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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참 이해하기 난해한 집단이다.
그중 하나가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온통 축제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이다.
죽은 지 17년이나 된 김일성의 99회 생일을 축하하는 각종 행사가 북한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
‘태양절’로 불리는 김일성 생일은 북한 최대명절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죽은 사람을 위한 거국적 생일잔치를 벌이는 곳이 북한이다.
김일성 생일은 1962년 처음 공휴일로 지정됐으며, 그 후 1972년 60회 생일
부터는 민족 최대명절로 지내다가 1997년 당 중앙위 결정으로 ‘태양절’이 됐다.
예수나 석가가 탄생한 날은 기념일로 기리지만 죽은 사람의 생일을 민족 명절로
정한 나라는 북한 말고는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북한 주민들은 태양절을 기다렸다.
기다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틀을 쉬게 해 주는데다 당국과 직장에서 주는
선물이 쏠쏠했기 때문이다. 보통 가구별로 육류 0.5-1kg, 두부 1kg, 술 한 병이
배급됐다. 12살 이하 어린이는 옥수수와 밀가루로 만든 과자와 사탕 1kg을 선물로
받았다. 그러니 북한 주민들이 태양절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몇 년 전 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이 심화되어가고 있으며, 김정일도 2009년 말
“쌀밥에 고깃국을 먹여주고 기와집에 살게 해 주겠다”던 김일성의 유훈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고백하지 않았던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도 “산 사람 입에도 넣을 것이
없어 하루하루가 힘겨운데 나라에서는 축전이요 전시회요 하면서 헛돈만 쓴다”는
불평이 새 나오고 있단다. 그런 가운데 이번 태양절은 김정은 후계세습을 의식해
더욱 요란을 떠는 것 같다.
북한이 서방 전직 정상 4명을 동시에 초청하는 외교 쇼를 벌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남북관계 해결도 결국 저들이 하기 나름임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스스로 얽힌
실타래를 풀 생각은 않고, 마치 예전처럼 우리정부가 갖다 바치기를 바라는 것 같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시인과 사과, 비핵화의지 표명 등
어떠한 실질적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조치는 취하지 않으면서
엉뚱한 데 관심을 기울이는 북한 당국이 정말 한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