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freechal.com/chonmaboarder안녕하세요, 헝그리보더 여러분.
지난 시즌 각종 칼럼으로 대한민국 스노우보드계를 광란의 도가니탕으로
몰고갔던 프리챌 천마보더동호회의 우수에 젖은 미소년 보더 '오빠달려'
입니다. (미소년에 발끈~!하시는 분은 악플로 저를 응징해 주세요*-_-*)
길고 고통스럽고 따분했던 비시즌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인라인, 스케이트보드, 웨이크보드, 플로우랩, 마운틴보드 등등..
각종 대증요법을 동원하거나, 심지어 십자수를 뜨거나 도나 기에 관심을
가져보는 등의 발버둥을 치면서 보딩 금단증상을 이겨내려 했던 여러분의
처절한 노력과 갈증.. 저도 아프도록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뼈깎는 마음 다스림의 와중에도 어쩌다가 팥빙수 하얀 얼음가루
만 봐도 지난 시즌 오방 날아다니던 순백의 슬로프가 느닷없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알알해 오고 괜시리 뜨거운 뭔가가 울컥 치솟는 바람에 눈망울이
그렁그렁해지는 걸 보면 불치병도 이런 불치병이 없구나 하게 됩니다.

과부는 새서방을 얻어야 긴긴 밤 장탄식이 멎고, 보더는 겨울이 와야 한숨을
거두게 되는 법!
이제 찬 바람이 슬슬 불고, 시즌권 공동구매로 인터넷이 술렁거리기 시작
하면 우리 가슴도 덩달아 발랑거리며 뛰기 시작할 겁니다.
해서! 그동안 차마 비시즌의 아픈 가슴으로 들어올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이 곳 누구나칼럼 게시판에 다시금 살포시 머리를 디밀어 봅니다.
지난 시즌 저의 칼럼데뷔작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는(?) '트릭하다가 넘어
졌을 때 수습하는 기술 - 약칭 트넘수기'의 연재를 이어 갈까 합니다.
모쪼록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럼, 칼럼 들어갑니다. (트넘수기의 분위기상, 말이 짧게 끝나더라도
네가지 밥 말아먹었냐고 분노하지 말아 주스에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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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02/03시즌, 우리는 트릭하다 넘어졌을 때 수습하는 기술에 관하여
대략 개괄적인 맛보기식으로 간략히 알아보았다.
그 내용을 복습해 볼작시면,

1) 엉덩이를 찧어 똥꼬가 아플 때에는 제자리 알리로 달랜다.
2) 역엣지는 가급적 먹지 않는다.
3) 철망에 처박혀 엉켰을 때에는 엉덩이를 실룩거려라.
4) 필히 고글을 착용하고, 양면점퍼를 활용하라.

이상으로 압축요약 가능하겠다.

이 모든 경우에 있어서 일관되게 요구되는 덕목은 [침착성] 되겠다.
침착하지 못한 자는 그 천성이 순박하고 해맑은 탓에 쪽팔림을 당하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는 법. 고작 슬로프에서 衆人環視(註:여러사람이
둘러보는 가운데)리에 패대기쳐지는 낭패를 당했다고 새벽까지 이불
뒤집어 쓰고 혹혹 울 필요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당황하고 허둥대면 쪽팔림이라는 녀석은 폭발적으로 자기증식을
시작한다. 마치 스피커의 작은 소음이 마이크로 되먹임(이른바 피드백)
되면서 점점 커지는 하울링 현상과도 같은 것이다.
반면 침착함은 뻔뻔함으로 이어진다.
구구하게 말이 길어졌지만, 포인트는 이 뻔뻔함에 있다.

트릭하다가 넘어질 경우, 우리는 통상 개패대기쳐졌다.. 혹은 깨박이 났다..
아작이 났다.. 등등의 표현을 한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만큼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신체의 퍼포먼스가 우스꽝스럽다는 반증이다.
자신을 이 우스꽝스러운 상황의 한 가운데에 그냥 방치하지 않는 것이
트넘수기의 요체가 되겠다. 스스로 무시하거나(이른바 생깐다고 한다) 혹은
은폐도주하거나...
트넘수기의 애독자인 당신은 이제 이 말을 금과옥조로 여겨야 할지니,

        ㅇ ㅏ ㅁ ㅇ ㅣ  ㅇ ㅓ ㅇ ㅓ ㄷ ㅏ ㄴ ㄷ ㅇ ㅣ
                ㅜ    ㄹ      ㅄ     ㅆ          ㅡ ㅡ
                                                     ㄴ ㅅ

기억하라, 당신은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도록 대차게 넘어졌어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털고 일어나 무소의 뿔처럼 계속 가던 길을 가라.
(물론, 그렇다고 정말 많이 다쳤는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휘적휘적
내려가다가 픽~하고 쓰러지지는 말 일이다. 그건 침착함이 아니라
미련곰탱이다)

총론은 이쯤에서 접고 이제 각론의 디테일한 부분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5. 작은 모글을 이용해 알리를 쳤는데 체중을 이동시키지 못하여 뒤로
누워서 날아갈 때..

- 백플립을 시도한다.

6. 전날 밤 과음후 다음날 숙취 보딩을 하다가 무리한 회전계열트릭으로
   인해 슬로프에 핏자를 거하게 한 판 부쳤을 때..

- 즉시 도주한다.

7. 멋지게 테크노카빙을 하며 내려가다가 발이 꼬여서 역엣지를 먹고 쓰러
져 있는데 평소 잘난 척하던 동료보더가 뒷발차기의 말로라며 비웃을 때..

- 헬맷등의 둔기로 가격하고 도주한다.

8. 노즈블런트나 알리투360등의 회전기술을 했는데 주머니가 열리면서
각종 동전과 핸드폰따위의 유류품이 사방으로 흩어졌을 때..

- 핸드폰은 가급적 꼭 챙기고, 기타는 총액이 일일보딩비용의 10% 미만일
  경우 과감히 포기한다.

9. 처음 들어가 본 터레인 파크의 빅에어용 램프에 기세좋게 들어가다가
겁을 먹고 테이블탑에 또용~ 걸터앉았을 때..

- 재빨리 바인딩을 풀고 내려와 킥커의 경사를 손질하는 척 한다.

10. 리프트 승차장까지 다 내려와서 많은 갤러리들 앞에서 멋지게 트릭을
구사하려다가 역엣지를 먹고 앞으로 넘어졌을 때..

- 기절한 척 한다.


이상, 2편에서는 나름대로 구체적인 개별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살펴보았다.
역시 비시즌에 상상만으로는 장면을 구성하기가 쉽지 않음을 절감했다.
기다리던 03/04시즌이 시작되면 새로운 체험을 바탕으로 한 알찬 칼럼이
계속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끝.
엮인글 :

아헿보더

2003.09.28 02:34:38
*.171.114.71

올시즌 트넘수기를 동영상으로 제작해보는건 어떨까요^^?

떳다여리

2003.09.28 15:27:45
*.111.74.103

9번 원츄. 10번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시선을 끌게 될 위험이..

보드차니

2003.12.04 08:28:31
*.66.56.250

재미있네요 ^^ 잘읽었습니다

무릎보호대

2003.12.06 04:33:02
*.74.0.164

냐하하하,,,,,,,,,
정말,,,,,기가막힌,,,방법이네요,,케케케,,

길재훈

2004.03.12 02:50:42
*.54.8.39

늘 7번 같은 상황에 처해서 허둥지둥이었는데 ....이젠 과감하게 내리쳐야지

알마

2008.02.07 11:47:33
*.35.82.133

10번 미치겠네요;; 아..............
10번상황 나오면 정말 난감한데...

힘들어

2010.08.15 00:11:06
*.36.213.38

ㅋㅋㅋㅋㅋ 더운데 잼게 잘 읽었어요
글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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