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에 들어가기 전..

보딩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강의나.. 보딩 장비에 대한 해박한 정보는..
구름같이 포진한 고수들과 전문가들의 몫으로 돌리고..
소승은.. 좀 별난 시각에서 바라 본.. 스노우보딩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 글을 시작하며..

스노우보딩을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세가지 능력을 꼽아보라면..

첫째, 시시각각 움직이면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균형감각'
둘째, 원심력 및 데크의 반발력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중심이동(전후/좌우/상하)의 '타이밍감각'
셋째, 속도와 높이와 낙하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담력'

이 세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기본능력이 탄탄해야..
겁나는 스피드의 슬라럼이나 현란한 3D동작의 에어를..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렇게 말하니까.. 마치 소승이 카빙이나 3D에어트릭을 안정적으로 구사하는 것 같군요..
전혀 아니올시다..구요.. 그저 고수들 얘기를 종합해보니 그렇더라는.. 겁니다. ㅎㅎ )  

비시즌에.. 이 세 가지 기본 능력을 배양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훈련방법 중에서..
소승은.. 민속놀이에..
그 중에서도.. 여성들을 위한 대표적인 놀이인 '그네뛰기'와 '널뛰기'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 스노우보딩 능력배양을 위한 '그네뛰기'와 '널뛰기'의 이용 가능성

우선 그네뛰기와 널뛰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그네뛰기

'그네뛰기'는... 씨름과 더불어 우리나라 단오절행사의 대표적인 놀이입니다.

젊은 여인네들이 그네를 타고 하늘 위로 솟구치면..
모래밭에서 웃통을 벗은 우람한 총각들이 샅바를 움켜잡고 씨름하는 광경을 엿볼 수 있어 좋았고..
반대로 씨름판에서 보면..
허공으로 불쑥 불쑥 치솟는 젊은 여인들의 부풀어 오른 연분홍 치마폭과
나부끼는 연두저고리 고름이며 펄렁거리는 빨간댕기 꼬리가 보였다가 사라졌다가 하면서
남정네들의 간장을 녹여주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 엇! 이건.. 주제와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군요.. ㅡㅡ; )

그네 뛰는 요령을 익히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누구라도.. 가까운 동무나 식구가 밀어줄 때.. 줄만 꼭 붙잡고 서 있으면 되는 것이고..
누가 밀어주지 않더라도.. 혼자서 그네의 진자운동에 맞추어.. 적절한 타이밍에 몸으로 반동을 주면..
얼마든지 높게 솟구쳐 오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네의 진자운동이 커질수록..
높이에 대한 그리고 낙하에 따른.. 두려움이 점점 커진다는 사실입니다.
바이킹이라는 놀이기구를 떠올리시면 쉽게 공감하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네뛰기의 핵심은 바로 '담력'에 있습니다.
민속그네는 큰 것은 그 줄의 길이가 20미터에 육박합니다.
이런 그네로 뛰면.. 높게는 10미터이상을 솟구쳤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정도면... 빅에어가 별 것이겠습니까?

2. 널뛰기

'널뛰기'는... 옛날부터 정월초나 단오날 그리고 추석때면 여자들이 많이 하던 놀이입니다.

널뛰기의 유래에 관한 재미있으면서도 안타까운 속설들이 있습니다.
첫번째, 널뛰기는 옛날 유교사회의 도덕적 구속으로 말미암아 출입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여인네들이,
제한된 공간 안에서나마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담장 곁에 널을 놓고 뛰면서
밖을 내다볼 수 있게 만들어진 놀이라는 것입니다.
두번째, 옛날에 남편이 감옥에 갇히게 되어 남편의 안부가 몹시도 궁금한 그의 아내가
또 다른 죄인의 여인과 공모하여, 널을 뛰면서 서로 담장 너머
옥 속에 갇힌 남편의 얼굴을 엿보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편 널뛰기에 관한 옛날 속담으로, '널뛰기를 하면 그해에는 발바닥에 가시가 들지 않는다.' 라든가,
'처녀시절에 널을 뛰지 않으면 시집을 가서 아기를 낳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모두 문 밖 나들이가 거의 없었던 시절에
운동 부족으로 인한 부녀자들의 건강과 관련지어 이같은 이야기가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엇! 이것도 주제와는 관련없는 이야기군요 ㅡㅡ; )

그네가.. 담력만 있으면 무난히 즐길 수 있는 놀이인 반면..
널뛰기는.. '기술'을 요구하는 놀이입니다.
물론.. 거꾸러지고 자빠지더라도 충분히 까르륵 대며 즐거워할 수는 있지만..
널의 탄성을 온 몸으로 느끼며.. 한 길 가까이 콩닥콩닥 뛰어오르는.. 그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기술적 숙련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근데 이 기술의 숙련이 쉽지 않은데 문제가 있습니다.
즉, 뛰어올랐다 내려오는 짝의 발이 널에 닿는 순간.. 무릎을 약간 굽혔다가 뛰어올라야 하는데..
이 타이밍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 것입니다.
더구나.. 짝의 몸무게와.. 도약했던 높이에 따라..
널을 통해 전해오는 힘이 달라지므로..
타이밍과 함께 힘조절을 통해.. 중심을 잃지 않고 공중으로 솟구쳐올라야 하니...
그 예술적 경지는..
보드의 탄성에 따른 반발력에 맞추어.. 적절한 타이밍에 중심이동을 해주어야하는..
스노우보딩 기술에 필적한다 하겠습니다.

3. 비시즌 사전운동으로서의 가능성

이상에서 살펴본대로...
우리 전래의 민속놀이인 그네뛰기와 널뛰기는..
균형감각, 중심이동의 타이밍감각, 담력을 키우기위한
비시즌 사전운동으로 활용될 수 있는 탁월한 가능성을 옅볼 수 있습니다.

'그네'는.. 많지는 않지만.. 여의도나 민속촌 그리고 몇몇 공원이나 유원지에 설치되어 있으니..
기회가 닿을 때마다 원정훈련을 하면 좋겠고...
'널'은.. 훈련효과가 더 탁월하면서도.. 좁은 공간에서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설치해서 훈련이 가능하므로..
각자 집에서.. 혹은 클럽정모 때마다.. 놀이 겸 훈련으로 즐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좀 황당하다 생각되시겠지만.. 놀이문화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

다만.. 이렇듯 스노우보딩에 도움이 되는 두 가지 민속놀이가..
모두 여인들이 즐기던 놀이라는 점이 좀 걸리기 하는데...
이것은 두 가지 측면으로 재고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그네뛰기와 널뛰기를 즐기던 할머니 어머니들을 통해 대물림된 감각이..
우리 여성보더들로 하여금.. 남성보더들보다 먼저..
세계를 제패하게 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고..
둘째, 여성들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비시즌 중에 널뛰기와 그네뛰기를 통해 훈련을 한다면..
북미나 알프스 일본 등에 비해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세계적인 스노우보딩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글을 맺으며...

'스노우보딩?.... 그냥 즐기면 되지!'... 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소승도.. 물론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지만..
가끔.. 이렇게도.. 생각해 본답니다.

"기왕 스노우보딩을 즐기는 거.. '열심히' 그리고 '잘' 타면..
'즐거움'과 '안전'이 배가되지 않겠는가..."

"한국 스노우보더들과.. 한국 스노우보드 산업이.. 세계 속에 우뚝 서게 되면..
남의 나라 선수.. 남의 나라 물건에만.. 맘 주고 돈 주는 일도.. 적어지지 않겠는가..."

..........라구요...

그래서...
쌍지팡이 짚고 다니는 'A특공대'와 더불어..
이 땅의 보드장 평탄화에 공헌하고 있는..
'낙엽돌격대' 주제에..
감히.. 잡설을 늘어놓게 되었습니다.
허접한 수다에 불과하겠지만..
동감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맞장구 좀 쳐주시고..
잘못된 점은 고쳐주시고..
부족한 점은 메꿔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

* 스크롤의 압박이 죄송스러워.. 수정했더니... 필명이 새 닉넴으로 바뀌는 군요.. ^^  
엮인글 :

블랙탄

2003.10.20 08:55:53
*.204.168.46

제기차기는 어떻게 활용이...안될까요...

작명가

2003.10.20 09:27:49
*.253.60.18

제기차기도.. 하지근력과 순발력을 길러주므로.. 보딩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점심시간에 복도 한켠에서 동료들과 어울려 즐기거나...
잠 안오는 밤.. 혼자서 좁은 방안에서도 즐길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민속놀이입니다.
다만.. 양 다리를 고루 사용하시어서.. 양 다리의 균형있는 발달을 도모하시기 바랍니다.

나무나무

2003.10.20 14:58:28
*.240.229.153

제기차기와 유사한 놀이로 팩차기가 있죠...

이준형

2003.10.20 17:12:35
*.201.40.16

바,바이킹;;;(나,,,나나난;;; 바,바이킹이 싫은데;;;; 어쩌지 ㅡㅡ;;;)

[風]Always

2003.10.20 18:10:12
*.154.255.65

글을 맺으며에 있는

"기왕 스노우보딩을 즐기는 거.. '열심히' 그리고 '잘' 타면..

'즐거움'과 '안전'이 배가되지 않겠는가..."

라는 문구가 참 멋지네요~~ ^^

JACKASS

2003.10.20 18:25:29
*.66.150.50

잘봤습니다. 많이 웃엇네요.
어린시절 그네타기를 하다가 너무 깡이 지나친 나머지 한 바퀴 돈 경험도 있구..

동네에서 널뛰기를 하며 놀다가 얼마나 높이 올라가나 테스트겸.. 좀 오바하다가..
지붕 처마에 머리를 쪄서 깨진 경험도.. 있어서..ㅎㅎ

그러고 보니.. 나이 먹어가면서.. 깡이 많이 줄었어요..
올 겨울에 깡좀 부려볼까나..-_-

나무나무

2003.10.20 20:40:04
*.240.229.153

No Pain No Gain 입니다~ 올해는 박터지게 타봅시다~

지니

2003.10.20 20:44:18
*.240.219.64

오오~~칼럼 내용 좋네요 ^^ 감사히 잘봤습니다

hilazy

2003.10.20 23:04:06
*.74.193.57

작명가님...로긴하셨네요^^;
누가 쓴 글인지 모르고 읽다...읽다보니 작명가님 글이었네요

개인적으로 팬입니다요~

작명가

2003.10.21 01:45:04
*.85.169.173

길기만 하고 함량이 부족한 글.. 귀엽게 봐주시니.. 감사드립니다. (^^);

하늘바라기

2003.10.21 22:54:57
*.34.174.199

으음...이상타...그네타기와 널띠기는 거의 예술인데...왜 에어가 안되는것일까..;;;;;;;

뽀대

2003.10.23 09:09:19
*.144.102.143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군요..

글을 읽으면서 어릴적 널뛰며 느꼈던감각이 무릎으로 오는듯 하고
겁없이 하늘로 치솟던 그네뛰기가 생각이 납니다..^^

론리보더 ~ ♪

2003.10.24 13:38:38
*.127.218.164

외국 보드 잡지에는 그네탈때의 업다운을 예를 들어
라이딩 시의 업다운을 쉽게 설명해 놓은 기사를 본적 있습니다
작명가님께선 그 기사를 읽지도 않으시고 이렇게 좋은 글을
게다가 널뛰기까지 그 사고의 범위를 넓혀 생각을 하시다니
절로 고개가 수그려집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남겨 주십시요

DR보더

2003.10.24 15:46:33
*.193.90.5

정말 잘 읽었습니다.(__)

용쓰

2003.10.24 20:32:28
*.73.16.183

그네 동감합니다.
그네를 거의 90도 각도 이상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올때 느낌이 랜딩할때 떨어지는 느낌이랑 비슷하게 느껴지더군요 - -ㅋ

GG™

2003.10.27 05:33:30
*.51.56.38

재밌네요...창조 100점....담글 기대할께요

길재훈

2004.03.12 02:42:28
*.54.8.39

전 하체단련을 위해 아친에 30분씩 기마자세로 신문 봅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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