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cyworld.com/adinpooh지난 시즌까지 오스트리아 산 막보드와 살로몬 S3 바인딩으로 연습하다가 이번 시즌 초반 확 질러버린 제 애마 코드에 대해 적어봅니다.

사실 장비(데크)를 업그레이드 하기 전에 코드에 대해 매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발란스의 후속데크라는 이야기와 매우 민감한 데크라는 소리에 솔직히 겁을 많이 먹어서 구입에 망설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시즌 이 코드와 함께 지내고 나서 글을 적는 시점엔 정말 잘한 선택이었단 총평을 내리고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데크에 대한 개인 경험를 먼저 하는 형태로 적겠습니다.

버튼 코드 155.... 그래픽은 첨엔 뭐 이런 게 있지 할 정도로 단순하죠. 그런데 요거 질리지 않습니다. 단순한 기하학적 네모상자가 몇개 있는 거 같은데 시즌 끝날 때까지 다른 스티커 붙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점차로 가슴에 딱 들어오는 그래픽입니다. 화려한 그래픽보다 훨씬 사람 맘을 잡아끈다고 할까요? 좋더군요. 다만 탑시트 그래픽이 유광이라 기스가 좀 눈에 띄게 생깁니다. 탑시트 기스 신경 안쓰는 게 좋다곤 하지만 첫 애마라 맘에 좀 상하더군요.

엣지그립력. 매우 좋습니다. 전 시즌 초반 많은 데크를 경험해 보진 못한 상태라 처음 타면서 든 생각은 '비싼 데크라서 그런가? 안 밀리네.... ' 이런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고수님들께 데크를 빌려드리면서 어떤가요? 하고 여쭤보면 일단 제일 첫 마디는 그립력 예술이야.. 이 말씀이셨습니다. 뭐 엣징 새로 갈고 나서 슬로프 내려오면 어느 데크나 잘 박히겠지만서도, 제가 코드에 들어 가장 맘에 든 것은 이 그립력입니다. 강촌의 디어나 페가수스, 많이는 못탓지만 재규어나 레퍼드 같은 최상급 슬로프에서도 슬립이 그렇게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슬로프에 데크날이 딱 붙어서 내려가는 기분은 마치 코란도 타다가 에쿠우스 탄 것처럼 다릅니다. 마치 엣지가 슬로프를 꽉 잡고 절대 우리 주인님 미끄러지게 할 순 없어~~~ 이렇게 소리지르는 듯하여 매우 믿음직스럽습니다.

엣지 체인징.... 이거 황당할 정도로 빠릅니다. 코드의 노즈 특성 상 엣지 체인징이 빠르게 설계되었다고 하던데, 그런 기술적인 것은 잘 모르지만 일단 힐-턴-힐-턴 넘어가는 시점이 매우 빠릅니다.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빠르게 변하게 되어버립니다. 즉, 이런 상황이 처음 시승할 때 저를 가장 당혹하게 만든 점이기도 합니다. 체인징 시점이 워낙 빠르다 보니 탈 때 매우 긴장하게 만듭니다. 한순간 스쳐가는 꽃보더 쳐다보다가 업하면 바로 파란 하늘이 눈앞에 보이면서 별 서너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역엣지의 두려움을 새삼 느끼게 해주더군요. 하지만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이 빠른 체인징 시점을 통해 라이딩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게 됬습니다. 스피디한 턴과 체인징. 매우 스릴 넘칩니다. 다만 어정쩡한 폼일 경우 리프트에서 쳐다보면 '저넘 생쑈하네...' 이럴 수 있을 정도로 휙휙 바뀌더군요. 체인징 시점에서 탄성이 좋아서 그런지 리바운딩이란 것을 처음 경험했습니다. 다운하다가 데크를 꾹 눌러주면서 업하면 엣지가 휙 바뀌면서 몸이 일순간 휙 튕겨나가는 기분을 처음 느꼈습니다. 마치 데크가 날 밀쳐내면서 자신의 몸을 뒤집는 듯한 느낌. 이 점에 코드 유저들이 이넘을 야생마라고 불렀나 싶을 정도의 리바운딩 탄성~. 기분 묘합니다.

턴반경.... 거의 훼까닥. 입니다. 코드가 발란스 후속이라면서 말씀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의 사용기에 보면 턴이 매우 민감하다고 하는 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코드가 다운프레셔의 강도에 따라 정말 턴의 반경이 시시각각 달라집니다. 제가 몸무게가 90kg 정도 됩니다. 체중이 무거운 만큼 다운프레셔 역시 상당한 수준이겠지요. 결국 제가 맘먹고 제대로 다운을 하게 될 경우 농담아니고 거의 80도 정도로 턴이 꺽여 버리더군요. 첨에 하드한 데크란 소리에 구냥 팍 주저앉았는데 순간 슬로프를 휙 돌면서 슬로프 하단 베이스가 정면에 눈에 보이는데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턴 반경이 짧은 만큼 턴하는 속도 역시 장난아니게 빠릅니다. 결국 제 경운 사람 없을 때 롱턴을 즐기기 위해선 다운을 지그시 천천히 주는 방식을 썻구요, 장애물 발견 시 급하게 턴할 땐 그냥 팍 주저앉으면 마치 자동차의 급회전하는 것처럼 휙~ 하고 거의 90도 회전가까이 틀면서 비켜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거 역시 스릴 넘칩니다. 뒷발차기를 이번 시즌에 극복할 수 있던 것도 코드의 이러한 급회전 능력이 아니었던가 싶네요. 한마디로 다운하는 만큼 돌아간다. 이거죠. 제 생각엔 코드의 외관 상 허리가 매우 잘록한데 이 깊은 사이드컷(?)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냥 세워놓고 보면 정말 늘씬한 수퍼모델 체형같습니다. 가늘고 확 들어간 모델 체형.... 맘에 들죠... 저랑 반대의 체형. 저랑 비슷한 체형의 데크는 아마도 드래곤이 아닐까... (그냥 민짜 드럼통..ㅋㅋㅋ)

하드함.... 코드는 버튼 데크 중에서 가장 하드한 모델은 아닙니다. 홈피에서 보면 플렉스는 10점 만점에 7점 정도 표시했더군요. 파이프 용 모델이라고 적혀있는데 제가 파이프는 못타고 그냥 라이딩 중심으로 즐기는 터라 이 적당한 하드함이 매우 좋았습니다. 드래곤도 한번 타봤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되더군요. 체중으로 눌러도 감당이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드는 제 체중에 비해 약간 짧은 덕도 있었지만 딱 제가 좋아하는 강도입니다. 산산롱을 타봤는데 영 저랑 안맞더군요. 산살롱는 그냥 퉁퉁 튕겨다니는 느낌이라 너무 불안했습니다. 허나 코드는 퉁기는 것보다는 가르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모글이 있으면 작은 경우는 그냥 갈라봤는데요. 무릎이 좀 부담이 가는 것을 빼면 오히려 더 믿음직스럽게 잘라냅니다. 큰 모글이야 어쩔 수 없이 타 넘어 갈 수 밖에 없죠...^^ 체중이 약하면 좀 다루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일단 하드한 넘이라 라이딩 시 테일부분이 덜덜 떨리는 그런 경우는 전혀 없더군요.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잡아주는 터라 신뢰도가 좋은 데크라고 생각됩니다. 또한가지 이넘의 특이함이라고 보는 점이 있더군요. 이건 엣지 체인징이 빨라서 그런 건가 생각도 되는데 역엣지 걸릴 상황에서, 다시 말해 균형이 무너질 찰라죠. 몸이 좌우로 비틀거릴 상태라고 설명해야 하나요? 그 때 데크를 믿고 다운을 주면 자연스레 데크가 균형을 찾아갑니다. 시즌 중에 이런 경우를 꽤 겪었는데 그때마다 데크가 절 잡아주면서 위기상황을 극복해 내더군요. 시즌 중 이 데크에 의해 다친 경우는 딱 두가지 경우였습니다. 한번은 큰 모글 잘라내려고 하다가 노즈 박혀서 슈퍼맨 한 경우, 또 한 경우는 괜히 기분에 취해 알리치다가 날로 내려와서 안면랜딩한 경우... 이렇게 저의 판단미스로 인한 경우밖에 없습니다.

But~~~

이넘 역시 몇가지 제 능력을 벗어난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다 주인의 능력부족이겠지만 결국 데크가 타는 보더의 집중력을 꽤 요합니다. 슬슬 타고 내려올 정도로 여유를 갖게 하지는 않습니다. 떼보딩하면서 함께 내려오는 보더의 자세를 봐주는 여유를 용납치 않더군요. 한눈 팔면 바로 주인 버립니다. --;; 아주 아주 신경쓰이는 점입니다. 이점만 유의하면 매우 즐거운 보딩을 할 수 있게 해주더군요.

엉뚱한 말만 쭉 적은 거 같습니다. 처음 써보는 시승기라 그러하니 너그러히 이해부탁드리구요. 그런데 0304 코드가 0203 모델보다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더군요. 이점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0203 모델의 평가가 0304보다는 나아보여서 0203 모델 유저로선 기분이 좋을 따름입니다. 좋은 제품 싸게 넘겨주신 전 주인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끝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코드 덕에 제 라이딩이 많이 늘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카빙이란 것의 기분 좋은 턴느낌을 처음 느끼게 해주었구요. 무엇보다 좋은 장비 알아봐주시는 주변 분들의 부러운 시선과 럭셔리 보더잖아. 장비 프로네.. 이런 말 조차 제 개인적으론 기분 좋게 들리더군요. 다만 장비프로란 소리를 빨리 벗어나기 위해 코드 주인으로써 부끄럽지 않게 담 시즌엔 더욱 정진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0405 시즌에 더욱 재미나고 안전한 보딩을 위해 다들 기도하고 기다리도록 하지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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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러빈』

2004.03.09 18:30:58
*.92.177.57

첨 쓰신다지만 일목요연하게 잘 쓰셨네용... ^^ 저도 올 시즌초에 코드를 사용했습니다..
제가 느꼈던 특징과 같은 생각이시네요... 데크가 많이 민감하더군요...
내년 시즌에도 슬롭에서 대박나시길... 잘봤습니다... ^^

아싸가어리~

2004.03.09 19:15:56
*.228.233.211

저도 한때 코드 유져 였습니다...
감히 제가 지금까지 접해왔던 보드중 최강이였다고 말씀드립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
^^

ares

2004.03.09 23:14:21
*.76.139.93

지금 02-03 CODE 155 쓰는 넘입니다만...정말 제가 느낀 그대로입니다...엄청나게 빠른 엣지 체인징...
라이딩뿐만 아니라 트릭이나 램프에서의 안정적인 랜딩 묵직함...정말 최고입니다...
새제품으로 한장 더 갖고 싶을 정도입니다...

맥도날드

2004.03.10 14:31:47
*.145.153.205

코드를 저두 좀 오래가지구있었는데 참 좋은넘이져..ㅋㅋ

파이프용이라구 매우하드할거라구생각하시구타면 좀 실망할수도있죠..

편견만버리시믄 진짜 좋은데크 ㅋㅋ

BASS

2004.03.10 14:36:17
*.75.227.124

저도 0203코드 유접니다....
단점을 좀 말씀드리면...내구성이 넘 약합니다...ㅡㅡ
특히 탑시트..부분이 젤 약한거 같습니다...
그래도 성능만큼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_^

맥도날드

2004.03.10 15:17:45
*.145.153.205

음...내구성문제엔 동의

ㅇㅔㅇㅣ스

2004.03.11 14:15:29
*.106.30.205

내구성에 올인..
정말 괜찮은 넘이져..

ares

2004.03.11 16:23:37
*.75.254.227

한마디 더 써야겠네여...널리치다가 노즈를 못들어서 눈속에 꽂혔습니다...속도가 좀 있긴했엇지만...
탑시트에 아디다스를 새겨넣었습니다...나만 그런게 아니었군여...^^* 그래도 좋습니다...타본사람만 알져

백두산호랑이

2004.03.12 03:27:10
*.249.57.222

^^: 저도 코드162타는데요~~전 이번시즌처음이라 막보드3번타고 코드로 바꿨는데 ㅎㅎ 전 뭐가 뭔지 아직잘모릅니다 근데 성능좋다고하니 기분은 좋은네요~~탑시트 내구성이 약하다고하시는데 탑시트가 뭐지 ㅋㅋ 제가 너무허접해서~쩝 좋은데크인지도아닌지도 모르고 그냥탑니다 다른거 타본게 블랙드래곤이라고 ㅎㅎ옥션에서 산거 3번라이딩이 전부라~~

anon.又

2004.04.26 10:15:40
*.49.17.174

코드 넘좋져...
코드의 단점은 너무 감긴다는 거, 그리고 묵직한 맛이 조금 떨어지는 거죠....
근데, 90키로시면 코드 155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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