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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봉변 당할뻔. 한것 같아요
당한건 아니고, 그렇다고 당할뻔 한것도 아니지만
위험한 순간이었던것도 같고, 애~매~~ 하네요
좀 길어요, 길다고 미리 말했어요
다 읽고나서 뭐이리 기냐고 뭐라 하시면 전 책임 못져요~
퇴근후 운동 갔다가 짐 바리바리 싸들고 독산동으로 고고~
남친님 먹을 간식을 사놓은터라 그거 주러 가던 길이었어요.
지하철역 내려서 화장실 잠깐 들렸다 표 끊고 나왔는데
주변이 휑~ 사람도 휑~
제가 화장실 간 사이에 모두 가벼렸더군요...
육교를 두개 건너고 골목길을 걸어야 하는 코스(도보10분정도)를 가야 남친집이 나와요
열번넘게 와봤던 길이고, 그때 시간이 9시쯤?
첫번째 육교를 막 올라가려는데 옆길에서 술에 취한듯한 아저씨 합류
저보다 몇발짝 앞에서 비틀비틀 걸으십니다.
40대 초반 가량으로 보였으며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고 점퍼를 입고 계심.
저는 짧은 다리로 쫑쫑쫑 걸었고, 걷다보니 아저씨를 추월 했어요
제가 앞에서 걷고 있는데 뒤따라오는 아저씨가 반듯하게 꽤 잘 걸으시네요?
카톡하고 핸드폰 좀 만지작 하다보니 또 걸음이 느려졌고
아저씨가 절 추월하심. 근데 어느샌가 또 비틀비틀모드.
이때 쬐꼼 이상했습니다.
앞에선 비틀비틀 걷다 뒤에선 반듯하게 걸으면서 저랑 속도를 계속 맞추는 듯한 느낌이.....
좀 쌔~하다 싶어서 남친님께 계속 전화를 했지만 연결은 안됐고
신경 바짝쓰고 걷는중에 걸음빠른 젊은 남자가 쌩- 하고 지나가길래
이때 아니면 안되겠다 싶어서
빠른걸음 젊은이를 따라 뛰듯이 걸어서 두번째 육교를 지나고있는데!!!!
뒤따라오던 비틀비틀 아저씨가 뛰는 소리가 들려요 ㅠㅁㅠ
육교 계단을 완전 칼루이스 수준으로 뛰어올라오는걸 보고 마음이 급해졌어요
빠른걸음 젊은이는 금새 사라졌고, 아저씨 발걸음 소리는 계속 들리고
육교를 내려와 골목길로 들어섰는데 골목을 세개 지날때까지 같은 길로 따라오심.
(뭐, 원래 가던길인지 아닌진 모르나 이땐 따라오는거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듬)
심장은 막 쪼그라들고 미치겠는데 사람은없고 ㅠ
주변 가게에 불은 켜져 있지만 가게문은 닫아져 있고 .....
머릿속에선 어느지역 무슨 사고 기사났던것들만 막 생각나고 ㅠ
그때 남친님과 통화가 됐고
완전 다급한 목소리로 지금당장 밖으로 나와달라고 통활하고 뒤를 힐끗 봤는데
아 이런.... 네번째 골목에서 좌회전을 했는데
이아저씨도 꺽었네요 ㅠ
아저씨랑 거리는 대략 20미터 안팎.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이 보이길래 남친인걸 확인하고 무작정 뛰었어요.
절 보고 남친도 뭔가 이상했던지 같이 달려와줬고
남친님 옷자락을 잡고나서 뒤를 돌아봤더니 뒤에 아무도 없네요 -_- 멍~~~
좀전까지 쫓아왔던 그아저씨 어디간겨??
뭐, 집이 그 근처였을수도 있겠지만 다리도 덜덜덜 떨리고 눈물이 막 날뻔 했어요
나이 서른살 먹고 길거리에서 울면 누가 흉볼까봐 울지도 못하고 ㅠㅁㅠ
아무일 없어서 정말 다행다행 이지만 그 후로 악몽글 두번이나 ㅠ
조심해야되요 ㅠ
정말 한순간에 훅~! 가겠더라구요
티비에서 나오는 사건사고가 절대 남얘기가 아니라는걸 그날 등골오싹하게 느꼈어요
여러분 모두 조심하세요~
그리고, 지하철 내리면 사람들 우루루~ 나갈때 같이 묻혀서 가세요
화장실이 뭐가 급하다고 거길 들렸는지, 그날 엄청 후회했어요
아님 다음차 도착할때까지 기다릴껄 ...
그땐 머릿속이 하얘져서 그런 방법은 생각 못해봤지만^^:;;;
정말.. 사람이 제일 무서운 동물인가 봐요 ㅠ
전 요즘 늦게 집에 들어가면 꼭 빠른걸음으로 축지법쓰면서 가는데ㅜ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서 귀쫑긋 촉쫑긋하게 새우고 다녀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