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듯이, 알파인 보드로의 전향을 생각하게 된 것은 단순히 '남들의 시선' 뿐이였습니다.
간지에 살고, 뽀대에 죽는 보더라면 누구나 다 느끼실껍니다. 180은 교양이고, 360이 대중화되버
린 우리나라에서 마음대로 안따라가주는 몸을 탓하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겠지요.
또한가지. 저는 스키로 시작을 했습니다. 지금 타는 스키보드(숏스키, 스노블레이드는 잘못된 표
현입니다. 숏스키는 이탈식바인딩을 쓰는 짧은 스키이고, 스노블레이드는 살로몬사의 상표입니
다.) 는 Xgame을 위한 장비이니 논외이고. 비교적 평범한 길. 노멀스키에서 카빙스키, 회전스키
로 지나왔지요. 사실 처음 보드를 신었을 때, 아니. 그 전부터 '양 발을 묶는 짓을 어떻게 하나..'
그리고 처음 타보고는 '아, 이건 도저히 안되. 내 맘대로 할 수가 없잖아~' 라는 생각에 지난 시
즌 초기에는 거의 손을 안댔습니다.
그렇게 계속 스키보드만 타다가 다시한번 보드를 타보았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
두 발이 묶여있다는 것이 도리어 정말 큰 재미더군요.
옆으로 샜는데. 스키. 특히 카빙스키의 매력은 '카빙' 그 자체에 있습니다. 카빙의 맛을 표현하
자면, 날을 세웠을 때. 일정한 '궤도'를 따라간다는 그런 느낌일까요. 정말 제대로 카빙을 해 보
셧던 분들은 그 중력과 반(叛)하는 느낌을 아실겁니다.
제 보딩이 미흡할지도 모르겠지만, 점점 프리스타일 보드를 타면서, 여기저기 카빙에 대한 글들
을 읽으면서 따라해 보아도 분명 모양은 카빙인데, 스키에서의 중력을 배반하는 느낌은 전혀 없
었습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여기저기 읽어본 글들로 봐서 분명 저도 좌절할 것이 뻔해보였거든요.
거기다 제 주변엔 알파인보더는 한분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말리셨지요. 지금 자세도 안좋은데 무
슨 알파인이냐고 말입니다.
단순하게. 좀 더 튀어보고 싶다. 정말 중력에 반해보고 싶다. 라는 두가지 생각으로 알파인을 선택
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키의 카빙 이상을 원하시는 분. 전향하십시요. 소위 '뽀대' 를 원하시
는 분. 알파인으로 오십시요. 대신 시작을 하셨으면 꼭 끝을 보십시요.
단, 주말보더시라면 한 시즌은 그냥 날릴 생각은 하셔야 합니다. 저같은 경우엔 평범한 주말보더의
네 시즌 이상 보낼 시간을 한시즌만에 해결해 버려서 그나마 이제 카빙이 뭔지 느겼을 뿐입니다만
주변에 알파인을 타시는 분이 없을 경우엔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두배 이상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
하실 생각은 잊으시면 아니되겠습니다~
제가 읽었던 글 중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고통 네배 즐거움은 열여섯배. 그 말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시즌 끝에서야 느꼈습니다^^
혹시라도 약간의 사진과 함께 보실 분은 요기로~~ http://blog.naver.com/freemeet82/22782105
근데 시즌방 상주면 바꾸고 주말이면 그냥 프리탈까합니다 ㅡ.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