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헬맷을 사용함으로써.. 시야가 좁아지는걸 느껴보신적이 없으신지요.. 전 친구넘꺼를 빌려서 사용해봤는데 의외로 헬맷이 시야를 가리더군요 시야가 좁아짐으로써 또 다른 위험에 부딪칠 수도 있구 또 귀마개때문에 소리를 듣는데도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더군요
헬맷이 안전하기는 한데... 또다른 위험성을 내포하겠다구 느꼈습니다.
여기까진 제 의견과 경험이구.... 지금부터 스포츠 메디슨 센터에서 퍼온 글입니다.
읽어보시고 판단하시길... ^^;; (본문이 쪼매 길어서 나름대로 재편집했습니다 ^^a 구래두 긴 글이니 읽고 싶은신 분들만 읽으시길..)
현재 미국에서 이 문제, 즉 스키어에게 헬멧을 씌워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마치 빙산처럼, 수면 이하에
복잡한 문제가 얽혀져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서는 '손 보호하려 장갑 끼고, 눈 보호하려 고글 끼는데, 머리
보호하려면 헬멧 쓰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그게 그
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이야기 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는 '상식'과 '실제로 벌어지는 현상'과 서로 차이가 나는 경
우가 많은데, 안전 기구의 사용에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 이유
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false sense of security'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합
니다. '위안전감' 이라고 해석해야 하나요? '안전 불감증'과 비슷한 의미
도 있는 것 같은데…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에 쓰이는 ABS 장치와 에어백 입니다. 누가 보아도 운
전자의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이죠. 하지만 실제 조사 결과는 이
런 훌륭한 장치를 장치한 차의 운전자 들이 더 많이 다친다는 것입니다. 이
것은 에어백을 해서 더 많이 다친다고 해석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이런 안
전 장치를 착용한 다음 생기는 '안도감' 때문에 사고가, 특히 대형 사고가
더 많이 난다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헬멧이야기입니다 -_-;;
미국의 경우 일년에 1000-1500만 명이 스키를 타고있고, 그 중에 약 800건
의 심한 머리 손상이 일어나며, 그 중 20명 정도가 머리 손상으로 죽고 있
습니다. 이것은 스키로 인한 사망 사고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숫자로서,
다시 말해 스키 타다 죽는 경우의 반 이상은 머리 손상으로 사망한다는 것
입니다.
헬멧의 긍정적인 효과는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 시키는 역
할입니다. 하지만 이런 완충 효과에는 한계가 있어서, 현재 나와있는 헬멧
으로는 20mph(32km/h) 정도까지의 저속의 충격에만 유효한 것으로 되어있습
니다. 문제는 스킹 중 심한 머리 손상을 일으킬 당시의 속도는 대부분 40-
80km/h 혹은 그 이상이라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서 스키 타다 머리 다쳐
죽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헬멧을 썼어도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
다.
한편 머리 손상은 두개골이 깨지고 피가 고이는 국소적 손상 형태와 소위
뇌진탕이라고 이야기하는 광범위한 손상 형태가 있는데, 스키로 인한 머리
손상의 경우 뇌진탕(전체의 2.5%)이 두개골 골절(전체의 0.1%)보다 훨씬 많
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헬멧은 두개골 골절 형태의 손상을 줄이는 데는 효
과가 좋지만 아쉽게도 더욱 문제가 되는 뇌진탕 종류의 손상에는 효과가 훨
씬 덜합니다.
이런 실험실 연구 결과가 여러 역학 조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는데, 예를 들
어 역시 머리를 많이 다치는 사이클의 경우, 헬멧을 쓴 사이클리스트 들이
두개골 골절, 안면부 열상 등은 줄었지만 뇌진탕, 안면부 골절, 목 부상 등
은 상관 없이 비슷하게 일어났다는 결과 등이 있습니다.
한편 헬멧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부분도 있는데, 귀 부분(ear flap)이 너
무 큰 경우 주변 시야를 가리고, 청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헬멧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머리와 몸을 연결하고있는 부분, 즉 경추부(목)
의 손상입니다. 헬멧은 목에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외
부 직경이 큰 헬멧일 수록 더합니다. '모여라 꿈동산' 같은 헬멧을 썼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냥 서있기만 해도 목이 아플 지경이죠. 그나마 수직 방향
으로 머리 끝부터 떨어졌을 경우 목에서의 충격을 흡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가 있겠는데, 이런 효과를 얻으려면 현재 스타일의 헬멧으로는 어림도 없
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헬멧의 한계를 보여주는 실험 결과 보다도 더욱 중요한 사실
이 있습니다. 뭐냐 하면, 설령 헬멧이 부상의 정도는 좀 줄여줄 수 있다 하
더라도, 사고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니, 막기는 고사하고 사고
를 더 늘인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곳 버몬트 그룹의 핵심 멤버인 쟈스퍼 쉴리가 발표 준비 중인 '헬멧
이 스키로 인한 두부 손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를 미리 보자면, 헬
멧을 쓴 스키어가 머리를 더 많이 다쳤다는 난감한 결과가 나와 있습니
다.
'머리 안 다친 사람들 보다 다친 사람들이 헬멧을 더 많이 썼더라'하는 것
인데, 이것은 해석을 잘 해야 합니다. 현재까지는 아무래도 헬멧을 레이서
나 익스트림 스킹, 프리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경향이 있으
므로, 머리 손상의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이 헬멧을 많이 쓰는 경향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고, 헬멧을 쓴 사람들이 위험한 짓을 많이 한다고도 해석
할 수도 있습니다. 헬멧의 한계 내지는 역 효과를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마
치 총알이 빗발처럼 날라오는 전쟁터에서, 겁이나 고개도 못 들던 병사가
철모 하나 씌워 주자 용감해져서 혼자 '돌격 앞으로'를 하는 상황과 비교
할 수 있을 까요? ('false sense of security')
이것이 현재 헬멧의 실체입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헬멧을 쓰지 말자'는 의도로 이해를 하시면 큰
오해입니다. 헬멧은 안전 스킹을 하겠다는 마음 가짐 하에 착용한다면 예기
치 않은 부상의 정도를 줄여 줄 수 있는 훌륭한 기구입니다. 하지만 스키
안전에 관한 검증된 상식들을 익히고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헬멧이 마징가 제트처럼 몸을 날려 무모한 자신을 보호해주리라는 '보
디 가드'의 역할을 기대하고 착용한다면 더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꼭 알아
야 합니다.
이야기를 꺼내놓고도 혼돈이 올까 걱정되어 정리를 좀 해보았습니다.
1. 헬멧을 쓰던 안 쓰던 간에 어짜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선수, 혹은 프
로 스키어의 경우는 헬멧을 써야 합니다. 주로 속도가 붙는 활강 경기 선
수, 돌발 상황이 많은 extreme skiing이나 off-trail skiing의 경우, 또 점
프, 에러리얼 등의 경우입니다.
2. 일반인 중에서도 익스트림 카빙 등 속도를 내는 경향의 스키어, 에어 기
술을 즐기는 경향의 스키 및 스노우보더 혹은 스키보더 들도 헬멧이 도움
이 될 것 입니다. 단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헬멧을 착용하여 난이도를 높
이겠다는 생각이면 머리를 다칠 확률이 아예 안 쓰는 경우 보다도 높아진다
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3. 주로 무식한 어른들에게 부딪혀서 다치는 죄 없는 어린이들도 헬멧을 착
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단 공인된 제품의 꼭 맞는 사이즈를 착용
시키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무거나 뚜
껑 덮듯이 씌워 놓고 할 일 했다고 뿌듯해 하시면 안됩니다.
4. 일반 스키어의 헬멧 착용 문제는 각자가 결정하도록 맡기는 것이 좋겠습
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스웨터만 입고 경치 구경하며 봄 스킹을 즐기
는 상황이라면 헬멧 쓰고 땀 뻘뻘 흘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
각입니다.
5. 헬멧 구입시에는
- 잘 맞아야 합니다.
- 환기가 잘 되야 합니다.
- 시야를 가리지 않아야 합니다.
- 듣는데 방해되지 않아야 합니다.
- 특히 애들의 경우 머리 사이즈에 비해 헬멧의 바깥 직경이 너무 크면 안
됩니다.
끝으로 충돌로 인한 머리 부상은 생명과 관련된 일이라 크게 부각되는 면
은 있지만 사실 빈도는 매우 드뭅니다. 무모한 행동만 안하고 정말 재수없
지만 않으면 대부분은 피해갈 수 있습니다.
휴... 대충 머 이런 이야기입니다. -_-;;
제 느낌은 이런겁니다.
그래도 보호장비는 중요하다
그러나
보호장비믿고 넘 과신하지 말고 적당한 슬로프에서 실력껏 분수껏 즐기자~~~
(중간 중간 문맥상 매끄럽지 못한 것은 제가 임의로 글을 편집했기때문입니다.)
* 뿌붕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12-05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