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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3살 미혼이예요. 올해 부쩍 결혼생각이 들어 열심히 선도 보고 소개팅도 하고 있어요... 올초에 동호회 활동으로 살사댄스를 시작했는데..거기서 한 남자를 알게 됬죠.
저와 같이 살사 강습을 같이 듣는 여자가 있는데, 그 여자를 데려온 직장동료였어요. 그 남자의 나이는 27살....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러다 만난지 몇 달만에 연습 후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친해지게 되었어요. 항상 저를 챙겨주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먼저 가버려서 그 남자가 챙겨준다고... 걱정말라고 했고, 저는 제 차가 있는 회사까지만 데려다달라고 했어요.
회사에 도착해서 집에 가려는데, 정신차리고 간다고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물도 마시고, 차에 앉아 있었어요... 지금 상태로는 운전도 힘들고 대리도 불안하다고.... 자기 집에 가서 자고 내일 아침에 차를 찾아 가라는거예요.. 아무짓도 안한다고.. 저는 말도 안된다고... 그러다가... 너무 힘들기도 하고.. 어느정도 저도 그 남자한테 마음이 있었던건지... 그 남자 집에 가는 택시를 같이 탔어요...
막상 그 집에 들어가니 사태를 깨닫으면서 정신을 차렸어요... 그리고 얘기나 하자고 하면서... 음악을 같이 들었죠... 음악을 듣으면서 얘기를 하다보니... 음악적 취향이 비슷하다고 얘기를 하다가.... 키스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깊은 관계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나잇스탠드와 다름없다는거.. 저도 알아요...
저도 지금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런적 한번도 없었고, 보수적인 편이라 전 남친들과도 깊은 관계를 가진 적이 없었거든요.
그렇게 아침을 맞고... 저는 아침에 정신 차리고 내가 무슨 짓을 한건가.. 하면서 자책하고 있는데.. 그 친구가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더라구요.. 실수가 아니라는 걸 말하듯이..
그러곤..그 친구는 출근을 하고 전 집에 왔는데....헤어진 직후부터 계속 연락이 오고... 그 다음날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하더라구요.. 저는 “실수였다..취해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웠다.. 없던 일로 하자”고 할 생각.. 원인 제공을 한 잘못이 있어서... 신세를 갚을 생각에 만났어요.
그런데... 그 친구를 만났는데...영화를 보자고 하더군요... 첫 데이트하는 설레임으로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산책을 하고.. 첫 데이트 나온 남자처럼 굴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선... 다음엔 더 재미있는 영화를 보자고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고.... 길을 걷으며 망설이더니 제 손을 잡더라구요.. 저는 일단 피했는데.. 그 친구는 앞으로 계속 다음을 암시하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제 맘속엔 그 남자를 원하는 마음이 있었던 건지.. 점심만 먹고 신세 갚으려던 생각에서... 밥 먹고 영화보고 산책하고 커피마시고... 거의 10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마지막 헤어질땐 저도 그 남자의 손을 잡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듯... 했어요.. 그리고...그 이후엔 사귀자는 말은 안해도 연인처럼 지냈어요..
매일 아침일찍 안부 묻고,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고.. 좋아하는 마음도 표현하면서요..
그 친구가 맛있는 음식을 해준다고 저를 초대한 날... 묻더군요... 저한테 자신이 어떤 사람이냐고.... 그래서 전 “ 넌 oo 친구지”라고 대답했고, 그 친구는 저에게 “친구랑 깊은 관계를 가지냐고” 묻었고, 앞으로 저에게 어떻게 할지 묻더군요..
“난... 빨리 결혼해야지.... 열심히 선봐서 시집가야지.... 너랑은 그냥... 잠깐 노는거야...” 라는 지금 생각하면.... 낯뜨거워지는... 그런 수준 낮은 말을 내뱉었어요.. 그것도 그 친구와 안은 상황에서......
이렇게 묻는 상황이 여러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렇게 대답을 했어요.. 저는 당연히 그 친구와 미래를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생각조차 해본 일이 없었는데.. 그 친구는 우리의 관계의 의미에 대해 묻더군요...
그리고... 한가지 더 걸림돌이.... 그 친구의 직장동료인 oo양이 저에게 같이 일하는 남자를 소개해준다고 했었어요.. 이 남자와 oo, 소개받을 남자 모두 같은 동료구요... 이 친구와 이렇게 되기 전에 소개받기로 한 것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소개팅할 남자하고 계속 연락을 하면서.... 그 직장동료인 이 친구를 만나고.... 그러면서 이 친구는 그 남자에게 저와 만날 계획이나 통화내용 등을 듣게 되고... 정말 애매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거절하지 못하고.. 이 친구와 하루를 보낸 그 담날 소개팅 약속을 취소했던 미안함 때문에 한번은 만나고 거절해야한다고 생각을 해서.... 이 남자를 만나면서도 계속 소개팅남과 연락을 했죠..
그러다 이 친구와 또 그런 얘기를 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 선 보게 될 얘기나 그 직장동료랑 소개팅할 얘기가 나왔고, 저는... 너는 그냥.... 잠깐 만나는 거다.. 라고 다시 한번 얘기를 했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이 남자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자기는 괜찮다고.. 누나만 쿨하면 나는 괜찮다고 하더니... 늦었으니 저보고 가라고 하더군요..
뭔가 어색해지고, 서운한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부터 뭔가 모르게 저에게 거리를 두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물었어요. 왜 그러는지...
제 앞길을 막는거 같고... 좋은 남자 만나야하는데 자기가 걸림돌이 되는 것 같고.. 제 앞날에 본인이 흠이 될 것 같다고 하더군요... 만나면 만날수록 누나가 좋아지는데.. 자신이 함부로 대하면 안될 거 같다고.... 죄책감이 많이 든다고 하더군요.. 내 말처럼 잠깐 즐기는 관계로 만날수도 있지만... 뼛속까지 나쁜 남자는 못되는거 같다고... 저와 좋은 관계로 지내곤 싶지만.... 육체적 관계는 피해야할것 같다고.. 하더군요..
저 후회했어요... 왜 그런 말을 내뱉었을까...
내가 날라리도 아니고... 좋아하는 감정으로 만난건데... 나이차 때문에 그 감정을 속이고 쿨한척... 하면서... 말도 안되게 상대를 장난처럼 노는 관계로 만들었을까 후회가 되더군요.
저는 잠깐 만나는거고 노는거다.. 란 말은 진심이 아니라고 얘기했고, 그 남자는 이해한다고 누나 입장에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괜찮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앞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사실은 상처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관계를 정리하자는 말에.. 알겠다고 대답했죠... 그리고 평소처럼 연락하며 지내는데.. 그날 이 남자 직장동료와 소개팅을 했죠.... 밤이 되니 전화가 오더군요.. 소개팅이 어땠냐고.. 궁금해서 전화했다고.... 그러곤... 보고 싶다고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하루도 안지나서..... 그렇게 우리 둘은 다시 만나고...어제의 결심이 무너지면서 또 다시 관계를 가지게 되었어요..
이 남자 고민하더군요... 좋아하지만... 진지한 상대로 생각하지 않으며 나를 만나는건 누나를 그런 상대로 대하는건 아닌거 같다고.... 그러면서.. 자기가 그냥 옆에 있어주는 그정도로 만족하냐고.. 남자친구로서 원하는건 아니냐고 묻더군요..
전... 내 옆에 잠깐 있어주는 것으로 안되냐고 다시한번 물었고... 상식적이지 않은 관계라면서 그렇게 돌아서서 그 남자는 갔습니다.
그 이후 전 우연히 그 남자가 2년 넘게 만나다 헤어졌던 여자가 저와 같은 나이인 6살 연상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여자쪽 결혼문제로 헤어졌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제서야 알겠더군요... 그 남자가 했던.... 나를 좋아하지만 뻔히 결말이 보이는 결과를 다시 반복할순 없다고 했던 말의 의미....
나를 끝까지 책임질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니 전혀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 그러면서.. 저에게... 잠깐 옆에 있어준다는.. 그 말처럼 세상에 말도 안되는 말은 없다고... 너에게 책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제 말에 책임 없는 관계가 말이 되냐고 묻더군요..
그래도 가끔씩 영화도 보고 밥도 먹으며 편하게 지내자고 하더니... 단 한번 연락도 없네요. 제가 많이 잘못한거겠죠?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남자와 깊이 만나는거.. 그러면서 다른 사람 만나 결혼할거라는 말을 그 남자에게 이해받으려고 한거... 어쩌면 이 남자는 처음은 그랬지만... 저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관계에 괴로워했던 거 같아요...
내 마음 편하자고.. 그 남자에게 잠깐 만나는거라는 말로 상처를 준게.. 도리어 저한테 상처가 돼서 돌아오네요... 너무 후회가 되요... 어리고 현재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잠시 외로움을 잊게 해줄 상대로 만들어버린거.. 내 수준을 스스로 깍아내린거...
괴롭네요... 고작 한달동안의 인연으로... 이리 마음이 허탈하고 괴로울수 있을까요...
이 남자에게 전 뭐였을까요.. 그 전 여자친구를 잊기 위해.. 방황하는 마음에 저를 이용한걸까요... 서로에게 그냥 그런 존재였던것인지... 힘드네요...
왜 결혼에 목맨사람 처럼 굴었는지... 그냥... 좋은 감정으로 일단 만나볼걸... 지금 수없이 선을 보면서도 의욕도 없고 내가 왜 선을 보려고 하는지도 스스로 이해가 안가요... 이런 얘기까지 했는데.... 이미 깨진 관계라 다시 돌이킬순 없겠죠..ㅠㅠ
그게 아니라면 지금처럼 x파트너로 만나든 연애만 하시든 본인이 알아서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