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헝글보더에 들어왔네요 ㅎ...
비시즌이라 자주 못들어 오는데, 오늘 문득 사진정리하다가
08~09시즌중에 저랑 충돌한 알파인어 아저씨가 급 떠올라서 사고사례하나 씁니다 ㅎ..
아마도 3월 초 였을겁니다...
시즌초반 부상에서 허덕이다가,(08년 12월중순에 제가 사고사례 한번올렸었죠 ㅎ)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아퍼하고 있는데, 너무 너무 뽐쁘가 와서
다시한번 마운틴탑에 올라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또 보드타다가 다치면 그땐 딴병원가라고 하셨기에....(또 다치면 정말 큰일날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무시하고 탔었거든요..)
정말이지.. 조심조심히 탈려고 마음 먹고 갔는데..
탑에서 출발하고 30미터도 못갔습니다...
정말 천천히.. 내려 가고 있는데.... 알파인어 아저씨가 접근하는 소리를 들었고,
저는 본능적으로 온몸이 움츠려 들면서 피해주려고 펜스 쪽으로 붙었는데, 아저씨는 저를 빠른속도로 피해가려고
펜스쪽으로 방향만 바꾼겁니다....
제가 힐턴상태였고, 아저씨가 뒤에서 저를 밀치시더니, 저는 당시 예감을해서 자세가 낮은 상태였고,
어쩌다어쩌다 넘어지지않고, 낮은자세로 멈췄습니다...
아저씨는, 저와 부딪히시더니... 데굴데굴 구르시더군요...
정말 화가 났습니다...그동안 워낙 사고를 많이 경험한지라...
이제 누가 몸에 건들기만해도 신경질적으로 되더군요...
특히나 좁은길에서 충분히 속도를 줄여서 가고 있는 나를 빠른속도로 피해가려고 욕심부린 알파인 아저씨가 몹시 짜증나더군요...
그래서... 돌아봤는데, 중년의 아저씨였고, 데굴데굴 구르시길래...
화는 많이 났지만, 저는 다행이 목숨은 건졌기에 중년인걸 감안해서 조심히 타시라고 한마디 하고 가려고 했습니다..
그 중년아저씨는 약간 어질어질 하셨던지..
"아저씨 괜찬으세요?" 라고 말하는 저를 보고는..
한숨을 몇번 들이마시더니...
"뒤를 보고 타야 될꺼 아니야!!!!!"
그냥 웃기더군요 ㅎㅎ...... 어이가 없어서 그냥 서 있었는데..
제 상태를 알고있는 같이보드타는 형이 와서는..
한바탕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미안하단 소리를 안하고 걍 가시더군요 ㅎㅎ...
미안하다는 사과의 소리를 듣고 싶은건 아니었지만,
알파인보드를 타고, 중년의 나이가 되었으면 충분히 기본적인 슬롭에서의 예의는 알고 있었을꺼고,
최소한 예의라는것은 보여야 하는게 인지상정인데...
얼마나 황당하던지... ㅎ..
다행이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또 한번 저렴한 아저씨의 행동에 좌절하며,
저런 사람들한테까지도 나는 예의를 갖춰야하는가.... 라는 의구심마저 들더군요.. ㅎ..
이제 겨우 보드 3년차...
짧은시일이지만 수많은 사고를 겪었고, 그럴때마다
자잘못이 아닌, "괜찬으세요?"를 먼저 입밖에 내었지만,
위에 중년아저씨 같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자꾸만 비뚫게 변하는 제 생각에
씁씁해 집니다..
별것 아닌 접촉사고에도, 먼저 자잘못을 따져서 나는잘못이 없다라는 입장을 가지면
큰대형사고보다도 더 큰화를 부릅니다...
큰사고라하여도, 서로 원만하게 해결한다면 그건 좋은경험될수도 있습니다.
사고는 나면 안되겠지만..
혹여라도 슬롭에서 사고를 겪으신다면, 먼저 상대방의 상태부터 물어봐주는... 센스를
가지는 정말 '간지보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09~10 시즌에서는 진정 '간지보더'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