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주현우씨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로 시작된 움직임이 온/오프라인에서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는 걸 어젯밤에 페북을 통해 접했습니다.
페북 페이지는 단 이틀만에 수만명의 좋아요 지지자가 다녀갔고, 전국 대학에는 주현우씨의 물음에 대한 답이 우후죽순 마냥 들려오고 있다하네요.
그 나이 무렵의 저와 비교해보면 훨씬 더 성숙하고 깨어있는것 같은 이들을 보면서 참 부끄럽기도하고 그들의 용기가 부럽기도 합니다.
지난 밤, 전부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제 스물을 갓 넘긴, 심지어 고3 학생의 글을 보면서 얼마나 울컥울컥 했는지 모릅니다.
수백개씩 달리는 댓글 사이사이에 반대 의견을 표방한 저질 댓글도 있고 반대 의견이되 논리적인 댓글도 있으며 또 그에 대한 토론도 벌어지고 있더군요.
그 대자보들이 꼬집듯, 전 정치/사회 문제에 무관심과 모르쇠로 살고있습니다. 간혹 들려오는 이런 저런 얘기들이 문제가 있다곤 생각되지만 온/오프 라인을 막론하고 정치 얘기와 종교 얘긴 꺼내기만 하면 진흙탕 싸움이 되는게 뻔했던 경험을 했던터라 별로 안녕하지 못게 살고 있으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살지요.
할 수 있는거라곤 고작 페북 페이지에 좋아요 클릭 한번 뿐이라 부족한 제 용기가 안타깝습니다.
걱정스러운 건 이 움직임이 무슨 유행인것 마냥 막 마구 번지기만 하는 것으로 끝날까봐 하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형/누나들이 그랬던것처럼 짱돌과 화염병, 최루탄으로 대치하자는건 아니고 더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자극해서 저처럼 무관심/모르쇠 주의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죠.
그들이 무조건 옳다/그르다라는걸 따지자는게 아닙니다. 그냥 모두가 조용히 있으면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으니 깨어있자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대자보에 써 있던 말 중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지만 지난 밤부터 내내 머리속을 맴도는 말이..
정치 성향을 떠나서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고 우리의 자식들이 살아갈 세상입니다. 어제 안녕했고 오늘 안녕한 척 지내지만 내일은 안녕하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다들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