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숏 보드(short board)

일반 보드의 노즈(nose)와 태일(tail)을 각각 오십센치씩 잘라 붙인 모양, 길이 1m. 이게 뭔 놈의 물건인가 하고 보통의 프리라
이딩 보드를 타듯이 해봤지요. 몇 미터 내려가다가 넘어졌습니다. ‘나, 나는 이런 정도 실력이었단 말인가...’ 하는 자괴감과
함께 재빨리 일어섰지요. 그런데 앉아있는 한 보더 앞에 토우엣지로 정지하려고 하다가 또 엎어졌습니다. ‘도대체 내가 잘하
는 건 뭔가, 내 인생은 도대체...’ 하는 회의를 안고 잠시 엎드려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변 사람들이 교체되고 용기를 회복할 때 즈음 다시 일어서서 미끄러져 내려갔지요. 이번에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그래, 피씨와 맥은 다른 거고 버스와 승용차도
다른 거고 햄버거와 라이스버거도 다른 거다. 뭐든지 쓰는 법이 다르면 초보다’ 하는 겸손함으로 비기너 턴(beginner turn)을
구사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랬더니! 마치 장판지에 비눗물을 뿌리고 미끄러지듯이 매끈하게 돌아가는 것이었어요. 그래
서 미끄러져서 바닥까지 내려간 후, 바인딩을 풀고 이 짧은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1. 사이드 컷

길이는 짧은 데 비해 허리부분은 보통 길이(150cm안팎)의 보드(데크)보다 약간 넓다. 이렇게 설계된 이유는 사이드 컷
반경(sidecut radius)을 보통 길이의 보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반경만이 아니라 호의
길이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숏 보드는 보통 보드보다 유효엣지(effective edge)도 짧다. 노즈와 태일을 감안하면 비율로 따져봤을 때 유효엣지는 더
짧은 것이다. 탄성이라는 힘은 길이에 반비례한다.
즉, 기타조건이 같은 재료라면 길이가 짧을 수록 탄성이 강하다. 그러므로 휘게하는 데 드는 힘이 증가하게 되어있다.

위의 두 가지 조건으로 보았을 때 숏 보드가 엣지를 주는 데 힘이 더 든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만일 숏 보드를
숏 카빙스키나 스키보드의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다면 허리를 더 잘록하게 하고 두께를 더 줄였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카빙을 위한 것이 아님을 염두에 둬야한다.


2. 두께

두께는 보통 프리스타일 보드보다 2/3가량으로 얇다.


3. 캠버

캠버는 보통의 보드와 거의 차이가 없다.


4. 무게

당연히 가볍다.


위의 관찰결과들과 경험담을 통해서 숏 보드에 대한 결론을 내려본다면, 이것은 park용 보드로서 군더더기를 뺀 것이라는
말이 됩니다. 제가 트릭에 능통하지 않아서 감히 뭐라고 말할 수준이 안되지만, 회전을 할 때 일단 안전합니다. 원래 park에서
타라고 만들어진 보드들이 좀 딱딱해서 엣지를 덜먹게 하는 점은 있습니다. 역엣지의 마수에서 보더들을 구원하려는 듯.
하여간 이 숏보드는 웬만한 park용 보드보다 훨씬, 아예 엣지를 걸 생각을 접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요. 좀 과장되긴 했지만,
혹시나 멈춰 서려고 할 때도 힘이 꽤 든다고 해두면 될 것 같네요.
가벼우니 점프가 쉽죠, 앞 뒤가 짧으니 알리도 용이하죠, 착지할 때 중심잡기에도 좋죠......

다만, 스탠스를 어느 정도 너비로 잡아야할지 좀 고민이 되고요(조정할 수 있는 폭이 작다보니까), 백팩에라도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정상에서 라이딩하다가 갈아타고서 트릭 좀 하고, 그러시기에도 보드의 크기가 워낙 앙증맞긴 합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이걸로도 테크니컬카빙을 구사할 수도 있을 것같지만(쓰면서도 좀 너무 한다 싶네요), 짧은
스키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은 아셔야 할 거예요.

* [風]파삥수[Yo]ⓞⓝⓔ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2-22 10:02)
엮인글 :

댓글 '2'

이준형

2003.12.19 12:14:31
*.201.40.218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Jay-M

2003.12.19 15:15:12
*.91.95.104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만..

장비리뷰 성향에 더 잘 맞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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